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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완성도, 흥행 수준에 미칠까…공효진의 '리타 Educating R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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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최소한 내 자신에게 만족을 못한다면요. 그럼 최소한, 최소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리타의 대사가 언뜻(?) 와 닿는다. 심장을 관통할 법한 질 높은 텍스트가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대신 객석 주변을 은근히 맴돌다 사라져 아쉽다. 연극 ‘리타 Educating Rita’(제작 ㈜수현재컴퍼니)가 지난주 대학로서 개막했다.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의 극작가로 잘 알려진 윌리 러셀(Willy Russell)의 손에서 탄생한 이 연극은 지난 1980년 영국서 초연됐다. 당시 연극의 인기에 힘입어 1984년 영화로 제작됐고, 그 해 영국영화방송대상(BAFTA), 골든 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자연기상,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은 초연 이후 현재까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 각국에서 공연되며 현대 명작으로 거듭났다. 국내에는 지난 1991년 ‘리타 길들이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됐다. 전도연, 최화정, 이태란 등 정상급 여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쳤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26살의 주부 미용사 리타와 삶·학문에 대한 염증으로 술독에 빠져 사는 교수 프랭크가 만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타는 비록 머리는 텅 비었지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배움을 갈구하는 인물. 리타와 프랭크, 극과 극의 두 인물이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갈등, 진정한 가치, 교육의 효용성 등을 전한다. 
 
이번 2014년 공연에는 배우 공효진과 강혜정이 리타 역을 맡았다. 공효진은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것이고 강혜정은 4년 만에 두 번째로 무대에 선다. 이미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두 사람의 연극 출연에 공연가가 들썩였다. 한편으론 연극 무대에 대한 경험 부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시작부터 불안 요소는 있었다. 개막 불과 며칠 전, 두 사람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전무송(프랭크 역)이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전무송의 급격한 건강 악화로 캐스팅이 변경돼, 이 연극의 연출가이자 배우로도 활동해 온 황재헌이 프랭크 역을 짊어졌다. 


두 달 간 함께 연습하며 호흡을 맞췄던 전무송의 부재를 감안하더라도, 공효진이 연기하는 리타는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아 아쉽다. 설득력을 잃은 리타는 화를 내도 화난 것처럼 보이지 않고, 어리바리하게 굴어도 멍청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리타가 객석의 반응에 너무 쉽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피임약’이란 단어가 리타의 입에서 나올 때 객석은 어김없이 웃음 바다가 된다. 폭소를 유발하는 대사지만, 그 속에는 리타의 깊은 갈망과 지적 욕구가 숨어 있다. 웃음 뒤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혹은 먹먹한 감상을 줄 수 있는 지점이다. 집중되어야 할 순간에, 객석의 웃음소리에 신이 난 리타가 미소를 꾹 참는 모습은 당혹스럽다. 더 큰 놀라움은 무대 위 배우가 객석 반응에 따라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경우가 위의 한 장면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극 중 리타는 프랭크에 의해 변하는 동시에 프랭크에게 의외의 깨달음과 활력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리타가 자신이 아는 몇 안 되는 단어로 지적 수준이 높은 프랭크를 감화시키는 과정은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리타가 객석을 향해 ‘나 지금 교훈적인 대사를 치고 있으니 잘 들어라’고 강조하듯 힘을 싣는 것은 과욕이 부른 참사라 할 만하다. 무대 밝기가 변하는 등 연출적 조력과 리타의 이야기를 듣는 프랭크의 표정이 충분히 리타의 대사를 관객의 가슴에 스며들게 할 테니, 리타는 그저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것이 좋다. 


고무적인 것은 공효진이 지금껏 대중에 보여줬던 신뢰와 실력, 그리고 이제 공연 초반이라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기대 이하라 생각됐던 작품이 매일매일의 공연을 거쳐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봐 왔다. ‘리타’ 역시 지금의 아쉬움을 차차 채워가리라 기대해 본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흥행에 있어서는 성공으로 보인다. 공연장은 관객들로 꽉 들어차 있고, 객석 반응은 뜨겁다. 어떤 옷을 입고 무슨 욕을 하더라도 사랑스럽게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이 공효진의 리타가 주는 특별함이다. 공효진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라면 더없는 만족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공효진, 강혜정이 출연하는 연극 ‘리타 Educating Rita’는 오는 2015년 2월1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한다. 만 12세 이상 관람가. 4만~6만 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사진 수현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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