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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한계, 버틸 힘도 없다"…코로나 직격탄 여행업계 줄폐업·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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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관광업계의 침체기도 길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과 뱃길이 끊기자 면세점과 호텔업도 고민이 깊다.

지난 14일 이후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세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3단계가 검토중이다. 이에 정부는 불요불급한 외출이나 모임, 행사,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것을 당부하고 있어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관광업계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이제 한계점까지 도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 코로나로 타격입은 여행업계…면세점 폐점, 호텔업 파산 위기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빌딩에서 열린 여행업계 위기극복 간담회에 참석에 앞서 SM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2020.04.23 mironj19@newspim.com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진행한 '2020년 문화체육관광 동향조사' 결과 문화산업, 문화예술산업, 스포츠산업, 관광산업 중 관광산업이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관광산업이 대내외 이슈 발생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광산업 중 업종별로 BSI 지수의 하락세를 살펴보면 '여행사 및 관광운수업'이 전체 업종 중 가장 낮은 17.7(전분기 대비 62.1p 하락)으로 조사됐고 '관광쇼핑업'은 전분기 대비 가장 크게 하락(-63.6p)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입국 금지 및 제한 지침이 내려지면서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불가해지면서 공항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면세점 업계도 직격탄을 받았다. 결국 서울 시내에 위치한 중소·중견 SM면세점은 지난 4월 말 영업을 중단했고 인천공한 제1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의 매출은 60~70% 감소했다. 사업권을 포기하는 곳도 발생했다. 손님이 줄어 매출은 떨어졌는데 임대료는 높으니 업계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SM면세점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그랜드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초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임대료 감면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만해도 코로나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영업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최근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신규 사업자의 재입찰 문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호텔업계도 비상이다. 상반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매 취소가 늘어나 힘든 시기를 보낸 호텔업계는 여름 휴가철에 들어가면서 신규 예약자가 늘어나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확산되면서 또다시 무기한 침체기에 들어가게 됐다. 상반기에 연기했던 결혼식, MICE, 여행이 다시 미뤄진 상황이다.

호텔업협회 관계자는 "대형 호텔도 힘든 상황인데, 작은 호텔과 숙박업은 이미 폐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가을과 겨울이 오기도 전에 여름에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호텔업계의 타격이 크다"며 걱정했다.

◆ 여행업계 이어지는 폐업과 휴업…올해 600여곳 문닫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실상 여행업계는 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당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는 'NO재팬' 캠페인이 관광업계로 번졌다. 이에 일본으로 여행가는 국내 관광객이 급감해 여행업계 사정은 어려웠다. 여행업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 여행 상품보다 일본 여행으로 얻는 여행사의 순익률이 높기 때문에 'NO 재팬'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행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었던 거다. 

지난해 하반기 한 고비를 넘겼더니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전면 타격을 받았다. 국내에 등록된 여행사의 60%가 인·아웃바운드 업체이기 때문에 휴업과 폐업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 위기로 내수 관광을 살려보자는 의지도 있었지만, 최근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힘들어지게 됐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국내 여행업체는 대략 600여건이다. 이 관계자는 "여행업 등록업체는 2만1000여개지만, 사업자 수로 보면 1만8500개다. 폐업한 업체는 600개, 3% 정도지만 휴업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체력이 약한 상황에서 코로나가 발생해 여행업계도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이러니 8~9월이면 폐업이 더 늘어날 지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희망이 있으면 견디겠는데 지금 상황에선 봄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5~6개월 더 버티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잡혀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행업계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에 여행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업주 입장에서는 업체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는 필요하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특별고용지원금은 종사자의 급여를 지원하는 것으로 한도 210만원 내 90%를 지원하는 거다. 300만원 이상 급여를 받는 종사자에 나머지 급여는 사업주가 다 부담해야 하고, 이외 임대료와 세금, 사업주 생활금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그러니 업체 입장에서는 이전에 벌어둔 것으로 유지하는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 관광 소비자지출 3분기 전망은…2분기와 비슷한 수준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천구 탁구장'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6.07 mironj19@newspim.com 2020.06.07 mironj19@newspim.com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0년 문화체육관광 동향조사(2020년 2분기 현황 및 3분기 전망)'에 따르면 3분기 문화체육관광 종합 소비지출 전망 소비자 심리지수(CSI)는 100.7로, 전분기 대비 3.6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CSI 기준치 100에 가까운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 심리지수를 살펴보면 1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4월에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1월 104.2 → 2월 96.9 → 3월 78.4 → 4월 70.8 → 5월 77.6 → 6월 81.8) 문화체육관광 관련 활동의 경우, 야외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실내나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돼 관련 소비지출이 더 증가한 측면도 있다. 

향후 소비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은 19.8%,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은 9.9%에 그쳤다.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은 70.3%다. 

3분기 예상 소비자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를 살펴보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화되어서'(48.6%)가 가장 높았고, '여행을 갈 예정이어서'(12.6%), '휴가철이어서'(11.1%), '문화체육관광 활동을 늘릴 예정이어서'(8.5%)가 뒤를 이었다. 

또 예상소비지출 감소하는 전망으로는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으로 인해'(73.2%)가 가장 높았고 '가구소득 감소로 인해'(8.4%), '경기침체로 인해'(7.5%), '타 분야 지출 증가로 인해'(4.2%) 순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전망 CSI는 오프라인 문화생활비와 국내 여행비가 다른 항목 대비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2분기 관광과 여행비에 대한 CSI는 86.1로 전분기보다 6.5p 상승해 반등했지만 사실상 기준치 미만 수준이다. 그럼에도 2분기에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 사태가 누그러지고 여름철 휴가로 인한 소비 증가에 따른 영향이다. 또 해외 여행이 불가하면서 국내 여행으로 몰리게 됐다. 3분기 관광·여행비 CSI는 99.5로 전분기보다 6.1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검토되고 있어 3분기 관광 CSI 지수가 다시 1분기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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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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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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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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