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컬처톡]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은 있다…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황수정 기자]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은 있다. 그것이 엄청난 것일 수도, 혹은 아주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가치만큼은 제3자가 섣불리 평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누군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무시하거나 짓밟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지난 13일 개막한 서울시극단 창작극 '옥상 밭 고추는 왜'는 재개발을 앞둔 단독빌라 옥상 텃밭 고추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현자(고수희)는 옥상에 광자(문경희)가 키우는 고추를 과할 정도로 많이 따고, 그에게 폭언을 해 쓰러지게 만든다. 이를 알게 된 현태(이창훈)가 분노해 문제제기를 하고, 모두가 외면할 때 동교(유성주)만이 그를 돕는다.

작품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일상으로 시작한다. 누군가는 출근 때문에 정신없고, 아침잠을 방해받은 누군가는 한가득 짜증을 안고 차를 빼러 가고, 누군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이른 아침 나선다. 반면 누군가는 빌라 앞 벤치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떨거나, 커피를 나눠 마시며 이런 풍경을 지켜본다. 많은 사람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다양한 군상을 선보이는데, 다소 산만한 감이 없지 않지만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짐작케 한다.

옥상 밭 고추는 갈등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 광자를 쓰러지게한 현자의 행동에 현태는 동교의 도움을 받아 사과를 받기 위한 시위를 벌인다. 각자의 삶을 살던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혹은 화를 내게 된다. 물론 모든 것을 무시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모두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행태. 내 삶이 더 지치고 힘들기에 남의 아픔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는 변명, 오지랖 떨지 말고 본인 앞가림이나 잘 하라는 조롱, 사실보다는 그저 친분에 의한 선동 등 너무나 현실적이라 가슴이 아프다.

사실 현태의 분노는 관객 또한 쉽게 공감하기는 힘들다. 물론 사람이 쓰러진 것은 안타깝고, 현자의 언행은 잘못되었다고 인정하지만, 현태처럼 마을을 들쑤실만큼 분노할 일인가 싶다. 그러나 곧 그동안 우리도 불합리에 익숙해졌고, 습관처럼 타인에 대한 무관심으로 지내왔음을 깨닫게 만든다. 현태가 부르짖는 '사과'는 결국 우리 모두 더불어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의이자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인 것이다.

현자는 "별 것도 아닌 것들이 별 일도 아닌 걸로"라며 분노한다. 반면 현태는 "누군가에게 고추는 삶의 희망"이라고 외친다. 이들의 대립은 현태와 동교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어떻게든 결말을 맞는다. 다만 그 방법이 광자에게 했던 현자의 폭력적 방법과 다를 바 없고, 그 심정이 너무나 이해가 되기에 오히려 씁쓸함을 안긴다. 옥상 위 오열하는 현태의 엔딩 역시 같은 맛을 남긴다.

대립하는 두 주인공 현태 역의 이창훈과 현자 역의 고수희의 연기는 단연 눈에 띈다. 연습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창훈은 누구보다 박수받아 마땅하다. 서울시극단과 처음 공연하는 고수희는 매몰차고 자기중심적인 캐릭터를 너무 밉지 않게, 누군가의 엄마 혹은 이웃을 떠올릴 수 있게 훌륭히 소화한다. 그 외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웃음을 주거나 눈물을 자아낸다.

