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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사업에 예산은 '제로'…산업부 전력대책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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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없는 복지 어렵듯 예산 없는 정책도 현실성 떨어져" 지적

[뉴스핌=홍승훈 기자] "겉모양은 그럴싸한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A기업)

"예산 없이 펴는 정책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듯 예산 없는 정책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봐야죠."(B기업)

연일 이어지는 전력대란 상황에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에너지 수요관리 대책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예산없는 정책 논란이다. 이번 대책을 현실화하자면 조단위의 비용이 필요한데 정부가 책정해놓은 예산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에 관련시장 확대 가능성에 들떠야할 기업들은 이번 정부가 내놓은 수요관리대책에 대해 일찌감치 기대감을 낮추는 상황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에너지 수요관리방안을 살펴보면 밤새 절약한 전력을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비축했다 피크시간대 사용하고, 남아있는 전력 여분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내다파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소비량이 큰 건물이나 공장에 EMS(에너지관리시스템)를 깔아 전력 누수를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1만5000개 일자리를 만들고 70~100만kW의 전력피크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기본 전략측면에선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ICT 기반의 첨단방식을 도입한 데다 공급에서 수요관리쪽으로 에너지정책의 축을 옮겼다는 점에서 그렇다. 일각에선 절전캠페인 등의 국민감정에 호소하는 절전대책에서 진일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 가능성 여부다. 우선 이번 정부의 대책에는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한 방안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즉 정부가 관련사업을 추진할 예산이 전무하다는 얘기다. 정부 역시 이를 인정한다.

국내 ESS 핵심기술을 보유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ESS 관점에서 보면 산업부가 이번에 마련한 대책은 고무적이다. 초기시장 형성에도 큰 보탬이 될 만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정책 현실화 여부"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ESS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을 보면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ESS도입, 발전사업자 주파수 추종용 ESS 도입, 전기요금제도 개선, 비상전원으로 ESS 활용 촉진 등이다.

예컨대 주파수 추종의 경우 현재 석탄화력이 담당하는 주파수 예비력 50만kW 전부를 ESS로 대체해 발전기 출력을 100% 활용하겠다는 것. 지금까지 전력거래소는 순간적인 수요변동에 따른 주파수 변동을 막기 위해 일부 발전기의 출력을 제한해 운영해 왔다.

대기업 관계자는 하지만 "주파수 추종용으로 50만kW를 설치하려면 잠시 머리만 돌려도 최소 6~7000억원에서 1조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비상전원으로 ESS를 교체하는 것 역시 국내 비상발전기의 10%만 대체해도 3만kW 규모로 최소 비용이 500~600억원 가량이다. 기업체 마진을 최소화해도 제품가격은 빠져야 하는데 정부는 일부 세액공제 외의 지원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과연 언제 뽑을 지 모르는 투자금을 지불하면서까지 공공기관들과 일반기업들이 ESS를 설치할까. 그러긴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보급지원사업'으로 ESS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는데 이 규모가 165억원이다. 당시 해당기업들은 설치비의 70% 가량을 지원받았는데 이번 정부대책도 이 정도의 지원규모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예산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 이와관련, 산업통상자원부 담당 사무관은 "이번 정책에 책정된 예산은 없다. 때문에 관련내용은 자료에도 포함 못했다. 결국 제도개선을 통해서 정책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전력시장 규모가 50조원 가까이 되니 ESS 도입후 이를 운영하면서 이익을 내는 것이 시간은 걸려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 7월 산업부가 공공기관들에 EMS 설치를 권장사항으로 요구했지만 아직 이를 검토하거나 승인한 기관들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또 시스템을 운영을 하면서 이익을 내 설치비와 유지비를 뽑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1MW급 ESS를 운영중인 삼성SDI의 경우 관련투자비용만 16억원. 이를 통해 연간 절감되는 전기요금은 1억2700만원 수준이다. 투자비 회수에만 10년을 훌쩍 넘기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정부 눈치를 봐야하는 일부 대기업들 말고는 어느 누가 정부가 권하는 ESS를 도입할 지 업계에선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는 EMS부문 역시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상황. EMS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도 이번 정부의 EMS 활성화 방안에 대해 기대감을 이미 낮췄다.

한 대기업의 EMS 담당자는 "정부 발표 내용을 보면 대부분 '권장, 권고, 유도'의 수준"이라며 "정부의 의지가 있어 현재의 시장규모나 시장상황이 유지 혹은 일부 형성될 순 있겠지만 기업이나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EMS를 확대하는 상황은 사실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선진국 등 해외사례와 비교해도 격차는 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ESS 설치 의무화법을 제정했고, 독일은 4000~5000억원을 투입해 주택용 ESS 설치비의 65%를 보조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5000억원 규모의 ESS 설치 보조금을 지급 중이며 특히 대규모 건축물(건면적 합계 2000제곱미터 이상), 중소규모 건물(300제곱미터 이상)주가 매년 관할관청에 에너지 사용량을 보고해야 한다. 또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개선명령을 받거나 100만엔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당근과 채찍 정책이 병행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 정책에는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최근같이 전력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지나면 정부대책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겠냐는 우려마저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전력이슈가 한창이니 ESS, EMS 등 중장기 에너지 수급대책에 귀를 기울이지만 날이 선선해지고 내년 전력수급상황이 다소 호전되면 과연 이번 정책이 뚝심있게 지속될 지 의문스럽다"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국내시장 호전을 기대하면서도 관련부문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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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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