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속보

더보기

[CES2015] 삼성전자 비밀병기 SUHD TV "도대체 뭔가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퀀텀닷+α'로 64배 세밀한 색상 구현…콘텐츠 부족은 여전히 난관

[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핌 김선엽 기자] 2015년 세계 가전 전시회(CES) 개막과 함께 사람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 중 하나는 세계 1위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의 차세대 TV.

이에 부응하듯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독자적인 나노 소재를 적용한 패널과 최적화된 콘텐츠로 무장한 88형 SUHD TV를 전격 공개했다.

삼성 측은 "SUHD TV는 극한의 명암비, 기존 TV의 2.5배 밝기, 64배 이상의 세밀한 색상으로 자연의 풍부한 색감을 그대로 전달해 기존 TV의 한계를 넘어서는 또 한 번의 ‘화질 빅뱅’을 선사한다"고 자평했다.

◆ '퀀텀닷+α'로 독보적인 화질 구현…생생함 최고조

삼성은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새로운 SUHD TV'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하는 등 SUHD TV가 이번 CES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전시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66형 SUHD 곡면 TV(오른쪽).<사진=뉴스핌 김선엽 기자>
같은 날 열린 사전 부스 투어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직접 기자들을 찾아 장시간에 걸쳐 SUHD TV의 우수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 6일 개막한 CES 전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야심작 SUHD TV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SUHD TV는 LED기반의 LCD TV(백라이트는 LED를 쓰고 디스플레이는 LCD를 사용)로서 백라이트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이라는 필름을 장착해 색재현율을 높였다.

퀀텀닷은 LCD TV의 화질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기술 중 하나로 올해 LG전자는 물론 지난해 이미 중국 TCL이 선보인 바 있다.

퀀텀닷 필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SUHD TV 역시 일종의 퀀텀닷TV라고 볼 수 있지만 삼성 측은 단순한 퀀텀닷TV가 아니라 현존 최고의 화질을 구현한 'TV 이상의 TV'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퀀텀닷 기술은 화질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기술 중 하나일 뿐"이라며 "퀀텀닷 필름만 붙여서는 이 정도 화질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현실에 가장 가깝게 화질을 구현했기 때문에 장시간 TV를 봐도 눈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삼성은 퀀텀닷이란 용어 대신 SUHD TV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을 부여했다. SUHD는 압도적인(Spectacular)', '스마트(Smart)', '세련된(Stylish)', '최고의(Superb)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초고화질 해상도를 뜻하는 UHD란 단어에 'S'를 붙여 브랜드명을 만든 탓에, 언뜻 풀HD, UHD에 이은 새로운 화질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삼성의 UHD TV를 뜻하는 것인지 일부 관람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같은 날 열린 기자간담회 말미에 삼성의 SUHD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삼성 SUHD에서 S가 뭐냐? 삼성이냐? 이름은 참 잘 지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하이퀄러티 UHD 콘텐츠 재생에 최적화

삼성은 SUHD TV를 단시 시제품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라 당장 다음 달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물론 향후 차세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이 올해 출시 예정인 SUHD TV. 화면 아래는 UHD 동맹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 <사진=뉴스핌 김선엽 기자>
실제 UHD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첫번째 연사로 나선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팀 백스터 부사장은 "UHD TV 시장이 올해는 작년에 비해 4배 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 육안으로 본 SHUD의 화질은 어떨까.

삼성이 CES 전시장 부스에 설치한 66인치 커브드 TV를 통해 영화 'Life of Pi', '엑소더스' 등 UHD용 콘텐츠를 감상해 보면 기존 TV와의 화질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SUHD TV를 통해 본 영화 'Life of Pi'는 인도의 어느 호수 안에서 직접 배를 탄 채 풍광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고 영화 ‘엑소더스’ 속 어마어마한 높이의 파도는 TV를 뚫고 나올 듯 생생했다.

특히 좌우 측면 등 어떤 위치에서도 최고의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커브드 SUHD TV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 UHD 콘텐츠 부족해 시장 호응은 미지수…'동맹 결성' 주목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존 TV는 과거 CRT 시절의 색 표준인 sRGB를 사용한다. 반면 우리가 영화관에서 감상하는 영상물은 대부분 DCI 컬러 규격으로 제작된다. 아무리 좋은 TV로도 영화관만한 화질을 경험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SHUD TV를 통해 DCI 컬러 표준이 규정하는 콘텐츠 재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밝은 집에서 TV를 시청해도 어두운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정도의 밝기를 구현한 점도 SUHD TV의 탁월한 화질을 탄생시킨 한 요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영상이 구현됐다는 점에서 영화 감독들이 크게 만족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 프레스 컨퍼런스 무대에 오른 영화 '엑소더스'의 컬러리스트 스티븐 나카무라는 "SUHD TV가 영화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 삼성전자는 PDP, LED, Wide Color LED, OLED 등 4개 TV와 SHUD TV를 비교하는 공간을 마련해 명암비나 색재현, 밝기 등에서 SUHD가 이들을 능가한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시켜 줬다.

하지만 UHD 콘텐츠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조업체의 '앞서가기'가 과연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UHD 동맹’을 결성하고 UHD 표준을 마련해 하이퀄러티의 UHD콘텐츠 생산 및 유통에 발 벗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글로벌 TV 제조사(파나소닉, 샤프, 소니, LG)와 헐리우드 영화사(디즈니, 20세기 폭스, 워너 브라더스) 그리고 콘텐츠 제공 업체인 (디렉티비, 넷플릭스), 포스트 프로덕션 업체(돌비, 테크니컬러)와 함께 차세대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준을 정립하는 ‘UHD 동맹’을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SUHD TV가 퀀텀닷 구현에 있어 비카드뮴 소재를 사용해 환경문제를 피해갔으며 가격대도 기존 프리미엄 TV와 큰 차이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SUHD TV는 다음 달 양산에 돌입해 시장에 내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기존 프리미엄 TV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