이번 작품은 김광보 연출과 장우재 작가가 11년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작가의 공감 가득한 대사는 물론, 대본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무대와 연출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빌라 앞 마당과 빌라가 겹쳐 보이고, 복도와 옥상을 오르내리는 계단도 그대로 노출되면서 답답함을 줄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의 부제는 'Ethics(윤리) vs Morals(도덕)'이다. 장 작가는 "도덕은 사회 전체가 유지되기 위한 거라면, 윤리는 개인이 스스로 정하는 기준"이라고 전했다.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 건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작품이 끝나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작품은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세종문화회관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강의구, 1심서 실형…법정 구속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사후에 만들고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강 전 실장은 증거 인멸과 도망을 우려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박옥희)는 28일 오후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공용물 손상,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후 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05.28 photo@newspim.com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후인 2024년 12월 6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전에 부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처럼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후 문건은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 순으로 서명이 이뤄졌고, 강 전 실장 사무실에 보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내란 혐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한 전 총리로부터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라는 말을 듣고 해당 문건을 파쇄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사후에 작성된 계엄 선포문이 허위 공문서에 해당하며, 강 전 실장에게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적법성을 증명하고 계엄 선포문 표지가 공개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작성한 이상 (문서) 행사의 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 계엄 선포문 파쇄와 관련한 공용서류 손상·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문서 보관 행위만으로는 해당 문서의 신용을 해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허위 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고위 공무원으로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올바르게 보좌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엄중한 상황에서 윤석열 등의 서명을 받아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윤석열의 사전 지시가 없었는데도 계엄 선포문의 표지 형식을 작성하고 윤석열 등의 서명을 받아 각 범행의 주요한 실행행위를 담당했다"며 "피고인의 직위와 역할을 비춰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선고 이후 증거 인멸 및 도망 우려 등으로 강 전 실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다 인정하고 법리적으로 다퉜고 증거, 증인에 대해서도 동의했다"며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 달라"고 했다. 강 전 실장도 "저는 증거 인멸과 도주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다투고 있고 1년 6개월이라는 가볍지 않은 형이 선고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hong90@newspim.com 2026-05-28 15:27
사진
신네르, 롤랑가로스 2회전 탈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하던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1위)가 파리의 가혹한 폭염과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이 물거품됐다. 신네르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 56위 후안 마누엘 세룬돌로(24·아르헨티나)에게 세트 스코어 2-3(6-3, 6-2, 5-7, 1-6, 1-6)으로 대역전패했다. 톱시드를 받은 선수가 이 대회 3라운드 이전에 탈락한 것은 2000년 안드레 애거시(미국) 이후 무려 26년 만이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신네르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 경기 중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경기 초반은 신네르의 독무대였다.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1, 2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3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1까지 달아나며 완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파리의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심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을 느낀 신네르는 급격한 체력 저하와 함께 다리 경련 증세를 보였다. 코트를 떠나 메디컬 타임아웃까지 요청했으나 한 번 무너진 몸은 회복되지 않았다. 신네르가 중심을 잃자 세룬돌로는 끈질긴 수비와 집요한 톱스핀 샷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몸이 굳어버린 신네르는 마지막 20게임 중 단 2게임만 따내는 빈공 속에 급격히 무너졌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인디언웰스, 마이애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로마까지 'ATP 마스터스 1000' 시리즈 5개 대회를 연속 석권하며 30연승을 달리던 신네르의 무패 행진도 허무하게 마감됐다. 지난해 파리 마스터스 우승을 포함하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의 중단이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신네르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최근 많은 경기를 치르며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고 아침부터 몸이 무거웠다"며 "3세트 이후 에너지가 완전히 떨어지며 흐름을 잃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대어를 낚은 세룬돌로 역시 "그에게 정말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히 운이 따랐고 신네르가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번 이변으로 지난 2024년 호주오픈을 기점으로 이어져 온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의 '메이저 독식 체제'는 잠시 멈추게 됐다. 지난 9개의 메이저 대회를 양분했던 알카라스가 손목 부상으로 대회 전 기권한 데 이어 신네르마저 조기 탈락하며 롤랑가로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세룬돌로가 28일(현지시간) 2026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 인사하고 있다. 2026.5.29. psoq1337@newspim.com 번번이 이들에게 밀렸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통산 25번째 메이저 우승 대기록 도전과 메이저 대회 준우승 단골이었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캐스퍼 루드(노르웨이) 등 강자들의 왕좌 탈환 경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특히 조코비치가 이번에 정상에 오르면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psoq1337@newspim.com 2026-05-29 08:0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