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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어떤 음악.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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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오페라 <돈지오반니>를 최근에 관람했다. 라벨라 오페라단의 공연 작품이다. 작년의 <안드레아 셰니에> 이후의 기획으로 <안드레아 셰니에>가 혁명을 다룬 반면에 인간의 색욕과 사랑을 다루었다. 역사적이며 사회적으로 스펙트럼을 넓게 펼친 이후에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점에서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인다.
나는 음악 전문가도 아니고 오페라 전공자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음악 전반을 내 나름의 상상력으로 훑어가보는 중이다. 그 상상력의 바다에 콜럼버스의 약탈선도 띄워보고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흘러온 노예선, 시리아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비극의 난민선 등등을 띄워보는 것이다. 상상력이 주된 것이며 전문성에선 미흡할 것이다. 그것은 독자와 전문가들의 몫이다. 그런 분들이 나의 이 자그마한 찰흙에 알찬 내용을 보태고 더 큰 세계로 확장시킨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인문적 담론이 보다 생생한 흐름을 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를 쓰고 있다.

집필 의도를 다시 간단히 말했는데 원점으로 돌아가자면 오페라는 서양의 클래식에 기원을 둔다. 클래식의 원조로 통상 바흐를 치는데 바흐 이전엔 종교 음악이 유행했다고 한다. 오페라의 기원 역시 종교극이었다. 당연한 듯 생각되는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해보자.
저번주에 쓴 수필의 논리를 빌자면 만약 유럽이 정교 분리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클래식이 나올 수 있었을까. 즉 유럽의 클래식은 그 지역의 특색인 정교 분리와도 연관이 있는 걸까.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흐가 태어난 해는 1685 년이다.
데카르트는 1596 년에 태어났고 칸트는 1724 년생이다. 바흐는 그 중간쯤인 것이다.
데카르트는 중세를 깨고 근대 철학을 연 선구자, 칸트는 근대 철학을 완성시킨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에 대한 비판도 있다. 그것에 대해선 다른 기회에 썰을 풀기로 하고 주류적인 패러다임을 따라간다면 데카르트와 칸트는 서양 철학사에서 중심적인 인물들이다. 바흐가 태어나 클래식을 열어간 시대는 그 사이라는 말이 된다. 바흐가 살아간 1685에서 1750 년에 이르는 시대는 철학사적으로 이처럼 근대화의 면모가 드러나던 시대였고 정치 사회적인 면에서도 유사했다.
바흐가 태어나기 37 년 전인 1648년에 유럽은 삼십년 간의 악몽같은 종교 전쟁을 마무리하고 베스트팔렌 조약을 통해 근대 국가 개념으로 거듭난다. 바흐가 죽은지 39 년 후인 1789년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 또다른 격동을 거친다. 바흐는 그 과도기를 살아간 것이다.
바로크 시대와 겹쳐지는 그 시기에 바흐는 궁정 악자로서 급료를 받으며 작곡을 했다. 당시의 음악가들의 사정이 그러했다. 그 이전의 종교음악에서 탈피는 했으나 생활까지는 음악가라는 타이틀을 갖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직업적인 음악가로는 베토벤이 최초가 된다. 베토벤은 1770 년에 태어나 1827 년까지 산다.

다시 말하자면 바흐가 활동하던 시기는 종교 전쟁이 마감된 이후에 정교 분리가 더욱 활성화되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흐의 클래식 뿐 아니라 바흐라는 토대 위에서 생겨난 그 이후의 클래식 음악 전부가 이 틀과 연계되었다는 사실은 당연한 듯 보이지만 세계사 전반으로 볼 땐 낯선 것이다.
그 시기에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 클래식같은 장르는 없었다. 유럽보다 선진적이었으나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급격히 밀려버린 중동에선 밸리 댄스나 수피춤 등에 걸맞는 민속음악 류가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유럽을 제외한 지역 모두가 이 비슷한 상황이었을 것이고 그것이 당시의 보편성이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서양의 클래식은 유럽 문명이 정교 분리를 비롯한 특수성들을 구체화시키고 확장시켜가는 과정에서 그러한 사회 변동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생성되어간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들의 음악도 그곳들의 사회 변동과 연계될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사회 변동과 그에 따른 제도 변천은 다른 지역들과 달리 극적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그런 상관 속에 주옥 같은 클래식 음악이 빚어진다. 그리고 진화한다.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만, 브라암스 같은 거장들의 음악이 우리의 삶에 아름다운 무늬를 새겨놓았다.

