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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국회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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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일상 속으로 교묘하고 재빠르게 파고든 것 중의 하나가 스마트폰일 것이다. 카메라, 후레시, 사전, 오디오 등등 수많은 일상 제품들을 퇴장시키다시피 했기에 호수나 하천에서 숱한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배스 같은 성격도 짙다. 그만큼 지독하면서도 동시에 떨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희귀종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난 오늘도 스마트폰의 카톡을 간간히 즐겼다.
독자들이 눈치를 채왔는지 모르지만, 볼펜 한바퀴 돌리기를 통해 난 원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카톡방에 뜬 버스 그림을 통해선 앞면이 가린 저 너머의 세계를 품고 있었다. 그 다음엔 어둠이라는 또다른 일상으로 들어가 물탱크 속에서의 특이한 체험을 쓰면서 사방을 한 바퀴 둘러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한 치 앞도 절대 어둠인 상황, 즉 볼펜과 버스 그림이 선사하는 희망들이 붕괴된 상태에서의 모색을 시도했다.
그 다음엔 갠지즈 강가에서 하늘과 땅 사이를 도는 불통과 동네 식당의 일회용 종이컵을 연결시켰다. 어둠을 뚫으며 사방으로 확 트여지는 시공간 속에서 느낀,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 원형을 일상의 소품에 담아 일상의 재음미를 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꽉 닫힌 암담한 환경을 해체해 태양과 달이 번갈아 빛나는 열린 우주를 무대로 삼아 그 깊은 안쪽에 있는 향기를 우리 삶의 일상으로 끌어오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면 그 다음은 뭘까.
원형 내지 하늘을 상징하는 원과 그에 대립되는 각 즉 땅이나 현실을 상징하는 것과의 조합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톡방을 열자 친구 하나가 일이 있어 다녀왔다며 국회의사당 사진을 올렸다.

“모양이 천원지방(天圓地方)이네. 하늘은 둥글고 땅은 각지고.”떠오르는 대로 적었다.
시간이 흘러도 답글이 올라오지 않았다. 내 상상이 럭비공처럼 튀는 것을 익히 봐온 친구들이라 내가 또 엉뚱한 곳에 처박혀있구나 생각할 녀석들도 있을 것이다.
정치나 국회의원들에 워낙 실망을 해온 친구들이 이 카톡방에 많은 터라 말은 여전히 없었다. 쓸 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너무도 많아서, 그리고 그런 일에 지쳐 있고 부질없어서 그럴 것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친구들의 마음의 이면을 가늠하다가 한 줄을 또 적었다.
“건물 값이라도 하지. 건물보다 못하면 되나.”
국회의사당의 형태인 천원지방은 동양의 오랜 사상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보자면 하늘과 땅의 각기 다른 형상과 의미를 알고 그 둘 간의 올바른 조화를 취하자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물들은 천원지방의 형태를 띠는 것이 부지기수이다. 엽전만 하더라도 원 모양에 네모난 구멍을 팠고 건축물이나 무덤도 이런 모양이 즐비하다. 하다못해 죄수들을 가두는 감옥도 원형옥이라고 해서 담장은 원 모양, 옥사는 네모난 모양으로 된 것이 있다. 하늘과 땅의 조화가 죄수에게까지 전달되도록 하는 마음이 우리의 전통적 숨결이었다.
템즈강변의 런던아이와 더불어 장구한 역사적 위상을 빛내는 영국의 국회의사당, 다뉴브 강변의 야경 속에 더욱 장엄한 외양을 빛내는 헝가리의 국회의사당, 미국이나 또다른 나라들의 각양각색의 국회의사당들이 다 나름의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세운 것들일 것이다. 1975년에 여의도에 현재의 국회의사당을 건립할 때 천장을 돔으로 할지 평기와로 할지 논쟁이 심했던 걸 봐서 천원지방이 본래의 의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그런 형태로 되어 있는 바 그런 의미 있는 건물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그 의미대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도 떳떳하고 그들이 대변하는 국민들의 가슴에도 푸른 하늘이 담길 것이다. 그 바람직하고 당연한 길을 위반하며 산다면 어찌 국민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그 중엔 훌륭한 국회의원들도 있을테지만 말이다. 뻔한 이야기다.
