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중국

속보

더보기

[2015중국포럼] 중국정부 경제정책 살펴보니, 여전히 기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중국정부 경제정책 살펴보니,  여전히 기회

[쑹즈융(宋志勇)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연구원 아시아연구소소장]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가져올 새로운 기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3년 9월, 10월 각각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해상 실크로드를 아우르는 新실크로드 즉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2015년 3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외교부와 상무부와 함께 작성한 ‘실크로드 경제벨트 및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비전 및 계획’을 통해 일대일로 계획의 배경, 구상, 범위, 중점사업 등 구체적인 전략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장기간 대외개방과 수출 촉진 정책에 주력하는 등 국제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시대적, 지정학적 배경

1, 글로벌 경제 대격변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글로벌 경제사회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는 전환점이 됐다. 국가, 지역간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글로벌 시장의 중요한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줄곧 고속 성장을 유지해왔다. 이 기간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모두 활발한 글로벌 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2007년 미국의 신용리스크가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된 후, 글로벌 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경제 상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독자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과거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역시 이 같은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2. 중국, 미국의 견제에 활로 모색 

WTO 가입 이후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글로벌 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진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의 발전을 견인하는 성장동력이 됐다.

중국의 성장 속도는 미국의 예상을 넘어섰다. 미국은 이제 턱밑까지 쫓아 온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한 아시아 회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환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 형성(TP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예상대로 미국 주도의 새로운 지역 관계에 중국의 자리는 없었다.

아울러 미국은 유럽연합과 대서양 연안의 경제를 아우르는 협력관계(TTIP, 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전통 선진국들이 국제사회에서  룰 메이커로서의 주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로 미국은 환경, 산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국제 표준과 규격, 질서를 만들고 있으며, 중국의 국제적 책임, 글로벌 균형, 시장 개방, 규격 표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3.중국경제의 신창타이(新常態) 진입

개혁개방 30년 이래 중국경제는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특히 WTO가입 이후 중국경제는 글로벌 경제 체계에 상당 부분 녹아 들었다. 규모 면에서 세계 2위에 올라섰고 수·출입 비중도 각각 2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공헌과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성장의 과실이 큰 만큼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도 작지 않다. 중국은 현재 삼기첩가(三期疊加), 즉 성장률하락, 경제구조전환 압력, 경기부양의 후유증 등 3가지 어려움이 동시에 나타나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다행히 중국정부는 문제를 비교적 정확하게 인지한 뒤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즉 중국이 직면한 국내외 도전과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중국은 18대 당대회 이후 심화개혁, 개방확대 전략을 수립하고 경제 성장의 모델로 중고속 성장의 ‘신창타이’를 제시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국내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제 발전의 모멘텀으로 삼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신창타이로 표현되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인 셈이다.

4. 지역경제 협력 범위 확대 및 공동발전의 필요성

지역 경제는 중국의 대외외교 구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이미 14개 국가 및 지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 특히 한국, 호주 등과 맺은 자유협정은 향후 중국이 국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세계경제에 한발 더 융화되기 위한 초석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총량과 견주어보면 중국의 지역경제 협력범위는 결코 크지 않다. 미국이 중국의 TPP 참여를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국제 사회 속에서 새로운 발전공간을 찾아야 했다.

일대일로란?

일대일로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 동남아 경제권과 유럽경제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지역 경제 전략이다. 전세계 인구의 60%, GDP의 30%를 포함한다. 특히 일대일로 벨트의 많은 국가들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흥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권위성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비전과 계획이 담긴 문건은 정부가 발간하는 백서와 동일한 영향력을 갖는다. 즉 국가가 선택한 대규모 정식 사업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높은 수준의 지원과 사회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일대일로 문건에는 일대일로의 배경, 원칙, 사상, 중점 협력 부문 등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중국 국내외 의견을 장기간 수렴한 결과물이다. 일대일로 문건에 담긴 구상은 향후 일대일로 벨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권을 출범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목표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은 지역의 국가들이 이익과 책임을 공유하는 공동운명체를 출범하는 것이다. 유엔헌장의 정신과 원칙에 입각해, 협력과 개방을 강화하고 시장을 형성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은 주동적인 개방을 통해 각 지역의 장점과 특색을 살린 지역 공동체 형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3.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중점사업

서로 다른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일대일로 벨트 국가들 간의 협력 공간은 광활하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정책교류, 교통인프라 확대, 무역촉진, 자금교류, 민간교류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기초인프라 건설을 통한 교통망 확대가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국가 간 원활한 무역을 촉진하고 투자 편리성을 높이는 등 경제교류의 장벽을 허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또한 산업 간 분업을 통해 기술과 생산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일대일로 내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따른 성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일대일로 벨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 지구 설립에 관한 협의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의 공통점

2013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이니셔티브 구상을 공개했다.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동북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중 양국이 동시에 내놓은 지역 경제 협력 및 교류 확대전략에는 닮은 점이 많다.

1.목표
한중 양국은 모두 글로벌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주변국과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시장 공간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목표의 유사성은 양국간 정책 협력으로 이어질 여지가 높다.

2. 포함 지역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포함된 국가와 지역이 상당 부분 중복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 유럽, 아프리카와 중동을 포함한다. 한국의 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 유럽, 중앙아시아, 중국, 러시아, 몽고, 터키 등 지역을 포괄한다.

3. 중점 사업
한중 양국 모두 이번 전략을 통해 주변국의 기초인프라, 교통운송, 에너지, 통신분야 개발 및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간 협력을 확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띠고 있다.

일대일로, 한국 경제와 기업에게 어떤 기회인가

1.기초인프라 건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에 따르면, 2010~2020년 아시아의 기초인프라가 글로벌 평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8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에 지역 범위의 기초 인프라 확충을 위해 3조5000만위안이 추가로 필요할 전망이다. 이는 오랜 기간 해외 건설에 경험을 쌓아 온 한국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로 다가온다. 기계공정, 건축설계 등 관련 산업에 포진한 기업들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2.금융서비스
여러 국가와 지역을 포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한국의 금융업계에도 넓고 잠재력이 큰 시장을 제공할 전망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구조화 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스, 무역융자 등을 통해 일대일로 지역 국가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인프라건설의 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의 은행이 공동 협력체를 구성,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융자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한중 양국의 은행이 협력을 강화해 무역금융은 물론 지역간 결제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진출 기업들의 자금조달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의 금융기업이 협력을 확대해 서로의 수요를 만족하고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 있다.

3.무역
한국의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일대일로 벨트의 국가들은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반면 자원이 풍부하고 농업 환경도 우수하다. 이 같은 조건은 한국 기업과 이들 국가간의 수직 구조의 분업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또한 개선된 교통인프라와 투자를 중심으로 한국의 제조업 상품과 일대일로 벨트 국가들의 농산품과 광물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

4.산업
유라시아이니셔티브 전략을 통해, 한국정부는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점점 많은 기업들이 이들 국가에 진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정부 역시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일대일로 벨트 지역에서 공동의 산업권을 형성하고 협력 시스템을 강화해 투자 효과를 최대화해야 한다. 해외에서의 효율적인 자산배분과 경쟁력 향상은 국내 산업 전반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5. 제3시장 개척
한중 양국이 협력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공동으로 일대일로 벨트 국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중국의 저렴한 중장비 가격과 한국의 선진 기술이 더해지면 프로젝트의 효율성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특히 철강, 조선, 전자 등 영역의 협력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산업계의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