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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환율전쟁과 글로벌 경쟁력 ⑤] 엔화 조달, '일석삼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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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달 다변화에 중기 환차익 기회까지 발생

미국과 유로존에 이어 일본까지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터져나오던 환율전쟁 이슈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 G20 회의 때 정점에 달했던 환율전쟁 이슈는 미국이 노골적인 달러 약세 정책에서 물러서면서 잦아들었지만, 일본 아베 정부는 구체적인 환율 수준을 목표로 제시할 정도로 자국 산업과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특단책을 추진하면서 신(新) 환율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당장 선진국 양적 완화정책에 대해 환율전쟁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하던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들도 일본에 대한 모방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대외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데다 대외 개방된 우리나라는 이러한 환율전쟁이 불거질 때 그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이 위협받을 것이란 전망에다, 이 경우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전쟁은 결국 글로벌 경쟁의 피할 수 없는 조건이며, 우리 경제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필요한 정부 대응책을 통해 이 파고를 넘어야 합니다.
 
창사 10주년을 맞는 글로벌 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현재의 경제난국의 타개책의 일환으로 기업-금융-국민-정부가 함께하는 ‘2013, 글로벌경쟁력을 키우자는 연중 대기획을 진행하며, 그 일환으로 글로벌 시각에서 △환율전쟁과 기업경쟁력 △유망 해외진출 시장 모색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뉴스핌=김사헌 기자] 케이티(KT)가 최근 모로코 최대 통신사 마록텔레콤(Maroc Telecom)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이 화제다. 아프리카 통신시장으로의 확장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미 KT는 러시아 통신사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텔콤 지분 인수 규모도 줄이면서 신흥시장으로 확장 의지를 드러낸 상태였다.

KT의 마록 인수의향서 제출과 함께 잘 드러나지 않은 관련 소식이 하나 더 있다. KT는 일본 재무성에 사무라이본드를 1000억 엔까지 발행하는 중기발행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번 주 8일부터 시작되어 2년간 지속된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 첫 사무라이본드 발행 일정을 KT가 개시했다. 지난 2011년 1월 발행했던 사무라이본드가 만기도래하는 것에 대비한 차환발행이다. 발행 조건은 엄청나게 좋아졌다. 2011년 당시 1%포인트가 넘던 우량 한국기업 가산금리가 최근에는 40~50bp까지 떨어졌다. 값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인 셈이다.
 
KT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통한 엔화 자금 조달은 돌맹이 하나로 세 마리나 되는 새를 맞히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전략이 된다.


◆ 외화 시장에서 흔치 않은 '일석삼조'의 기회

매우 저렴한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를 활용하는 것이면서, 또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상환 비용이 저절로 줄어든다. 그야말로 엔화 자금을 빌린 덕분에 '앉아서' 돈을 벌게 된다. 게다가 이렇게 저렴한 자금으로 신흥시장에 투자할 경우 막대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 효과가 저절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SK텔레콤도 일본 프로본드 시장 등록을 통해 엔화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 등으로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조달처의 다변화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값이 싼 데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 기업들의 엔화 자금 조달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본 투자자들로서도 한국물 발행이 이어지는 것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2012년 한국물 발행 규모 194억 2000만 달러 중에서 일본 사무라이본드가 무려 48억 1400만 달러로 25%를 차지했다. 2011년과 비교해서 12.5% 증가했다.

일본 자금시장으로 금융회사와 일반기업들이 몰려간 것은 유럽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이를 채울 수 있는 조달처 다변화 때문이었다. 일본 투자자들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불안해서 자금을 운용하기 쉽지 않았는데, 한국이 손을 벌린 것은 다행이었다.

한국은 경제와 기업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금리 면에서도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 수요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연말로 갈수록 계속 조건이 발행자 측에 유리해졌다.

그러나 환율 변화 때문에 우려도 컸다. 엔화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상환 부담 증가와 환 헤지 비용 부담까지 증가하는 상황을 맛봤다.  그러던 것이 엔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면서 여건 변화가 본격화됐다.

엔화가 다시 약세로 방향을 틀면서 이중 부담이 이중 호재로 전환된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환율의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추세를 무조건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당분간은 유리한 조달시장이 된 것이다.