그리고 정치야말로 일상 아닌가. 공기나 저 화단에 핀 꽃이나 동네 슈퍼에서 사먹을 수 있는 과자처럼 말이다. 또한 일상이어야 하지 않는가.
일상의 잔 주름들을 다리미처럼 잘 펴고 어둑한 지하실엔 남을 떠밀지 말고 스스로 내려가 랜턴이 되어 필요한 물건들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 수고 덕에 심부름값을 받아 쌀과 술과 문화를 사먹을 수 있는 게 정치이고 정치여야 하지 않는가. 일상의 물건들 중에 좌와 우가 서로 자기만 주장하고 상대에 대해 안하무인격의 삿대질하는 것이 무엇이 있나.

자전거만 하더라도 좌와 우로 움직이며 한쪽으로 쏠리면 다른 쪽이 끌어주면서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가. 좌가 없으면 우도 존재할 수 없을 뿐더러 자전거 자체가 불필요한 요물이 되고 만다. 우에 대한 좌도 마찬가지이다. 일상의 자전거 하나에도 좌우 간의 균형, 다른 말로 하면 중용, 공(空), 무위(無爲)가 근본이다. 그 든든한 바탕 위에 페달을 구르는 힘이 체인을 통해 하늘 형상의 동그런 두 바퀴에 전달되고 그것들은 지표면을 디디며 상쾌한 산책을 하는 것이다. 천원지방의 훌륭한 건축물 안에 세들어 사는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아우르는 천원지방적인 삶을 사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한갓 자전거가 지닌 좌우의 균형 감각이 떨어지니 국회 사진을 보기도 민망했다.
천원지방과 좌우의 개념은 동양과 서양에서 각기 발전해온 훌륭한 사상들이다. 물론 천원지방과 관련이 있는 동양의 주역이나 음양오행에도 동서남북 네 개의 방위가 나오니 서양의 좌우를 아우르기도 한다. 서양은 무슨 이유에선지 천지에 대한 사유를 강하게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동양처럼 이치적으로나 원리적인 통찰까지 이르지도 못했고 그 방대한 환경이자 주체에 대해 탁월한 시각을 지닌 사상가가 없어 보인다. 그 대신에 좌우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정치적 범주는 정교하고 세련되게 잘 다듬어 민주주의라는 적절한 제도를 땅에 구체화시켰다. 나는 여기까지 논리를 비약시키고는 친구가 띄운 국회의사당 사진을 다시 보았다.
천원지방의 형태 안에 다양한 민의들의 대변자로서 그것들의 최소 리듬인 좌우의 개념을 품고 있는 건물로 새롭게 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훌륭한 지혜들을 동시에 품고 있는 건물에 건물값도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웅성웅성하는 꼴이 더욱 밉살스러웠다. 그런 마음에 아까 떠오른 자전거가 국회 앞을 달리는 상상이 이어졌다.
좌우 균형이 척척 맞는 자전거가 천원지방의 형태뿐인 국회 앞을 조롱하듯 리드미컬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물론 정치의 좌우는 자전거의 좌우와 다르다. 후자의 그것이 좌우동형(左右同形)이라면 전자의 그것은 좌우이형(左右異形)이다. 서로 다르므로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며 더 큰 보편의 장 속으로 서로를 수렴시킨다면 자전거라는 기계가 보여주는 균형미를 뛰어넘는 극적이며 훌륭한 균형미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직접에서 간접으로 이행될 때 그 간접 민주주의의 대표자들이 월권을 할 수 있는 것이 리스크인데 그것을 헷지하는 방법이 바로 저런 조율의 능력과 양심과 상식이다. 국회의 의미가 바로 그것 아닌가. 그 고도의 미학은 차치하더라도 최저의 균형에도 도달하지 못한다면 물질일 뿐인 자전거에 부끄러운 것 아닌가. 국회의원들 중에 좌우의 개념이 희박하거나 모자란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등원했으면 좋겠다. 자전거 타기를 통해 균형 감각을 잘 익혀 우왕좌왕하며 기울어가는 우리 사회의 민의를 이제라도 잘 대변해 잘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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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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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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