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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은행권 결산] 시끌시끌..부실 저축은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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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승훈 한기진 기자]  2011년 은행업계.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이른바 신한금융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최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서 비롯된 론스타의 산업자본 이슈까지 단 한순간도 시끄럽지 않은 시기가 없었다.

또한 마침내 곪아 터지며 수면위로 드러난 저축은행 부실 사태, 그 안에 얽히고 설킨  정관계 로비와 금융당국의 부실 검사, 이를 통해 톡톡히 망신을 산 금융당국  이슈도 한동안 신문 1면 톱을 장식했다. 

이 외에 우리금융과 산은지주의 민영화 불발, 무너진 농협 등 금융권 보안망 , 금융권 수수료 인하 이슈 등도 세간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 저축은행 부실, 마침내 터지다

저축은행 부실사태는 올해 금융권을 가장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사건이다. 새해 벽두부터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총 7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는 충격 속에 금융당국은 85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경영진단을 벌였다.

결국 올해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약 25조원. 지난해 말 80조원이던 저축은행 총자산의 1/3 가량이 사라진 셈이다.

정관계 로비와 금융당국의 부실 수사, 수많은 불법대출이 어우러진 이번 저축은행 부실 사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이들은 바로 저축은행에 돈을 넣어뒀던 서민들. 당국의 조사로 시시때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때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 일부 임원이 자살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 망신+한계...금감원 전면 수술

금융회사를 감시하고 감독해야하는 금융감독원이 각종 부실검사와 비리로 얼룩지며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던 한해였다.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전현직 직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구속된데 이어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한 책임도 금감원은 피해가지 못했다.

금감원 출신 금융회사 감사에 대한 낙하산 관행도 일대 후폭풍을 맞으며 철퇴를 맞았고, 업계 역시 금감원 출신 감사 선임을 제고하는 등 파장이 컸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금감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 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금감원은 이번 위기를 설립이후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조직, 인사, 윤리의식, 업무관행 등 모든 부분에서의 자기반성과 개혁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금융당국으로서의 위신은 이미 무너진 뒤였다.

결국, 대통령 지시로 국무총리실에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됐고 금융회사 검사 시스템을 고치고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청렴성을 높이는 내용을 뼈대로 한 혁신안이 만들어졌다.


◆ 우리금융 산은지주 민영화 불발

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의지에 따라 지난 5월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재추진됐으나 결국 불발됐다. 이에 산은금융지주의 민영화 꿈도 요원해졌다.

한때 산은지주는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 과정에서 유력한 잠재 인수후보로 급부상했으나 금융당국의 입찰 참여 배제에 이어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마저 정치권의 반발로 불발되면서 실패했다.
 
결국 유력한 인수후보인 산은지주가 탈락한 뒤 우리금융 매각 추진이 시도됐고 2개의 사모투자펀드(PEF)가 인수추진에 나섰지만 무산되면서 우리금융과 산은지주 민영화는 다음 정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 무너진 보안... 황당했던 금융권

올 한해 금융권이 또다시 보안관련 이슈로 몸살을 겪었다. 올 3월 디도스 공격 사건이후 4월 현대캐피탈 정보유출 사건, 이어 농협 인터넷뱅킹, 폰뱅킹, 현금자동인출기 서비스 중단 등의 사고가 터졌다.

전산장애로 농협은 중계서버 절반이 피해를 입었고 거래내역과 고객정보 상당수가 삭제됐다. 검찰은 북한이 관여한 초유의 사이버테러라고 발표했고, 금감원은 농협에 기관경고를, IT사업부와 신용사업부 임직원 20여명에 정직 등의 중징계를 통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11월 연임되며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 끈질긴 김승유 회장, 외환은행 인수 화룡점정

2011년 금융권 주역의 하나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외환은행 인수로 금융계에 큰 획을 그었다. KB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4강 체제를 구축하며 금융권 전체의 질서도 바꾸게 됐다. 1971년 직원 20명으로 출발한 작은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이 2만 명에 달하는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것이다. 금융인 인생 40년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와 지분(51.02%) 인수계약을 체결할 때 만해도 M&A(인수합병)이 곧 성공하는 듯 했으나 금융당국의 론스타에 대한 산업자본 판단 여부, 외환은행 주가조작 혐의로 불거진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거의 1년간 인수 작업이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노조와 일부 사회단체 및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대 논리에 부딪쳐 인수가 물거품 될 우려도 나왔으나, 김 회장의 끈질긴 사투로 해외투자자들을 달래고 하나금융 직원들의 의지를 하나로 묶어 정면돌파했다.

마침내 이달 금융당국이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매각을 명령함으로써 길었던 인수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앞으로 당국의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승인만 받으면 된다. 요건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무난한 승인이 점쳐진다.


◆ 수수료 인하 여론 폭풍… 官治도 편승

올해처럼 ‘수수료’ 인하 여론이 금융권 전반에 확산됐던 적은 근래에 없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압박은 매해 반복돼 왔었다. 중소가맹점이나 자영업자들이 먼저 불만을 제기하면 정치권이 편승해 카드사를 압박,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는 순서였다. 해마다 수수료는 뚝뚝 떨어졌고, 그 때마다 카드사들은 각종 서비스를 축소하고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에서 대체 수익을 찾았다.

올해는 은행권까지 그 대상이 됐다. 사상최대 순이익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대마진과 수수료를 통해 손쉽게 앉아서 돈 벌기에 나선다는 비난인 셈. 국내 18개 은행들은 상반기에만 수수료로 2조 2500억원을 벌어들였다.

미국 월가에서 터진 금융회사들의 과도한 탐욕을 비난하는 '월가점령' 시위도 국내에 상륙하며 인하압박을 부추겼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ATM/CD기기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폐지했다.

이처럼 수수료 인하 여론이 확산된 데는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저소득 서민층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데 있다. 정치권은 이런 분위기를 누그러트릴 필요성이 있었고 금융당국으로 하여금 조치를 취하게 한 것. 금융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인허가의 보호 장벽안에 기득권을 갖고 제조업이나 다른 산업에 비해 편하게 장사해왔다는 반성도 나온다.


◆ 신한금융 사태… 제왕적 CEO 수술대 올려

우리나라 금융그룹의 이상한 문제점 중 하나는 지분이 고작 한릿수밖에 안되면서 제왕적으로 굴림 하는 CEO(최고경영자)가 있다는 것. 결국 문제가 불거진 게 신한금융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벌인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다툼이다. 지난 2010년 9월 2일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촉발된 사태는 올해 2월14일 한동우 회장이 선임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에 미친 파장은 대단했다. 신한금융은 분쟁 재발을 막기 위해 CEO 선임 연령을 만67세로 제한하고 연임시에는 재임 기한을 만 70세로 제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만 70세로 제한했다.

금융위원회는 제왕적 CEO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이달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금융회사는 CEO 승계에 관한 내부규범을 마련해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규범에는 임원 유고 때 업무 대행자나 후임자 선출 방법, 임원 후보의 선정 방식과 이사회 구성 및 운영 절차 등이 포함돼야 한다.

해묵은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가 신한금융 사태로 불거졌고 2년 만인 올해, 예방책이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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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한기진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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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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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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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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