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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칼럼] 달러 중독과 위안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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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사헌 국제부장] 중국 경제는 이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2016년 현재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시장환율 기준 11조달러로 세계 경제의 15%를 차지한다. 미국 GDP는 19조달러다. 또 중국은 전 세계 재화 교역의 13%를 차지하며, 전체 외환보유액의 30%를 보유한 나라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의 약 3분의 1을 중국에게 의존할 정도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서 18%까지 줄었고 다른 선진국 비중도 마찬가지로 줄었다. 그 동안 중국 경제의 비중은 거의 네 배 가까이 증가했고, 신흥시장의 세계 경제 내 비중은 전쟁 직후 40%에서 현재 60%까지 늘어났다. 선진국 비중이 줄고 신흥국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중국 위안화 스토리는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세계 금융은 선진국과 신흥국 비중의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

◆ 트리핀의 딜레마와 달러 중독

경제 규모와 통화 비중의 변화 <자료=카르멘 레인하트, PS>

전후 '브레튼우즈 협정'은 미국 달러화에 기축통화의 지위를 부여했고, 1970년대까지 세계 GDP의 3분의 2가 달러화에 결박됐다. 나머지는 거의 영국 파운드화와 러시아 루블화가 양분했다.

<부채시대 속 성장>이란 공저로 우리에게 익숙한 케네쓰 로고프(Kenneth Rogoff)와 카르멘 레인하트(Carmen Reinhart) 교수의 최근 공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비중이 줄어들어도 달러화는 계속 세계 기축통화 내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의 약 60% 이상, GDP 비중으로 70% 이상이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삼는다. 달러화 표시 송장을 사용하는 교역과 중앙은행 외화자산 내 미국 달러자산(특히 재무증권)을 포함하는 다른 측정 방식으로 보더라도 동일한 달러화 지배력을 확인할 수 있다.

유로화도 기축통화지만 달러에 한참 뒤떨어진 2위 통화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될 때까지는 독일 마르크화가 서유럽에서 지배력을 확대해 동유럽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독일 마르크와 프랑스 프랑(아프리카) 경제권을 통합하는 유로화의 성장세는 도중에 발목이 잡혔다. 유럽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유로화의 글로벌 중요성도 줄었다.

이들 양대 통화를 제외한 다른 어떤 기성 국제통화도 글로벌 리더십을 넘볼 수 없는 상태다. 로고프와 레인하트 등은 "세계 생산과 금융의 지배가 다른 길로 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아진 미국 경제가 주로 신흥시장의 글로벌 수요에 맞춰 기축통화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을 제시했다.

최근 양상이 전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유럽이 세계 대전의 참상에서 회복하고 글로벌 교역이 확장되자 1950년대 기축통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고 1970년대 초반까지도 여전히 수요는 높았다. 당시 미국 달러화는 금으로 태환이 됐다. 세계 금 공급이 기축통화에 대한 수요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자, 그 간극은 미국 '종이 돈'으로 채워졌다.

기축통화에 대한 막대한 수요로 인해 금 비축량에 대한 '종이 달러 지폐'의 규모가 커지자, 금 태환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태환 비율을 유지하는 국가적 목표와 유일한 기축통화 공급자라는 미국의 국제적 역할 사이의 양립 불가능성이 바로 1960년대 초반 브레튼우즈 체제의 위험을 미리 예견한 벨기에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Robert Triffin)의 딜레마'의 본질이다.

1971년 12월과 1973년2월 두 차례 달러화의 금에 대한 평가절하가 단행됐지만, 이것으로는 달러화의 '과대평가'를 시정하지 못했다. 결국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3년 3월에 종말을 고한다. 미국 달러화와 다른 주요 국제 통화는 변동환율체제로 들어섰고, 달러화 가치는 더욱 하락했다.

그런데 지금도 그 때처럼 미국은 더 많은 달러화 부채를 찍어내는 식으로 달러화에 대한 세계 수요를 맞추어가고 있다.

로고프 교수 등은 "이 때문에 미국은 계속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며, 이는 재정적자에 반영된다"면서, "금 태환은 지나간 일이지만 미국 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어떤 식의 국내 재정 목표도 국제 기축통화 공급자의 역할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이 같은 현대판 '트리핀 딜레마'의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달러화 가치가 계속 하락해서 불가피하게 언제쯤 미국 경상수지 적자가 축소되는 한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 경우 중국과 여타 미국 국채 보유국의 자본손실이 발생한다.

다른 시나리오는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 공급자가 되는 것인데, 이는 기축통화 공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에 맞춰지는 셈이다. 이는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획득하는 직접적인 방식일 수도 있고, 지금처럼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포함되는 경우처럼 간접적일 수도 있다. SDR이 기축통화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은 오랫동안 IMF의 야심이었다.

