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변상문의 風流 여행기] 고택(古宅)④ 이화우 흩뿌릴제 다시 찾을 사랑방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윤증 고택
논산 윤증 고택으로 이동하는 가을 풍경은 상큼하게 배 부르게 했다. 마치 삶은 국수를 찬물에 휑궈 먹는 기분이었다. 들녁은 허퉁했다. 가을 걷이가 끝나가는 논은 틀니 빠진 모양으로 無常을 말하고 있었다. 거실거실 불어오는 바람은 303년 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식 사랑방 풍류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게 만들었다.

윤증 고택. 윤증은 조선 숙종 때의 학자로 자는 명재이다. 중요민속자료 제 190호로서 충남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3번지에 위치해 있다. 사랑방엔 높이 1.5미터,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 크기의 무대가 설치돼 있다. 양반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마루와는 다른, 풍류만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풍류 전용 극장식 무대인 것이다.

사랑방 외 이 집의 특징은 ① 외부인이 중문(현재는 대문으로 사용)으로 들어오는 것을 대청마루에서 볼 수 있도록 돼 있고 ② 안방에서 쪽문을 통해 사랑방을 은근하게 바라 볼 수 있으며 ③ 방방이 난 창문을 통해 바라 보는 외곽 풍경이 시서화(詩書畵)를 즐기기에 최적이라는 점이다. 윤증 고택은 한마디로 한량들이 제대로 된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택에서 옛 조상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풍류를 즐기는 호접몽(胡蝶夢)을 누렸다. 21세기 초기에 18세기 초기의 인류로 되돌아갔다. 선비는 시를 짓고, 소리꾼은 판소리 눈대목을 부르고, 기생은 교방춤을 췄다. 300년 前 사랑방 극장식 무대가 재현된 것이다.

먼저 정가를 불렀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황진이가 지었다는 서경덕과의 운우지정이 불리었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고 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 할 때 쉬어 감이 어떠하리." 운치있는 풍경에 알맞는 곡이었으나, 답사객들의 흥분된 맘을 달래기엔 2% 부족했다. 누군가 추임새를 넣었다.

"본색을 들어내! 본색을.." "와 아 ~ 까르르.." 웃음꽃이 방바닥에 말섬들이 콩구르 듯 쫘르륵 쏟아졌다. 명창의 소리는 창부타령, 뱃노래 등 경기토리로 이어졌다. 구들장에 붙은 엉덩이가 들썩였다. 마당 한 쪽 장독대에서 익고 있는 간장향기가 고혹(蠱惑)스럽게 코끝을 건드렸다.
 
그렇게 풍류 즐기기를 한나절 남짓하고 나니 짧아져 가는 가을해가 처마끝에서 두뼘쯤 내려가 있었다. 빨간 백열전등 같은 홍시들이 파란 하늘에 점점히 뿌려진 채 그런 우리들의 맘을 달구고 있었다. 고택에서 담근 된장을 샀다. 된장 한 덩어리가 300년 세월의 무게와 크기로 내 손에 잡혀왔다. 단 하루도 사람의 온기가 끊어진 바 없는 숨결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고택을 빠져 나왔다. 마을 고샅을 걸었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렸다. 황톳빛 지평선 너머 이화우(李花雨) 흩 뿌릴 제 다시 한 번 꼭 와봐야 겠다는 생각이 장구소리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동훈, '최대 격전지' 북구갑 당선 [서울=뉴스핌] 신정인 박서영 기자 = 6·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후보가 접전 끝에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전 2시 기준, 한 후보는 42.99%의 득표율(3만4920표)을 기록해 당선이 확정됐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9일 오전 부산광역시 북구 만덕2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아내인 진은정 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1.24%(3만3495표)를 얻어 2위에 머물렀다. 두 후보 간의 격차는 1.75%포인트(1425표)에 불과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15.76%(1만2802표)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한 후보는 이날 북갑 선거사무실에서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신 북구의 위대한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제게 맡겨주신 임무를 북구 시민과 부산 시민, 대한민국 국민을 먼저 생각하면서 반드시 완수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북구를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제어해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맞추겠다"면서 "민심이 대단히 두렵고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오직 민심만 보고 가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석패한 하 후보는 '북구 발전의 열망, 잊지 않고 더 낮은 자세로 정진하겠습니다'라는 낙선 인사를 통해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승리하신 한동훈 후보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하 후보는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송구하고, 지난 한 달간 확인한 주민분들의 북구 발전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북구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거대 양당 후보 사이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후보가 막판 스퍼트로 역전에 성공하며 부산 지역 정치 지형에 새로운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allpass@newspim.com 2026-06-04 02:20
사진
'대구 달성' 이진숙 당선 확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대구 달성군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전망됐다. 1961년생으로 올해 64세인 이 후보는 경북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은 언론인 출신이다. 이 후보는 1987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 대전MBC 사장을 역임하는 등 언론계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발탁되며 정권의 핵심 인사로 주목받았다. 방통위원장 재임 시절 공영방송 개혁 등을 추진하며 보수 진영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이번 6·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 공천돼 출마했다. 이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구 달성군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고 지역 표심을 빠르게 흡수해 왔다.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 후보는 언론계와 행정부를 거쳐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 정계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allpass@newspim.com 2026-06-04 00: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