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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예능 '남초현상'…여성 예능인들 설자리 여전히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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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출연진들로만 꾸며진 예능 KBS 2TV '1박2일', tvN '삼시세끼 어촌편3', JTBC '아는 형님'(사진 위로부터) <사진=KBS, tvN, 뉴스핌DB>

[뉴스핌=황수정 기자] 잠시 잊고 있었다. '진짜 사나이' 이시영이나 '언니들의 슬램덩크' 라미란 등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출연자들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예능 프로그램의 '남초 현상'이 사라진 듯 착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새롭게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시 예능계에서 남성 출연자 선호 경향이 뚜렷해진 듯하다. 아니, 전보다 더 심해진 것 같다.

출연진 구성이 매번 바뀌거나 자유로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현재 인기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부분 남성 출연자만 등장하거나, 남성이 과반수다. KBS 2TV '1박2일', SBS '런닝맨' '꽃놀이패', tvN '삼시세끼' 시리즈 등 야외 버라이어티는 물론 MBC '라디오스타', JTBC '아는 형님', tvN '문제적 남자' '집밥 백선생' 등 토크쇼나 스튜디오물도 마찬가지다.

오는 11월 새롭게 선을 보이는 프로그램 역시 남성 위주다.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은 이름부터 남자들이다. 배우 김승우를 필두로 봉태규, 김정태, 김일중, 문세윤, 하태권 해설위원이 출연해 일상, 살림, 육아에 뛰어드는 콘셉트다. JTBC는 최근 복귀한 정형돈을 내세워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의 태국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새롭게 편성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연진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KBS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전과 변화'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진홍 KBS 예능국장은 "다매체 시대에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도전과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러나 인물만 바뀌었을 뿐 무엇이 변화하고 무엇에 도전한다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남성들이 육아에 도전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고 그 속에서도 살림에 얽힌 에피소드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 국내 여기저기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는 여타 야외 버라이어티나 '꽃보다' 시리즈와 차별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예능계에서 남성 출연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백히 시청률 때문이다. 주 타깃 시청자가 여성인데다, 여성 시청자들이 남성 시청자보다 훨씬 충성도나 호응도가 높다. 또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방식이나 환경 역시 남성 출연자들에게 유리하다. 체력적인 부분도 많이 요구되는 데다 남성 출연자들의 경우 자극적인 설정들에 여성 출연자보다 훨씬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여성 출연진들로만 꾸며진 예능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사진 위),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사진=KBS, MBC에브리원>

지난 2월 박미선은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를 달라"며 "남성 예능인들과 균등한 기회가 주어졌느냐 생각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후 4월 KBS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시작, 오랜만에 여성 예능이자 신선한 조합을 보여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민효린의 꿈 '걸그룹 도전' 당시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걸그룹 '언니쓰'의 '셧 업(Shut up)'은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화제를 모았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도 야심차게 시작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딱 거기까지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언니쓰' 도전이 끝나자마자 시청률이 하락했고, 티파니가 일본 전범기 논란으로 하차하며 악재를 맞았다. '배구여제' 김연경을 투입해도 효과는 미비했다. '비디오스타'는 '라디오스타'의 여자 버전 외에는 별다른 매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비디오스타'는 출연자만 여성으로 바꿨을 뿐 남성들이 했던 걸 답습하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약점만 드러내기도 한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걸그룹 도전은 남성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를 줬지만, 그 이전이나 이후 아이템들은 새롭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여성 예능인을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이 기존의 패러다임만 따른다면 여전히 예능 남초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막상 여성 예능인들로 만든 프로그램을 보면 진짜 여성들에게 최적화돼 있지도 않다"며 "출연자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도 있으나 프로그램 자체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만 한다면 여성 예능 프로그램이 생긴대도 오랫동안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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