하지만 '세 번째'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 기축통화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가 그것이다. 우선 중국의 지속적인 자본 유출이 미국 재무증권에 대한 수요를 즉시 큰 폭으로 줄어들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시나리오는 중국이 국내 금융시장의 깊이를 형성하면서 실질적인 관리 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축적할 필요가 줄어드는 경우다.

◆ 위안화, '중간지대'로의 부상

달러/위안 환율 월봉 1982년~2017년3월 <자료=인베스팅닷컴, 뉴스핌>

다들 로고프 교수 등의 이런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에스워 프라사드(Eswar Prasad) 코넬대학교 다이슨스쿨 교수 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펠로우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계간 'FINANCE & DEVELOPMENT' 최신호(2017년3월)에서 중국 위안화의 지배적인 기축통화 지위 획득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소묘를 제시했다.

프라사드 교수 역시 동일한 분석에서 출발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인식을 드러낸다. 그는 2015년 11월 SDR 바스켓통화에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했고 중국 정부는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자본 유출은 부분적으로 경제와 통화 가치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었음을 반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위안화가 기축통화의 중심축으로 올라서고 미국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은 과장됐다"면서 "반대로 위안화 가치가 폭락하고 중국에서 금융자본이 아예 이탈할 것이란 우려도 과도한 것으로 보이며, 현실은 이런 극단적인 주장들 사이에 위치한다"고 주장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위안화가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맡을 역할은 중국 경제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지에 달렸으며, 결국 위안화 국제화 목표 뒤에 중국 국내 경제의 개혁과 전환이 숨은 어젠다로 자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도입이 제한된 것은 중국이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거나 자본계정을 개방해 자유로운 자본유출입을 허용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자본유출입과 환율의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독특한
방식을 선택했다. 2000년대 중반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입 제한을 완화했지만 통제되고 점진적인 방식이었다. 이런 과정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계속됐다.

정부 노력으로 2014년 하반기까지 중국의 대외교역의 3분의 1 정도가 위안화로 이루어졌다. 또 이 시점까지 위안화는 전 세계 지급결제시장의 2%까지 차지해 비록 비중은 낮지만 그래도 세계 6대 지급결제통화에 올랐다. IMF의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2% 정도가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이다. 35개 중앙은행들이 중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위안화의 성장은 주춤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의 급격한 '붐앤부스트' 주기가 발생했으며, 늘어나는 부채와 금융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요 통화별 일일 환율 거래 비중 <자료=국제결제은행(BIS)>

프라사드 교수는 중국은 금융시장을 강화하는 것이 경제 발전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자국 통화의 지위를 높이는 것으로 국내 개혁에 대한 반대 무기로 활용하는 일종의 '트로이 목마' 전략을 제시한다. 통화의 국제적 역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개혁은 통화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가와 무관하게 결국 중국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자본계정 개방과 변동환율제 도입 등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들 상당수는 잘못 다루어질 경우 중국 경제와 금융 안정성을 다수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도 있는 점을 인정했다.

◆ 또 한 번의 전환기

국제 금융시장은 또 다른 변화의 시대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교역과 금융시스템을 뒤흔드는 정책 기조를 꺼냈다. 국제무역기구(WTO) 질서보다 국내법과 이익을 우선할 것이라는 점과 함께 '수퍼 301조 발동' 카드와 환율조작국 지정 위협 카드도 선보였다.

때마침 올해 중국 양회(兩會; 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외환정책 문구가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인대 기조연설에서 앞서 3년 동안 반복해서 언급해 온 "위안화 가치를 적절하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대목을 삭제했다.

올해까지 계속되는 위안화의 평가절하와 자본유출 압력에 시달려 온 중국 지도부가 사실상 위안화의 추가 약세나 자본 유출을 감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에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까지 꾸준히 금리인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챔피언"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보인 것이 이번 문구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리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위안화 환율이 더욱 자유화되고 글로벌 화폐시스템 내에서의 안정적인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목표를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 '안정적'이라고 언급한 환율 수준은 연간 상하 3% 범위로 풀이되지만, 최근에는 그 범위를 이탈했다. 중국은 일일 환율변동폭을 상하 2%로 묶고 있는데, 이는 공식적으로는 관리 변동환율제라고 하지만 준 고정환율제로 읽힌다. 미국 달러화 대비로 위안화 값은 지난 2013년 2.8% 강세를 보인뒤 2014년에는 2.5% 하락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당국의 일시적인 2% 평가절하 단행과 함께 연간으로 4.7% 추가적인 약세를 보인 뒤 2016년에는 7%나 평가절하됐다.

2015년 중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함께 2016년까지 성장률이 1990년 이후 가장 낮아진 상황에서, 엄격한 자본통제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 압력이 거셌다. 인민은행(PBoC)은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1조달러가 넘게 외화를 사용해야 했다. 4조달러가 넘었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올해 1월 말 현재 2조9980억달러까지 줄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국제부장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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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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