바그너는 그렇게 흘러간 클래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변모시킨다. 그의 <니벨룽겐의 반지>는 나흘간이나 공연된다. 그의 음악은 오페라와 차별화되는 악극이라고 해서 웅장한 스케일에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니벨룽겐의 반지>의 일부인 <발퀴레>를 유튜브로 보았는데 기괴한 표정과 그로테스크한 선율로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른다. 극단적으로 연극적이며 실험적이다.
20 세기에 접어들어 쇤베르크는 더욱 극단적인 실험성을 보인다. 그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역시 유튜브로 보았는데 선율의 흐름이 또달리 이질적이다. 내겐 요상하게도 살바도르 달리의 흘러내리는 형상의 <시계>가 연상되었다.

나는 그 상상이 과연 맞는 것인지 검색을 해보았다. 쇤베르크는 살바도르 달리보다 한 세대 이전의 사람이다. 살바도르 달리는 20 세기 초반을 풍미한 초현실주의의 중심에 선 화가이다. 쇤베르크가 초현실주의와 관련이 있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봤을 때 나는 무릅을 칠뻔 했다. <달에 홀린 피에로>가 벨기에의 시인인 ‘알베르 지로’의 초현실주의 시를 가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눈으로 마실 수 있는 술을, 넘치는 바닷물결 위에서 달은 폭음한다’ 가사의 일부이다. 그리고 그 곡의 악보엔 그 이전에 없는 기호가 쓰여졌다. 그 노래의 가사는 달에 취한 피에로의 대사답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 소리도 아니다. 말하는듯한 노래 소리이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쇤베르크는 신생 기호마저 만든 것이다.
들뢰즈의 명저인 <천 개의 고원>엔 기괴한 악보의 그림이 실려 있다. 실바노 부소티가 그린 것으로 도저히 연주할 수 없는 악보이다. 들뢰즈의 철학 개념 중에 리좀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압축적으로 은유하는 이미지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것이 쇤베르크의 그 기이한 악보에 뿌리를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럴 가능성이 있음이 실바노 부소티는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존 케이지의 영향을 받은 음악인이다. <4분 33초>라는 제목의 존 케이지 음악은 현대 음악의 신호탄 같은 것이다. 서양 음악에서 상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무대에 피아노가 있고 연주자가 올라간다.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지 않는다. 순전히 침묵으로만 4분 33초가 지나간다.
연주를 제거한 연주인 것이다. 그 아방가르드적인 퍼포먼스는 해괴한 동시에 다양한 해석을 품고 있는 열린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다.

20 세기에 일어난 일들이다. 물론 클래식은 이전에도 다른 장르와 접속하는 등 실험성의 연속이었다. 베토벤의 음악은 괴테의 문학과 호흡을 같이 하기도 하고 당대의 시대정신인 프랑스 혁명 정신과 궤를 같이 한다. 20 세기에 와서 그보다 강렬하고 다자적인 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미술, 문학, 철학, 영화 등등의 장르들과 극적으로 혼융된다. 현대 음악은 실험성이 극단화 되어 소음마저 음악으로 끌어들이는 경향마저 있다. 음악을 해체해 비음악의 세계로 산화되어 버리는 느낌도 있다. 클래식과 그러한 극단적인 퍼포먼스 사이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음악들이 생성되어 범람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바흐 이후 삼백년 정도에 걸쳐 있어났다. 그 이전엔 없던 움직임이며 유럽에서 생겨나 세계적인 보편성을 얻었다.
예술을 무위적 작위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자연이 무위이고 문명이 작위성이 강하다면 예술은 그 사이에서 그 양쪽을 침범하기도 하고 아우르기도 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다. 세계 전반의 예술 중에 음악 역시 그런 성격으로 말할 수도 있겠는데 클래식의 역사는 다른 지역의 음악의 역사보다 작위성에 더 비중이 있어 보인다. 왜냐하면 살펴봤듯이 서양의 클래식은 정교 분리를 비롯한 유럽의 사회 변동, 즉 문제들이 발생하면 그에 대해 해부, 연구, 관찰, 모색, 도전, 실패, 재도전 등등의 적극적인 제도화 내지 변혁 즉 작위적 운동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탄생되고 생성되어나갔기 때문이다.

서양의 클래식 역시 처음엔 지엽적이었다. 그러다가 보편성을 획득해 나간 것이다. 그 과정을 피상적으로라도 살펴보자는 것이 이 글의 취지 중의 하나이다. 그러한 맥락과 배경을 볼 때 클래식은 음악이라는 더 큰 범주 속에 입체적으로 더 잘 보일 것이다. 물론 이런 외적인 면 못지 않게 클래식 작곡가들의 불멸의 예술혼, 사상, 시대 정신, 취향, 새로움에 대한 강박 내지 도전, 실험성 등등의 내적인 면이 중요하다. 바로 그러한 면이 클래식을 음악의 정수로 빚어낸 힘이다. 그러한 것을 유럽 특유의 맥락과 비교문화적인 관점의 입체성 속에 밝히는 것이 클래식을 좀더 깊게 이해하는 길인 것 같다. 클래식이 세계적인 문화 자산이 된 것과도 관련되는 문제일 것이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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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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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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