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산업

속보

더보기

[중국 CEO] ‘희비’ 엇갈린 중국 재계총수 10인 경영 성적표(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17일 오후 5시3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배상희 기자] 과거 거대한 시장과 값싼 노동력으로 대변됐던 중국의 경쟁력은 이제 중국 대표 기업과 브랜드, 그들의 기술력으로 입증된다. 스마트폰 업계 강자로 떠오른 화웨이를 비롯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야디(BYD), ‘드론의 제왕’으로 전세계 하늘을 점령한 다장(大疆∙DJI)까지.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을 키워가는 중국 기업들은 전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차이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탄생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역할이다. 지난해 일부 기업 대표들은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빛나는' 금자탑을 세운 반면, 일부는 뜻하지 않은 장애물에 부딪치거나 부족한 역량으로 '암울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과 그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지난 한 해 경영 성적표를 상∙하로 나눠 조명해본다.

◆ 상하이자화 셰원젠 ‘기업 실적악화에 쓸쓸한 퇴장’

셰원젠(謝文堅) 상하이자화 대표. <사진=바이두>

119년의 전통을 가진 중국 대표 화장품 브랜드 상하이자화(上海家化)는 지난해 업적과 주가 하락의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이와 함께 셰원젠(謝文堅) 상하이자화 대표는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까지 상하이자화의 2016년 재무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업수익은 53억위안으로 전년도(58억4600만위안) 대비 소폭 줄어들고, 순이익은 2억2600만위안으로 전년도(22억1000만위안) 대비 9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실적 악화의 대가는 컸다. 지난해 11월 셰 대표는 취임 3년만에 상하이자화 총수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뒤를 이어 중국 최대 제지그룹 빈다(Vinda, 維達) 집행이사 겸 수석집행관으로 재직했던 장둥팡(張東方)이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상하이자화는 중국 본토 화장품업체 최초로 A주에 상장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외자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상하이자화는 류선(六神), 메이자징(美加凈) 등 다양한 브랜드를 양산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거원야오(葛文耀) 이사장이 대주주 핑안신탁과 불화에 휩싸이며 퇴임을 하고, 존슨앤존슨 메디컬컴퍼니 중국 대표였던 셰원젠을 대표로 영입한 이후부터 상하이자화의 위기가 시작됐다.

2013년 취임 당시 셰 전 대표는 2018년까지 판매수익을 120억위안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상하이자화가 거둬들인 수익은 목표치의 3분의 1에 불과한 42억8700만위안에 그쳤다. 시장 투자자들은 실적악화의 원인이 셰 회장의 경영방식에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계 회사 출신인 셰 회장과 임원진이 중국 기업 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독자적인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 디디추싱 청웨이 ‘우버 삼키고 고속질주, 정부 규제로 급제동’

청웨이(程維∙35) 디디추싱 대표. <사진=바이두>

중국의 대표적인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청웨이(程維∙35) 대표는 지난해 동종업계 세계 1위인 우버의 중국법인을 인수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판 우버’의 꼬리표를 과감히 떼어버린 디디추싱은 우버차이나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 중국 대표 차량공유 업체로의 입지를 굳혔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우버차이나를 인수한 이후 93.1%까지 시장 점유율을 높였으며, 기업가치 400억달러의 데카콘기업(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했다.

순탄하기만 했던 디디추싱의 고속질주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규제책으로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대도시에서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기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후커우(戶口·호적)를 소지해야 한다는 규제로, 디디추싱 소속의 1500만명에 가까운 기사들이 자격을 부여 받지 못하게 된 것.

하지만, 디디추싱은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뛰어들며 전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며, 자율주행차 시장 및 해외시장 진출의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 설립한 연구소는 AI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자의 운전 및 보안시스템 연구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최근 청 대표는 교통 혁명을 선도하는 세계적 과학기술 회사가 되는 동시에, 스마트 교통 서비스 제공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올해의 목표도 제시했다.

◆ 메이쭈 황장 ‘화웨이∙비보∙오포 경쟁력에 빛 바래’

황장(黃章∙41) 메이쭈 대표. <사진=바이두>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메이쭈(魅族) 황장(黃章∙41) 대표에게 있어 2016년은 화웨이, 오포(OPPO), 비보(VIVO) 등 중국 동종업계 브랜드에게 큰 도전을 받은 한 해였다. 

지난 한 해 메이쭈의 스마트폰 판매실적은 양호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200만대로 전년도(2000만대)와 비교해 10% 정도 증가했다. 현재 메이쭈의 자체 운영체제인 플라이미(Flyme) 이용자 규모는 5000만명으로, 핵심 부가가치 서비스 수익 창출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높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메이쭈는 지난해 상반기 3억400만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경영 목표로 ‘안정성장, 이윤창출, 기업공개(IPO) 추진’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지난 2015년 기록한 적자를 수익창출로 전환하고, 2017년과 2018년에는 완전한 흑자를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메이쭈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화웨이, 삼성과 애플을 밀어내고 중국 시장을 접수한 오포와 비보 등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종업체들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메이쭈는 지난 2003년 6월 MP3 플레이어 제품을 출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6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이후 2009년 첫 번째 스마트폰인 M8를 정식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나선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알리바바로부터 6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 받으며 또 한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2015년 메이쭈는 전년대비 350% 증가한 2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음에도, 1년간 10억3700만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 완커 왕스 ‘경영분쟁 1년 후 남겨진 씁쓸한 승자’

왕스(王石∙66) 완커 회장. <사진=바이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Vanke)의 설립자 왕스(王石∙66) 회장은 지난해 바오넝(寶能) 그룹 야오전화(姚振華∙48)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연일 언론매체에 등장한 인물이다.

