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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뮤지컬배우 마이클 리 “제가 지크수를 사랑하는 이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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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는 배우들 가운데 관객과 평단 모두의 신뢰를 받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 중에, 불현듯 떠오르는 몇 명이 있다면 빠질 수 없는 배우가 바로 마이클 리다. 현재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지저스(예수)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그를 뉴스핌이 만났다.
 
마이클 리는 주변의 한국 배우들과 다른, 조금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많은 뮤지컬 배우들에게 브로드웨이는 꿈의 무대로 통하지만, 재미동포 2세인 그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역주행 스타다. 
 
“한국에 완전히 이주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정착한다는 건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순조롭게 잘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생활을 2년 넘게 해왔는데, 지금 제가 느끼기에는 한국 사람들이나 문화가 미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세계가 점점 작아지고 있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1994년 여름, 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마이클리는 4학년 개강을 앞두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미스사이공’ 두 번째 투어의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1995년 해당 작품에 참여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0여년 간 ‘미스 사이공’에 출연했고, 뮤지컬 ‘렌트’의 미국투어, ‘알라딘’ ‘태평양 서곡’, 록오페라 ‘베이징의 봄’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안정적인 기반을 쌓았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은 마이클 리가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것은 2006년과 2010년 ‘미스 사이공’을 통해서였다. 본격적인 한국 활동의 신호탄은 2013년 ‘지크수’. 이후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2013)’ ‘서편제(2014)’ ‘노트르담드파리(2014)’ ‘프리실라(2014)’ ‘더 데빌(201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5)’ 등 대작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한국 활동 중 가장 큰 도전은 ‘서편제’였어요. 작품 자체가 한국적인 작품이었기에 미국에서 생활했던 저로선 접근하기 어려웠거든요. 이자람, 차지연이라는 두 여배우를 만나 굉장한 영감과 영향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해요. 어렵긴 했지만 특별한 경험이었죠.” 

그간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 마이클 리가 중점을 둔 부분은 ‘마이클 리로서 얼마나 작품에 기여할 수 있을지,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지’였다. 그런 그에게 ‘서편제’가 새로운 도전이었다면, 전형적으로 미국적인 작품으로 여겨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자신있는 분야(?)였다. 
 
“‘바람사’의 배역은 그리 큰 비중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애슐리라는 역할이 제게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또, 미국적인 생각을 다른 배우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작품이 가진 미국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 있어 제가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컸죠.” 
 
그의 출연작 중 또 하나,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작품은 단연 ‘프리실라’다. 마이클 리는 양성애자 틱 역을 맡아 파격적인 드랙퀸(남성이 여장을 한 채 쇼의 목적으로 과장되게 행동하는 것)부터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느끼는 뭉클한 부성애까지, 다양한 내면을 오가며 열연했다. 

“당시 아버지가 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어요. 그만큼 진정성 있는 모습을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했죠. 이런 믿음은 절 ‘프리실라’로 이끌었어요. 결과도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경험했지만 그와 ‘지크수’의 인연은 유독 깊고 끈끈해 보인다. 1990년 고등학교 시절, 빌라도 역으로 처음 ‘지크수’와 만난 마이클 리는 2000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무대에서 시몬 역을 맡으면서 작품과 다시 만났다. 이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무려 400여회 이상 ‘지크수’ 무대에 올랐다. 
 
“‘지크수’를 사랑하는 이유요? 첫 번째는 음악이에요. 일단 ‘지크수’의 음악은 뮤지컬 무대를 위해 쓰인 음악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구성이 록앤롤 음악과 적절히 조화를 이뤄서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에요. 세 번째 이유는 개인적인 건데, 전 모태신앙으로 천주교 신자입니다. 물론 뮤지컬의 내용이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작품 속 많은 것들은 저의 종교적 신앙심이 깊어지게 해줬습니다.” 
 
뮤지컬 ‘지크수’는 죽음에 대해 고뇌하고 갈등하는 ‘인간적인’ 예수의 이야기를 록음악을 통해 표현한 작품이다. 때문에 1971년 초연 당시 신성모독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발칙한 성경의 재해석, 신성해야 할 예수를 록을 통해 표현한 파격성 등이 이유였다. 그럼에도 마이클 리는 ‘지크수’를 통해 신앙심을 굳건히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성경과 신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해요. ‘지크수’를 준비하면서 4대 복음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뿐 아니라 바티칸에서 인정하지 않는 노스틱(Gnostic)도 읽고 연구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깨달은 건, 어떤 믿음이든 누군가에게 주는 영향은 개인적이라는 거예요. 그러한 믿음을 개개인이 찾아가지 않고 경험하지 않는다면, 그건 책임감 없는 행동이란 거죠. ‘지크수’가 아니었다면 성경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오는 9월1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아쉽게도 마이클 리는 오는 8월30일 무대를 끝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오는 10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는 뮤지컬 ‘엘리전스’ 출연을 위해서다.  
 
“브로드웨이는 여전히 공연 무대로는 천국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환상적이고 즐거운 작품을 많이 경험했고,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도 미국 공연만큼 많은 흥분과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아요. 제 생각에는 아마 많은 배우들이 어렸을 적부터 브로드웨이가 어떤 곳인지 들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그곳이 어떤지, 거기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래요(웃음). 브로드웨이에서 다시 공연을 한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흥분되고 기대됩니다.” 

인터뷰 말미, 마이클 리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브로드웨이 공연이 정말 성공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공연이 가진 힘은 제가 있든 없든 같으니까요(웃음).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관객과 만나고 싶은 바람입니다.”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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