최근 달러/엔 환율 동향


◆ 엔화 차입 늘렸다 덕본 기업들, 이젠 해외진출 시 환차익도 노려

엔화 자금을 많이 끌어다 썼던 기업들이나 저렴한 엔화 자금으로 병원 기기를 들여왔던 의사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힘든 상황을 톡톡히 치렀다.

엔화가 사상 최고 강세를 기록하면서 원/엔 환율이 계속 상승하자 엔화 부채가 큰 경제주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환 헤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곳으로 KT도 자주 거론됐다. 그 외에 포스코와 대한항공, 현대제철, 롯데그룹 외에 한전과 가스공사 등이 단골로 언급되는 엔화 부채가 큰 주요기업들이었다.

엔화가 불안한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지대 역할을 한 덕분에 유럽 재정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동안 엔화는 초 강세를 보였고, 이들 기업은 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자 상황이 변했다. 이들 엔화 부채가 많던 기업들은 앉아서 많게는 '천억 대'의 이익을 봤다.

처음 엔화 약세는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베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강력한 경기 부양과 중앙은행에 대한 완화 압력을 통해 노골적인 엔화 약세 정책을 펴는 아베가 집권에 성공하면서, 당분간 엔화 약세 추세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건이 변하면서 사무라이본드 발행 시장의 문을 일찍 두드린 업체들의 선제적인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KT는 이미 발행 가능 한도를 1000억 엔까지 늘려놓았고, 발행 여건이 여전히 좋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조달한 엔화 자금으로 신흥시장 통신시장으로의 확장을 시도하면서 저절로 '엔-캐리 트레이드'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한국 기업들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늘려 온 것은 조달처 다변화와 더불어 엔화 약세 가능성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환차익 기대가 높았던 것인데, 지난해 엔화 강세가 지속될 때는 고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환율의 방향성과 그 지속성을 판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지난 2011년 원화 대비로 16배에 거래되던 엔화는 최근 급락하면서 약 12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100엔/원 환율 동향(3년)    ※출처: 네이버 금융시장지표

◆ 엔화 약세, 어떤 규모와 지속시간을 가졌나가 중요

일본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엔화가 올해 중반까지 85엔~90엔 범위에 머무는 것이 좋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나 엔-캐리 트레이드 투기세력들은 달러/엔이 100엔 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다소 보수적인 편이라 85엔 내외 환율을 예상하고 있고, 심지어 다시 엔화가 80엔 아래로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확실한 컨센서스는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베 정부가 정책 노선을 크게 변경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약 2~3년 정도 중기 전망으로 엔화는 강세 보다 약세 흐름을 유지하면서 제한적인 평가절하 흐름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는 있다.

조달 여건의 변화는 감수해야 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국채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중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차입 조건이 갈수록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좇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국채보다는 신흥국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면, 이는 선진국 국채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은 중국과 맞먹는 미 국채 보유국이며, 유로존으로도 투자 다변화가 되어 있는 나라다.

또 아베 정부의 정책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기 부양이 쉽지 않을 경우 남는 것은 재정부담에다 인플레 압력 밖에 없으며, 이 때는 일본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금리가 크게 뛸 수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수출경쟁력만 볼 수는 없다. 내수 경제가 크고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은 엔화가 마냥 약세를 보일 경우 이에 따른 피해도 발생하게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 부문의 경쟁이 강화되면서 손실이 있겠지만, 일본에서 수입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고 이에 따라 수입부품 의존이 강한 산업은 생산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엔화 차입이 마냥 늘어나는 것은 위험하다. 환 차익 기대를 너무 높이지 말고, 적정한 시점을 감안해서 적극적인 헤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저렴한 엔화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경쟁력 높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환율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실시간으로 환율 전망이 가능한 체체를 구축해야 한다. 은행과 증권사는 외환분석가 및 헤지 전문가를 늘리고 지원해야 한다.

또 정책 당국도 기업의 외화조달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되 자금조달 여건 및 환 변동성에 대응하는 조기 경조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실력있는 대형은행을 통한 환 헤지 서비스와 관련 상품 제공이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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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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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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