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Anda 글로벌

속보

더보기

[글로벌기업심층분석] GE, 세 가지 해자와 2개의 성장동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14~2015년 수익성 한 단계 도약 위한 변혁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기의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잭 웰치(Jack Welch)에 이어 혁신적인 경영인으로 손꼽히는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의 휘하에서 질적, 외형적 성장을 지속해 온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한 마디로 묘사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한 사업 부문을 거느린 공룡 기업이다.

소비 가전제품부터 전기 기기와 항공기 엔진, 헬스케어, 에너지, 운송, 비즈니스 솔루션, 금융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사업 부문만 꼽아 보더라도 GE가 거대 기업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전 세계 30만명을 웃도는 직원을 두고 한 해 150조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는 GE는 월가의 투자은행(IB) 사이에서도 분석이 간단치 않은 기업으로 통한다.

잭 웰치 전 회장이 단행한 기업 인수합병(M&A)만 1700건을 웃돌 정도로 숨가쁘게 성장하는 GE의 행보를 따라잡기란 쟁쟁한 애널리스트에게도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거대한 몸집의 GE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적인 면이 없지 않다. 투자가들 사이에 GE는 주주들을 위해 끊임없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통한다.

강력한 재무건전성과 과감한 M&A, 전문적이고 투명한 경영이 1878년 설립 후 오랜 세월 숱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GE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 GE는 어떤 기업

투자 측면에서 거대 기업 GE의 가치를 한 눈에 파악하는 데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분석한 경제적 해자(垓子: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으로 기업의 생존을 유지케 하는 근간을 의미)에서 커다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GE의 영속 가능한 수익성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가능케 하는 것은 세 가지 방대한 경제적 해자라는 것이 모닝스타의 판단이다.

주력 제조업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서비스 사업 부문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의 경제가 세 가지 해자에 해당된다.

GE의 사업 부문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에너지와 헬스케어, 항공 부문은 주력 제조업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기 장비를 포함한 핵심 제조업 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장비 판매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데 반해 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5%를 넘어선다.

서비스 부문의 탄탄한 이익률은 GE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비 가격 책정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다방면에 걸친 사업 부문을 보유한 제조업체의 경우 각 섹터 사이에 시너지 효과가 낮은 데 반해 GE는 상호 윈-윈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례로 항공기 엔진의 팬 날개 무게를 줄이는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정보는 가스 터빈 엔진에도 적용된다.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비용을 감축하는 한편 강력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모닝스타의 평가다.

월가 애널리스트가 꼽는 GE의 미래 성장 동력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스마트홈의 부상에 따른 반사이익과 함께 LED(발광다이오드) 시장의 확대에 따른 한 단계 도약이 기대된다.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홈 관련 전자제품 및 장비가 강한 성장 모멘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E는 이미 관련 시장에 크게 무게를 두고 있다.

보안 장비와 조명, 엔터테인먼트, 에너지 시스템 등을 주축으로 한 스마트홈 관련 시장은 2018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 710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확대된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GE는 이를 겨냥, 이미 다목적 센서와 스마트 전력 장비, 스마트 계기판 등 관련 제품 개발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감시용 카메라 시스템과 무선 조명 시스템, 알람 등 보안 관련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월가 IB는 올해 LED 시장 규모가 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E는 이미 관련 제품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상황이다.

LED는 스마트홈 관련 제품 시장에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GE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뉴스 & 루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 회장과 기업 사냥꾼으로 통하는 칼 아이칸을 포함해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2013년 다수의 기업을 흔들어 놓은 데 이어 GE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가 행동주의 투자자로 널리 알려진 넬슨 펠츠를 초청, 고위 경영진을 대상으로 강연을 가지면서 금융업계의 관심이 증폭됐다.

이에 대한 GE의 공식적인 입장은 구체적인 기업 경영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는 것이지만 월가의 판단은 다르다.

실제로 강연에 참석했던 소식통은 트리안 펀드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펠츠와 경영진 사이에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인력 감축과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산 매각을 포함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GE의 경영진에 바라는 희망사항이 강연의 주제였다는 얘기다.

이 밖에 펠츠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GE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영진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GE의 수익성과 비즈니스 구조와 관련, 굵직한 소식 중 하나는 북미 소매금융 부문의 기업공개(IPO) 및 사업 분할이다.

사실 북미 소매금융 사업 부문의 IPO 추진은 2012년부터 추진된 일이다. 2014년 3월 GE는 장기적으로 진행했던 IPO 계획을 마침내 공식 발표했다.

GE는 소매 금융 사업인 싱크러니 파이낸셜의 IPO를 통해 지분을 20% 매각할 예정이다. IPO를 통해 35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15년에는 분사를 완료할 전망이다.

◆ 월가 UP & DOWN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실물경기가 고전하는 사이에도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GE는 앞으로도 다년간에 걸쳐 탄탄한 성장과 함께 공격적인 연구개발(R&D)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닝스타는 항공과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산업재의 매출액이 2014년부터 앞으로 5년간 7%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 전체 장기 영업이익률은 1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수익성 강화와 함께 자사주 매입이 맞물리면서 앞으로 1~2년에 걸쳐 주당순이익(EPS)이 상당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오펜하이머는 2014년과 2015년이 GE의 수익성이 한층 도약하는 변혁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재 부문의 이익이 70%로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 속에서도 최근 수년간 재무건전성을 향상시킨 GE는 GE 캐피탈 부문의 레버리지를 축소, 건전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GE는 2015년까지 GE 캐피탈의 사업 비중을 30%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그래프: GE 주가 및 거래량 추이]

GE는 주주친화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블루칩 대기업 가운데 3.4%의 배당을 지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GE가 2013년까지 무려 32년 연속 배당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도 투자자들 사이에 후한 점수를 얻는 부분이다.

2013년 GE가 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한 자본은 총 182억달러에 달했다.

GE의 수익성과 주가 전망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의 의견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씨티그룹은 GE의 목표주가를 29달러에서 32달러로 높이고,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2014년 본격적인 사업 부문 재편을 통해 이익 구조를 보다 탄탄하게 다질 것이라는 기대다.

도이체방크 역시 GE의 목표주가를 28달러에서 32달러로 높인 한편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GE의 주당순이익이 2014년 1.72달러에서 2015년 1.87달러로 상당폭 향상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없지 않다. 제조업 특성상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데다 이른바 정부 리스크도 고려할 부분이다.

정부의 인프라 예산 변경에 커다란 영향을 받고, 특히 헬스케어 부문의 경우 정부의 정책 변수가 상당한 불확실성 요인이다.

또 북미 소매금융 사업 부문의 분사가 예정대로 2015년 완료될 경우 단기적으로 주당순이익의 증가폭이 둔화될 수 있다고 오펜하이머는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26달러로 상대적으로 낮고, 투자의견 역시 ‘중립’에 그치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익 증가폭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노무라는 GE 캐피탈의 이익 부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순이익이 2014년 70억달러에서 2015년 50억달러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