‘완커-바오넝의 전쟁’(萬寶之爭)으로 불린 이 싸움은 지난 2015년 12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바오넝그룹 계열사는 완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완커 총 지분의 22.45%를 보유하게 됐고, 기존 최대 주주였던 화룬그룹(華潤集團, 지분 비중 15.29%)을 제치고 최대 주주 자리로 올라섰다. 하지만, 왕 회장이 ‘백기사’(M&A를 막으려는 우호주주 세력)와 함께 야오 회장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맞서면서, 완커의 최대주주 자리를 사이에 둔 1년여간의 싸움이 시작된다. 

완커와 바오넝을 비롯해 헝다(恒大)그룹, 안방(安邦)보험 등이 뛰어들며 혼전(混戰) 양상을 보였던 이 전쟁은 결국 완커의 제2대 주주였던 선전메트로(深圳地鐵)의 승리로 끝이 났다.

완커 경영권 분쟁의 결말은 이러하다. 올해 3월 16일 완커그룹의 3대 주주였던 헝다그룹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완커의 표결권 지분 15억5300만주(약 14.07%)를 선전메트로에 1년간 양도하기로 했고, 선전메트로는 앞서 화룬그룹으로부터 받은 15.31%의 지분을 포함해 총 38.4%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25.4%의 지분을 보유한 바오넝을 제치고 최대 주주가 됐다.

왕 회장은 결국 바오넝그룹으로부터 최대주주 자리를 수호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1년간 이어진 경영 싸움으로 인해 큰 도전과 위기를 맞이했다. 우선 지난해 6월 왕 회장을 비롯한 이사 12명은 바오넝그룹 주최 주주총회를 통해 전원 해고될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21일 기준 선전증시에 상장된 완커A는 한달 만에 1000억위안(약 16조4700억원)의 시총이 증발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부동산 시장 활황 속에 완커의 전체 매출실적은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달성한 매출액은 2629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43.7% 증가했다. 영업수익과 순이익 또한 1170억5000만위안과 82억6000만위안으로 각각 47.1%와 20.5% 늘었다. 

◆ 바오넝 야오전화 ‘눈 앞에서 승기 뺏긴 기업사냥꾼’

야오전화(姚振華∙48) 바오넝그룹 회장.<사진=바이두>

선전(深圳) 소재 부동산 개발업체 바오넝(寶能)그룹의 야오전화(姚振華∙48) 회장은 ‘완커-바오넝 전쟁’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야오 회장이 ‘기업사냥꾼’으로 이름을 알린 것이 바로 완커 경영권 분쟁을 통해서다. 그는 지난 2015년 막대한 자금을 빌려 완커의 주식을 대거 매집, 22.4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부를 축적해온 야오 회장은 완커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던 지난해 더욱 많은 재산을 늘리며 기업사냥꾼의 면모를 발휘한다.  

지난해 후룬(胡潤)이 발표한 2016년 부호순위에서 야오 회장은 1150억위안의 자산을 보유해 왕젠린 회장 일가, 마윈 회장 일가, 마화텅 텐센트 회장에 이어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완커 최대주주의 지위를 쟁탈함과 동시에 막대한 자산까지 축적하며 승승장구해온 야오 회장은 바오넝그룹 산하 첸하이생명(前海人壽)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위법거래 행위로 제제를 받으면서 제동이 걸린다. 당시 보험 당국은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보험자본을 규제한다는 명목 하에, 첸하이생명의 유니버셜보험 판매와 3개월 내 새로운 상품 등록을 금지시켰다.

최대 수익원인 유니버셜보험에 대한 판매 규제 조치가 내려지면서 첸하이생명은 큰 타격을 입게된다. 지난 2013~2015년까지 전체 보험금 중 유니버셜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7.3%, 90.3%, 77.7%으로 대부분의 수익은 유니버셜보험을 통해 창출됐다. 완커 지분 인수금 또한 첸하이생명 보험금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올해 2월 중국 당국은 첸하이생명 회장직을 맡고 있던 야오 회장에게 10년간 보험업 진출 금지라는 제제를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본시장의 큰 악어'(資本大鰐, 공격적인 투자로 큰 돈을 버는 금융시장의 큰 손)로 불리던 야오 회장에게 이 같은 처벌이 내려진 이후부터, 완커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이미 결론이 난 것이라고 평한다. 올해 3월 야오 회장은 결국 첸하이생명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야오 회장은 지난 1997년 선전(深圳)에서 바오넝 그룹의 전신인 야채 도매상 신바오강(新保康) 실업으로 창업의 길에 들어선다. 2000년 바오넝그룹을 설립한 이후 수년간 부동산, 물류, 소액대출, 교육, 의료, 농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특히, 2003년 국유기업인 선예(深業)물류의 지분 40%를 매입한 뒤, 3년 뒤인 2006년 기업분할로 거액을 챙기면서 적대적 M&A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사진
[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