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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안을 찾아서] 세계경제 돌파구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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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기석 국제부장] 유럽이 흔들리고 있다. 휘청거리고 있다. 제 힘에 부쳐 고꾸라지다가 물귀신처럼 전세계를 부여잡고 늘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에르바르트 뭉크가 그린 <절규 The Cry>처럼 유럽의 파산 위협에 전전긍긍하다 때로 패닉(Panic)에 빠지다 실신하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포루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PIGS)의 재정위기는 중독된 부채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되레 더욱 기승하여 북대서양 허리케인(Hurricane)처럼 원심력으로 소용돌이치며 광폭한 폭풍우로 휘모리를 변주한다.

2012년 세계경제는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어두운 재앙에 눌린 상태에서 출발한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온통 잿빛 전망투성이다. 컴컴한 재앙의 터널에는 월가(Wall Street)의 분노 섞인 함성이 웅웅거리며 여전히 귓가에 메아리친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연장에 서 있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터지며 금융위기로 전화됐고 경기급랭과 신용위기를 막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다가 소버린(Sovereign) 위기까지 불러왔다.

글로벌 금융규제 완화와 넘치는 유동성은 과소비 흥취와 저신용층한테까지 마구잡이로 부동산대출을 안겼다. 9.11 사태 이후 테러리즘의 공포와 애국주의에 고양된 미국 공화당 W.부시 행정부의 부양일변도의 독단적인 무규제 주택정책까지 더해지자 신용리스크가 급발진했다.

21세기 글로벌 금융자유화와 시장의 세계화, 그리고 정보기술(IT)의 비약적인 발전은 전세계를 로마제국의 개선문을 지나 유토피아(Utopia)로 이끄는 축제 퍼레이드의 삼두마차인양 으스댔다. 글로벌 금융자본시장은 한바탕의 대박을 노리며 빚으로 분탕질한 투기꾼들의 들끓는 탐욕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브레이크 없는 돈 잔치는 빚을 굴려 빚을 갚는 폰지게임(Ponzi Game)의 환영이었다. 금융사기의 마각이 드러나자 빚잔치로 돌변한 현실은 터진 버블의 아수라장이었다. 잘 닦인 IT로드는 위기를 세계로 전염시켜 금융위기로 이끄는 저승사자였던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80년만에 터지며 세기적인 공황을 낳았다. 시장의 탐욕과 정책당국의 방조가 위기를 기폭했다. 모기지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던 서민들의 아메리칸 드림은 압류 딱지와 해고 통지로 절망이 돼버렸다.


◆ 2012년 잿빛 출발, 유로존 재정위기 최대 난제

2012년 새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만 3년을 넘어선 즈음이다. 그렇지만 유로존 재정 불량국의 국가파산 위기는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권력교체로 정정불안은 잦아드는 듯하지만 적자감축은 아직 요원하며 새로운 긴축압력도 버겁기만 하다.

국가부채 상환 스케줄은 하루가 멀게 시시각각 다가오고 시장의 날선 불안은 언제 폭발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사들의 등급강등 압박은 숨통을 조이고 조달금리 상승은 적자 증가와 재정 악화의 악순환에 빠져들어 국가파산을 마중하는 덫이 되고 있다.

특히 2012년의 봄은 유로존 위기 및 세계경제를 가름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가파산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만기가 도래하는 국가부채를 일단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국채공급을 흡수할 튼튼한 수요자와 정책지원이 동반돼야 하는 문제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등 역할 확대, IMF나 G20의 구제금융 확충, 그리고 유럽의 신재정협약의 구체화 등 복잡한 방안들이 합의돼야 하고 이를 이행할 구체적이고 구속적인 수단이 확보돼야 한다.

또 유로존 위기에 노출된 금융권의 경우 손실처리와 자본확충 과정에서 대출금 회수와 자산매각 등에 따른 신용경색, 긴축재정과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은 미국 및 중국의 경기부진과 맞물려 세계경제 및 교역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중요과제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원칙을 확고히 정립해야만 한다. 자기 생산소득보다 많은 소비지출이 신용과 재정 불량, 나아가 유로존 위기의 근본원인이라면 제3자의 금융지원과 신뢰회복의 시작은 과다지출을 줄이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 역사적 결단의 시기, 세계 리더십의 향배 주목

유로존은 파국의 위기 속에서 역사적 결단의 시기를 맞고 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 Toynbee)의 명구처럼 역사의 도전에 전면적인 응전을 할 때이다. 탄생과 성장을 거쳐 붕괴의 위기에서 산고(産苦)를 이겨내고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기이다.

1993년 마스트리히트조약(Maastricht Treaty) 이후 1999년 탄생한 유럽통화동맹(EMU)체제로서 유로존은 13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제1, 2차 세계대전과 냉전체제를 거치며 팍스 아메리카에 대항하고자 <하나의 유럽>을 향한 꿈도 백척간두의 좌초 위기에 처했다.

따라서 2012년은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리더십이 거친 도전을 받는 해가 될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던 E.H.카아의 말처럼 분열과 갈등이 전쟁의 피폐로 귀결됐던 유럽의 과거는 현재의 위기에서 선택을 하는 데 역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과연 2012년 세계경제는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뉴스핌(Newspim)은 유로존 위기로 어둡게 열리는 2012년의 화두(話頭)를 《대안을 찾아서》로 삼았다. 특히 글로벌 경제를 여는 최고의 리얼타임 경제매체로서 국제 분야에서는 세계경제의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관련해 유로존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 및 금융시장을 진단·전망하고, 각국의 새해 세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IMF G20 등 구제금융 지원방안, 그리고 미국 및 중국 등 권력교체 등  경제정책 및 세계 리더십의 변화를 검토해 2012년의 방향과 대안을 찾아 나선다.

경제학자 J.M. 케인즈는 “장기에는 모두 죽는다”며 1930년대 대공황 시기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 등 강력한 정부개입을 역설하며 공황극복의 일등공신이 됐다. 장기 전망이나 시계(視界)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장기에는 결국 안정될 것이라는 방임보다는 단기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2008년 위기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들은 케인즈의 해법을 따랐다. 그렇지만 작금의 재정위기에서 정부수단은 바닥이 났다. 대공황연구의 최고권위자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벤 버냉키 의장도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대로 사상 최대의 돈을 뿌렸다. 두 차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y)로 경기 급추락은 방어했지만 아직 뚜렷한 자신감을 재생하지는 못하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에서 세계경제를 지탱할 재정 및 통화정책 수단은 극히 제한된 상태이다.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과 고실업의 고통을 이겨내야만 한다. “땅에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는 금강경의 경구처럼 2012년은 밝은 미래를 위해 기본을 탄탄히 다져야만 하는 극기(克己)와 진정한 자기회복의 해가 돼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이기석 국제부장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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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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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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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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