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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하여' 제니 홀저가 한글로 전한 '여성'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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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 프로젝트
11월 23일~2020년 7월 5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당신을 위하고, 또 당신을 위하고 당신을 위해 탄생한 제니 홀저의 LED 작품 '당신을 위하여(FOR YOU)'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소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커미션 프로젝트 '당신을 위하여:제니 홀저'를 오는 2020년 7월 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과 과천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방문한 작가 제니 홀저 2019.12.04 89hklee@newspim.com

제니 홀저(69)는 40여 년간 텍스트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 정치적 주제를 다뤄온 세계적인 개념미술가다. 2017년부터 약 3년간 진행된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서울관 내 서울박스와 로비, 과천관 야외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1970년대 후반부터 격언, 속담 혹은 잠언과 같은 형식으로 역사 및 정치적 담론, 사회 문제를 주제로 텍스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티셔츠, 모자, 명판 등과 같은 일상 사물에서 석조물, 전자기기, 건축물, 자연 풍경 등에 언어를 투사하는 초대형 프로젝션까지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공공장소에서 대중에 메시지를 전해왔다.

텍스트는 제니 홀저의 작품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그가 '텍스트'로 작업한 이유는 대중이 스스로 해석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찾은 작가는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텍스트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제니 홀저는 "개인적으로 추상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끔찍하게 실패했다. 그런 이유도 있고 동시에 명확하게 드러나는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었다. 추상화와 명확한 콘텐츠 사이에 타협점을 찾지 못해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언어에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언어는 타인과 직접적으로 의사소통하는데 항상 사용되는 매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Exhibition view_MMCA Commissioned Project FOR YOU -Jenny Holze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9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2.04 89hklee@newspim.com

서울박스에는 최초로 국문과 영문 텍스트를 함께 선보이는 로봇 LED 사인 '당신을 위하여'(2019)가 설치돼 관람객 시선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길이 6.4m의 직사각형 기둥의 네 면을 둘러싼 LED 화면 위로 작가가 선정한 문학 작품들의 텍스트가 흘러간다.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 등 현대 문학가 5명의 작품이 글귀로 나타난다. 다섯 작가의 글귀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30분이며, 글귀의 속도가 빨라지고 느려지는 등 움직임이 일어나는 시간은 총 7시간30분으로 시스템화돼 있다.

'당신을 위하여'는 김혜순의 '죽음의 자서전' 속 '동명이인', 위안부 사건과 관련해 시집을 쓴 에밀리 정민 윤의 '일상적인 불행',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등장한 글귀로 역사적 비극, 재앙 혹은 사회적 참상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이들의 생각을 추적한다.

제니 홀저는 "저는 '나를 걱정하게 하고, 타인을 걱정하게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그 걱정거리가 가슴에 어떻게 중심을 잡는지 이야기하는데, 저에게는 그게 '여성'이었다. 착취당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낼 수 없지만 액션을 해야하는 대상들, 그리고 여성을 택해 이를 주제로 삼고 작업했다"고 언급했다.

16.5m 높이 천장에 매달린 이 작품은 1층에서 바라볼 때와 서울박스 안에서 볼 때 이미지가 각각 다르다. 즉, 관람자가 능동적으로 작품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FOR YOU, 2019_Exhibition view_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2019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2.04 89hklee@newspim.com

제니 홀저는 "관람객이 갤러리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공공역역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돼 의미가 있다. 텍스트가 오르락내리락 움직이는데 이는 의도한 것"이라며 "제 작품에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한 문장이 다른 문장을 따라잡는 듯한 움직임은 관객 시선을 집중시켜 소재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컬러도 바뀌고 움직임도 달라진다. 공간이 어두워지면 더욱 재미있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뭣보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니 홀저가 제작한 최초의 한글 작품이라 의미를 더한다. 제니 홀저는 한글의 미학적 매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솔직히 한글에 무지했다. 그럼에도 한글을 쓸 때 영어 알파벳과 어떻게 다른지 보게되니 제게 이미지로 다가왔다"며 "영어의 알파벳 글자 자체가 추상이 있다면 한글은 그 자체로 사진, 그림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최초의 인간이 뜻을 전달하고자 시도한 도구가 픽토그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글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원형을 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관 로비에는 그가 언어를 매체로 탐구하기 시작한 초기 작품 '경구들'(1977~1979)과 '선동적 에세이' 포스터 1000장이 설치로 구현됐다. 이 작품은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어조로 작성된 제니 홀저의 '선동적 에세이' 시리즈 25개 중 발췌한 문장 240개를 인쇄한 포스터다. 문장에는 주어가 없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읽는 사람의 주관적 해석이 동반된다.

영어판뿐 아니라 한국어판도 만들어졌다. 한유주(소설가, 번역가)를 비롯한 전문 번역가들이 번역에 공동 참여했고 안상수(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PaTI, 날개)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의 협업을 통해 홀저의 '경구들' 포스터가 최초로 한글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과천관의 석조 다리 위에는 작가가 선정한 11개의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을 영구적으로 새긴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미술관과 자연경관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이 작품는 관객들에게 일상의 쉼을 선사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Selections from Truisms (detail), 2019, Engraved stone railing_Text_Truisms, 1977–79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2.04 89hklee@newspim.com

제니 홀저는 1990년 4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을 대표하는 첫 여성 작가로 선정됐다. 같은 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뉴욕, 빌바오), 휘트니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 뉴욕7 월드트레이드센터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공공장소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1970~1980년대까지 주로 본인이 직접 작성한 13개 텍스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1990년대부터는 역사적이고 기록화된 자료를 차용해 작업했다. 2001년부터는 헨리 콜,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엘프리데 옐리네크, 안나 스위르 등 문학가들의 시와 산문을 차용해 작품을 제작했다.

2003년에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련된 기밀 해제 정부 문서, FBI(연방수사국) 이메일,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 혹은 역사적 비극에 희생된 피해자 증언 등을 작품의 텍스트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전 세계의 고통받는 개개인의 목소리, 증언을 수집하기 위해 국제인권감시단, 세이브 더 칠드런,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등을 포함한 비영리단체들과 협력했다. 지속적으로 특권층의 권력남용, 사회적 불평등, 소외된 이들의 슬픔, 소수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설치된 '당신을 위하여' 2019.12.04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에서는 '당신을 위하여'와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2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는 국립현대미술관 발전을 위해 2011년 발족한 경영인 모임으로 매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뉴미디어 작품 수집을 지원하고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 중인 제니 홀저가 최초로 한국어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전시"라며 "미술관 공간에 맞춰 특별히 커미션 제작된 작품들은 국내외 관객들에게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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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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