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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청와대 이전하면 그 자리에 고궁박물관 별관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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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개관 15주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우리가 방치한 조선왕실·대한제국 황실의 문화를 되살리는데 국립고궁박물관이 앞장섰다며 박물관 개관 15주년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후 청와대가 이전한다면, 그 자리에 고궁박물관 별관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궁중유물전시관(1992년)을 모체로 2005년 8월 국내 유일의 조선왕실 문화 전문 박물관으로 출범한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이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국립고궁박물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 비전을 발표하는 기념 행사가 13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역대 국립고궁박물관 관장 7명과 박물관 직원들도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정재숙 문화재청 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개관 15주년 기념행사 - 국립고궁박물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에서 개회사를 하며 박물관 개관 당시 특별전이 열렸던 백자 달항아리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0.08.13 alwaysame@newspim.com

유홍준 전 청장은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의 탄생과 의의'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유 전 청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의 15년 역사를 청장시절부터 지켜봐 왔다. 2004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재청장으로 역임한 그는 청장 부임 2개월 만에 2004년 11월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준비위원회를 설치했다. 청장 부임 전부터 궁중유물 전시관에 대한 아쉬움이 남달랐던 그는 청장직을 받으면서 고궁박물관을 기획하고 유물 정리를 시작했다.

유 전 청장은 "당시 석조전 궁중유물전시관의 전시는 1930년대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이왕직미술관 시절부터 소장한 유물들의 상태는 기자들에게 공개하기 힘들정도로 열악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의 지지로 국립고궁박물관 개관에 145억원이 투입됐다. 그때 문화재청의 예산은 2000억원대였다. 과거 팬과 작가로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은 2004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문화재청 청장으로 마주했다. 유 전 청장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장관이 유 전 청장에 6개 항목 중 꼭 하고 싶은 두 가지 항목을 선택하라 했고, 유 전 청장은 국립고궁박물관 개관과 문화재종합병원을 제안했다. 서울대학교 사학과 출신인 김병일 전 장관은 박물관 사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유 전 청장은 "IMF 속에서도 국립박물관 시설, 수장고 예산을 지원하고 큐레이터 30명 자리를 내준 것도 김 전 장관"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개관 15주년 기념행사 - 국립고궁박물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에서 박물관 탄생과 의의를 발표하고 있다. 2020.08.13 alwaysame@newspim.com

유 전 청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의 급을 국립민속박물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왕실 미술을 다루는 고궁박물관은 더 멋진 박물관으로 지어야 한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박물관 체제 속에서 여러 가지 급을 나누는데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립민속박물관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에 들어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장을 하면서 국립고궁박물관을 키워볼 생각을 했는데, 청와대를 이전하고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의 산하 혹은 별관으로 두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전하면 그 공간은 문화재청이 관리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국립고궁박물관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 전 청장은 박물관의 위상은 박물관 사람들이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박물관 전시와 관련해 큐레이터가 논문을 쓰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청장에 따르면 기재부에서는 큐레이터가 전시와 관련한 논문을 써도 이에 대한 원고비를 지불하지 않는다. 큐레이터가 아닌 대학 교수들이 전시 관련 논문을 쓰는 상황이다. 

그는 "핵심은 큐레이터가 교수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면서 "실물 경제는 이론 경제와 다르다. 그 프라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세계 유명한 사학 교수는 큐레이터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케네스 클라스, 마이클 설리반, 제임스 케일. 이들은 재미있게 이론을 전달한다. 이것이 이론경제와 실물경제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동영 국립고궁박물관 관장, 정재숙 문화재청 청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 청장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개관 15주년 기념행사 - 국립고궁박물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홍준 전 청장, 김동영 관장, 정재숙 청장. 2020.08.13 alwaysame@newspim.com

한편 이날 장남원 이화여대 박물관장은 박물관이 대중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큐레이터가 생각하는 왕실문화와 관람객이 바라보는 왕실문화는 다를 수 있다"면서 "19세기까지 왕실 문화를 이어온 유럽에의 관람객은 왕비의 예쁜 얼굴을 즐기고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을 사진 찍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실문화는 무겁고, 감히 건드리기 힘들다. 하지만 소비자가 남긴 데이터를 갖고 무엇을 스트리밍해야 하는지 박물관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재숙 문화재청장도 향후 국립고궁박물관의 미래에 기대를 표했다. 정 청장은 "그간 콘텐츠도 10만점 정도 늘어났고 전시 기술과 양, 그리고 함께 일한 분들의 마음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문화유산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세계적 미술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박물관을 보여줄 거다. 앞으로 고궁박물관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첨언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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