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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미국' 중국 러시아와 '제한적 밀월', 산업협력·군사기술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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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지정
상호 군사교류 강화, 정보기술 이례적 공유
중러 밀월 한계, 미국 견제 외 공동이익 적어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미국과 관계 악화 후 '중·미 디커플링' 가능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완전히 관계를 끊을 수는 없지만, 미국 의존도를 줄여나가기 위한 움직임은 분명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 관계 측면에서 보면 러시아와의 친분 강화가 두드러진다. 중국 기업들도 미국보다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러시아 시장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도 미국의 견제에 위기를 맞고 있는 '화웨이' 감싸기로 중국이 내민 손을 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 중·러 첨단 과학기술 협력 강화·군사기술 이례적 공유 

[모스크바=신화사] 뉴스핌 특약= 2019년 6월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을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 전 반갑게 악수하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강소영 기자= 2020.09.02 jsy@newspim.com

8월 23일 중국 환추망(環球網)은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이 5G 기술 협력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포르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 공식 석상에서 " 미국이 세계 각국에 화웨이와 5G 기술 협력을 하지 말라고 압박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결코 미국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화웨이와 협력 계획을 확고히 밝혔다.

앞서 6월 5일 화웨이는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즈(MTS)와 5G 네트워크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IT '밀월'은 지난해 체결된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지정으로 본격화 됐다. 2019년 6월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과 2021년을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과학기술을 주제로 국가 지정 기념의 해를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8월 26일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서로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시작을 축하하는 축전을 교환하며 첨단 산업 분야 상호 교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화웨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러시아 통신사와 함께 모스크바에 5G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해오고 있다.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의 2019년 9월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현지 통신사와 함께 5G 네트워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자오레이(趙磊) 화웨이 러시아대표처 네트워크 담당 책임자는 "화웨이가 러시아의 첫 5G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에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화웨이의 기술이 러시아 디지털 인프라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달 1일에는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디디(滴滴)의 러시아 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무역보(中國貿易報)는 디디가 러시아 볼가 연방 자치 공화국인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타타르스탄은 디디의 첫 번째 유럽 진출국이다. 지금까지 세계 8개국에 진출한 디디가 러시아를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뉴스다.

디디측은 유럽 최대 인구를 가진 러시아의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의 잠재 성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가 '중국-러시아의 과학기술 혁신의 해'라는 점도 러시아 진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 분야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 중화권 매체 풍전매(風傳媒)는 지난달 27일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비핵 잠수함을 공동 설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가 주력 전투기인 S-35을 중국에 판매할 계획이며, 중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러시아 S-400 미사일 구매 계약도 무기 전달 완료와 함께 최종 완료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중국에 미사일 공격 예보시스템 기술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은 1일 러시아 타스 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군사기술 연구개발사 Vimpel이 중국산 미사일에 적용할 경보 시스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미사일 예보 시스템 구축에 러시아가 기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언론은 러시아의 적극적인 군사기술 지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많은 무기를 수입했지만, 중국이 자체 무기 개발 능력을 키우면서 러시아산 무기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군사 분야의 양국 교류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과거 중러 양국의 군사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에도 전략무기 기술을 공유는 거의 없었다. 공격용 전략 무기 분야의 기술 교류는 전무했고, 방어용 무기 분야의 교류를 위한 시도는 있었지만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유야무야 됐다.

러시아가 중국에 대한 미사일 경보 시스템 기술 지원에 나선 것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최근 강화되는 추세다. 2019년 4월 15일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와 함께 연내에 제3차 미사일 방어 시스템 연합 훈련을 러시아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관찰자망은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 미사일 예보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는 양국 군사협력의 획기적 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옌쉐퉁(閆學通) 칭화대학교 국제관계학연구원장은 '현대 세계 정치와 경제포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글로벌 전략 수정으로 중국이 동부와 남부 지역에 대한 전략방어 압력이 가중됐고, 이는 안보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최근 중러 밀월 관계를 촉발했다는 결론이다.

[베이징=신화사] 뉴스핌 특약= 2020년 8월 26일 베이징에서 중-러 과학기술 혁신의 해 개막식이 열렸다. 강소영 기자= 2020.09.02 jsy@newspim.com

◆ 중러 밀월은 제한적, 동맹은 될 수 없는 상호 견제 관계  

올해 3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의 '끈끈한' 관계를 다시금 대외에 과시했다. 중국 관영통신사 신화망은 3월 19일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신시대 중러 양국 고도의 협력 관계를 보여줬다"라고 감사를 전했고, 푸틴 대통령은 "중국은 행동을 통해 중국을 도발하고 중국에 오명을  씌우려는 개별 국가에 밝은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중국을 칭찬했다. 당시 신화망은 '중국의 오랜 친구 푸틴 대통령의 전화'라는 표현으로 이 소식을 전하며 중러 관계의 친밀함을 대내외에 드러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둔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로가 필요에 의해 전략적 '동행'에 나설 수 있지만 '동맹'으로 뭉치기엔 다양한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크림반도 사건을 빌미로 미국이 제재에 나서자, 새로운 무역과 투자 파트너가 필요했던 러시아가 중국과 관계 강화에 나서면서 양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나 BBC중문망은 파이낸셜타임스의 7월 27일 보도를 인용해,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실제 관계가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대외에 관시하는 견고한 관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중-러 관계가 역사상 가장 가까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다방면에 걸친 양국의 교류는 그다지 친밀하지 않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국가 대외확장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6월 열린 일대일로 포럼에 러시아 외교장관은 불참했다. 러시아측은 순회대사 한 명을 포럼에 파견하는 데 그쳤다.

제임스 캐러파노 역사학자 겸 헤리티지 재단 부소장은 '국가의 이익'이라는 글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각자 노리는 '속셈'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줄곧 상대에 대한 경계와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러시아 입장에서는 중앙 아시아와 북극해 등 러시아 영향권의 지역에 중국이 침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일대일로 역시 러시아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전략이다. 

스티븐 비건 미구구 국무부 부장관도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견제라는 공동의 이익 때문에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수면 아래로 감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보 로 로이국제정책연구소(Lowy Institute) 연구원도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서방 국가 연맹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국은 전략상 개별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공통의 이익이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 국제질서에 대한 가치관도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중러 밀월의 한계에 대한 견해는 서방 국가 출신 전문가들의 '편견'은 아니다. 중국 전문가들도 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끈끈한 연대를 형성하기는 힘들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일부 학자는 중러 양국이 전략적으로 '동행(結伴) 할 수 있어도 동맹(結盟)을 맺지는 않는 관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옌쉐퉁 칭화대학교 국제관계학연구원장은 "중러 관계는 공동의 안보이익에 따라 좌우된다. 양국은 안보분야에선 전략적으로 지원하지만 다른 분야에선 뚜렷한 이익의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무기 보유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동맹 가치가 크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핵무기를 가진 국가는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만큼 동맹을 통해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는 필요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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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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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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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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