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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새로운 기회] 착한기업에 '글로벌 머니' 몰린다…당장 탄소배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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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ESG경영이 던진 오래된 질문
글로벌 '큰손' 블랙록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 환경"
ESG 공시요구 본격화로 기업들 긴장..국민연금도 가세
한국 기업 ESG 점수 '초라'…석유화학·철강 직격탄

[편집자]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약자) 경영은 더 이상 한 때의 트렌드가 아닙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환경파괴, 산업재해, 재난, 금융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이른바 착한기업에게 '글로벌 머니'가 몰려가고 있습니다. 잘 준비하지 못하면 위협이고 반대의 경우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국내외 ESG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는 대기획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을 응원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유럽연합(EU) 그린딜의 핵심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걷겠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탄소를 배출하며 열심히 물건을 싸게 만들어봤자 탄소배출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유럽에 제품을 팔 때 추가적인 세금을 내야 한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지적해 온 환경문제가 이제 글로벌 기업들에게 거대한 무역장벽으로 다가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비중이 월등히 높으면서도 탄소감축과 관련해 노하우가 적은 우리나라 기업들로서는 직격탄이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뉴스핌 DB> 2021.02.24 sunup@newspim.com

이 교수는 "유럽은 수 십 년에 걸쳐 탄소저감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탄소배출에 대한 실력이 부족한 한국 기업이 탄소국경세를 피하기 위해선 유럽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 유럽 내에 공장을 짓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 정부가 그린딜과 ESG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고용확대'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배출 문제가 신(新) 무역장벽으로 작동하며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공장이 이전되는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ESG가 던지는 오래된 질문

ESG라는 새로운 물결이 지구 전체를 휘감고 있다.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 직원들, 투자자, 규제당국, 시민단체, 심지어 미디어까지 ESG라는 새로운 대륙을 향해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고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고 건강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지 평가하는 비재무적 지표다.

기업은 단순히 주주를 위해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하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ESG의 기본 철학이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ESG는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준을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기업들(그림 왼쪽) 10위권 내 기업 중 아마존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바람직한 기업이나 일하고 싶은 기업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자료=고려대학교 이재혁 교수 제공> 2021.02.24 sunup@newspim.com

예컨대 구글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홍수나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대한 예측과 사전예방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5년부터 100% 친환경 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월마트는 2000년 초 여성근로자 차별과 아동 근로자 노동력 착취가 문제된 이후 ESG에 대한 목표를 수립하고 실천 중이다.

오로지 이익 극대화만을 목표로 한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기업 활동이다. '해 안 끼치는 경영'을 넘어서 '착한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기업에게 높은 가산점이 부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환경,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정부 및 일반인의 문제의식이 새롭게 강화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정부들은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다. 기업들 역시 사업장 폐쇄, 공급망 붕괴 등을 경험하며 비재무적 가치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상 기후 역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를 배경으로 탄생한 파리기후협약에 대한 주목도를 증가시킨다.

올해 2월 아열대 지방인 미국 텍사스는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며 얼음에 갇혔다. 사막 한가운데 놓여있는 예루살렘과 온난하기로 이름 난 지중해 지역이 한파와 함께 이상 폭설을 겪고 있다. 인도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는 비가 안 내렸는데도 갑자기 홍수가 발생해 200여명이 실종됐다.

이선경 대신경제연구소 본부장은 "국경 없는 시대가 열렸다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와닿지 않았는데,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한 지역의 환경 파괴가 전 지구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새롭게 각인시켰다"고 설명했다.

속출하는 환경 재앙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건 '탄소제로' 전략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선언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상 대부분 국가가 서명한 환경보존에 대한 의무 협약이다. 2015년 12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맺어졌고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총 195개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약속했다.

그간 ESG 붐을 유럽이 주도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제 아메리카 대륙이 이 붐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 전 세계를 주무르는 블랙록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은 환경"

ESG가 뉴욕 월가의 시대적 패러다임이 되는데 있어 결정적 사건은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의 연례 서한이다.

지난해 핑크 회장은 직원들에게 "블랙록의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은 환경이 될 것"이라며 "대륙이 이동하는 정도의 거대한 자금 흐름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주주서한을 통해 ESG를 고려하는 방식이 향후 블랙록의 가장 핵심적인 투자 모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인도의 홍수 [사진=로이터 뉴스핌]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8조68000억달러(약 96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큰 손'이다. 한국만 봐도 삼성전자, 신한금융,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들의 주요 주주다.

