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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갑질 이제 그만]②여전한 폭언·인격모독...감정노동자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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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고객 '갑질' 계속...고성부터 폭언, 성희롱까지
정부·기업 대응 나섰지만...감정노동자, 지속적 고통 호소
"감정노동자 44% 우울감 경험, 자살 고위험군 18%"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반년 전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방망이질 치듯 뛴다. 당시 마트에서 구매한 물건에 하자가 있다며 소리 지르며 따져 묻던 한 중년 남성 고객은 일순간 A씨를 향해 손을 뻗쳤다. 남성 고객은 “당신 이름 좀 보자”며 A씨의 왼쪽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잡아 당겼다. A씨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남성 고객의 손이 자꾸 떠올라 한달가량을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지금도 A씨는 근무 중에 당시 남성 고객과 비슷한 생김새를 지닌 고객을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 “대기업이면서 이런 것도 안 해줘? 이런 것도 못하니까 상담사나 하고 있지.” 대기업 콜센터에 10여년 째 재직 중인 B(39)씨가 고객에게 비일비재하게 듣는 말이다. B씨는 최근 대놓고 욕설을 퍼붓는 고객은 줄었지만 상담사를 비하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감을 주는 고객을 자주 접하게 됐음을 체감한다. 지난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면서 여러 기업이 콜센터 안내음에 욕설과 폭언 등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는 상담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말은 겉모습만 바꾼 채 횡행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로 꼽히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고객의 폭언과 성희롱 등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이 도마에 오르고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대형마트 모습 [뉴스핌DB]

감정노동자는 고객을 응대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고객의 감정에 맞추는 노동자를 일컫는다. 감정노동자를 향한 일부 소비자의 ‘갑질’과 이로 인한 피해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왔다.

앞서 지난해 11월 울산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봉투째 직원 얼굴에 집어던지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지난해 7월 경기도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이 피부에 맞지 않는다며 점원에게 욕설을 하고 화장품을 던진 고객이 형사처분을 받았다.

2015년에는 부천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직원의 안내를 무시하고 무릎 꿇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3년 한 고객은 3개월에 걸쳐 콜센터에 1600차례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게 욕설과 음담패설을 일삼다 체포되기도 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유통사업장 노동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유통 사업장 114곳 3470명의 매장 종사자 중 61%는 고객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 등을 경험했다. 전체 응답자 중 89.3%는 강압에 의한 감정표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감정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10여 년 전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텔레마케터 인권상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텔레마케터의 74%가 ‘감정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7%는 ‘언어를 통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감정노동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와 기업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노동자가 폭언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고용주가 보호와 예방 조치를 마련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일부 기업도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고, 콜센터에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는 음성을 공지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고통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감정노동 재발방지책이 마련되면서 과거에 비해 고객 갑질의 수위가 낮아진 측면은 있지만, 현장에 만연한 감정노동을 근절하기에는 멀었다는 평가다.

B씨는 “감정노동 문제가 과거에 비해 널리 알려지면서 욕설이나 음담패설을 하는 고객은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면서도 “상담사라는 직업 자체나 노동자 개인을 하대하는 발언은 아직도 빈번하다. ‘네가 그 정도밖에 못 하니까 상담사나 하고 있지’ ‘서비스업 노동자면서 그딴 식으로밖에 못 배웠냐”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감정노동의 고통은 노동자들이 겪는 각종 질환으로 나타난다. 지난 3월 안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 연구팀이 감정노동자 489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4.1%가 우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5.5%는 불안감을 느낀 경험이 있었고 자살 고위험군은 18.2%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마트 고객센터에서 근무중인 C(55)씨는 “고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폭언을 하는 자리에선 직원들은 담담히 대응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끝나고 나면 가슴이 뛰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불면증을 겪는 동료도 있고, 다들 마음 한켠에 ‘또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고객이 나타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밝혔다.

감정노동자들은 고객의 폭언과 폭행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한층 체계적인 시스템과 감정노동자를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C씨는 “마트에서 일한다고 해서 낮잡아 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 삶을 열심히 사는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국가와 기업이 함께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법과 규정을 만들어 나가고 이에 대한 홍보를 해서 감정노동자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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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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