그의 예언은 현실이 됐고 우리 기업들도 부랴부랴 ESG 경영 전략을 실행 중이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ESG 의무조항을 가진 자산규모는 2015년말 23조 달러에서 2018년 말 33조 달러까지 성장했다. 2022년 말에는 60조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5년까지 ESG 의무조항을 포함한 펀드가 전체 자산시장의 50% 전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반성으로부터 시작된 ESG 투자는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바이든 시대를 맞아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단기적 이익 추구를 피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에 투자한다'라는 ESG 투자철학이 세계 공통의 가치관으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SG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 '직접 규제'에서 금융자본을 통한 '우회 규제'로 진화했기 때문"이라며 "정부 및 연기금의 자금투자와 금융기관의 대출 대상에 대한 제한 등을 통한 간접적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송 센터장은 이어 "소위 "자금줄을 조이는 전략"이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ESG 관련 정책이 보편화 되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ESG 규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2021.02.24 sunup@newspim.com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게임의 규칙을 준수하는 한에서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고 계획된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라던 밀턴 프리드먼의 오래된 주장은 이제 ESG에게 주류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 ESG 공시요구 본격화로 한국 기업들 초긴장..국민연금도 가세

유럽연합(EU)은 3월부터 역내 은행,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공시 제도(SFDR)`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연히 한국 기업에 투자한 유럽 자본의 ESG 관련 정보공개 요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우리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탓에 글로벌 머니의 움직임에 민감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발등의 불이다.

예컨대 우리 기업에 투자한 유럽의 펀드운용사는 자신이 투자한 한국 기업이 생물다양성 규약을 준수하는지, 탄소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수행 중인지, 남녀 직원 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지,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50%에 이르는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강화되는 ESG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2021.02.24 sunup@newspim.com

국내에서도 ESG 경영 강화 바람이 거세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돈 약 500조원 규모다. 한국투자공사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글로벌 ESG 전략 펀드' 규모를 현재(4억 달러)의 두 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금융당국은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반드시 공시하도록 했다.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야 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ESG가 기업에 직접적이고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자금 조달"이라며 "자본 증액과 부채 발행 모두 자금 모집의 수월성과 조달 비용에서 ESG 여부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그 차이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한국기업들 ESG 점수 '초라해'…속도에 매몰되면 안 된단 지적도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의 준비 상황은 충분치 못 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ESG 관련 가장 많은 인덱스를 보유하고 있는 MSCI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ESG 등급은 2016년까지 A를 유지하다 2017년에 BBB로 떨어졌다. 이후 2019년까지 3년간 BBB에 머물던 등급은 지난해 12월 상향 조정돼 A등급을 회복했다.

현대차는 4년째 B등급이고 포스코는 CCC등급에 머물다가 지난해 B등급으로 상향됐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5월 이후로 최상위등급인 AAA를 꾸준히 유지를 해왔고 엔비디아도 AAA 등급이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포스코와 현대차의 MSCI ESG 등급은 나란히 B다. 2021.02.24 sunup@newspim.com

ESG 경영 점수가 낮으면 수출이 막히는 것은 물론이고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B2B 비즈니스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로서는 발등의 불이다.

게다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5위다. 탄소 국경세가 도입될 경우 석유화학·철강·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김진성 팀장은 "미국과 유럽의 ESG 경영 기준에 비춰볼 때 우리 기업들의 평균적인 ESG 준비 상황은 초보적인 수준"이라며 "기업들은 관련 산업에서 지금과 향후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가진단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이어 "이러한 내부 검토와 진단이 끝나면, 해당 정보를 임직원 및 이해관계자에게 공개하고 해당 업체의 ESG 경영 전략 및 계획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피드백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뒤쳐졌다는 판단에 매몰돼 현재와 같이 정부 주도로 가속 페달을 밟기보다는 기업, 정부, 주주, 시민들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선경 본부장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환경에서 국내기업의 경쟁력 및 대응력 제고를 위한 실효성에 방점이 있어야 한다"며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속도'에 방점이 맞추어지기 보다는 제도 도입에 따른 다양한 이점과 우려 사항을 충분히 논의하고 '가이드라인' 혹은 연성규범으로 일정 기간을 운영하고, 이후 실질적인 이슈 등을 반영해 '경성규범'으로 장착시키는 방법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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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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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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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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