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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우주산업①] 오는 10월 '누리호' 발사…우주강국 도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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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조약 폐기…고체연료 로켓 허용
국산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첫 시험대
아르테미스 협약 등 국제 파트너십 '활짝'

[편집자] 우주산업 1000조원 시대를 향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각국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도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도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10월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주 강대국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우주경제시대라는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뉴스핌>은 K-우주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대한민국은 100여일 뒤 우주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우주수송 능력을 갖춘 국가가 되기 때문이다.

이후 발사기술이 최적화·안정화되면 원할 때 상업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고 탐사 우주선도 발사할 수도 있다. 달, 소행성 등 심우주 탐사도 순수 고유 기술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제조업 기반의 한국 산업 체질도 우주산업이라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회와 변화의 기로 앞에 선 것이다.

◆ "K-우주시대 역사, 누리호 전·후로 나뉜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역사의 시작은 천문우주과학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를 설립한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항공우주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소를 설립하고 1992년 실험용 소형과학위성인 '우리별1호'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우주개발 사업에 돌입하게 됐다.

2005년에는 우주개발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우주개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의 우주인까지 배출했다. 

2010년 천리안 위성 발사를 통해 정지궤도 위성 보유국이 됐다. 이후 다목적 실용위성 3호·5호·3A호 등의 발사로 다양한 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영상을 확보하는 등 다중 위성 운영 시대를 열기도 했다. 2013년에는 나로호(KSLV-Ⅰ)의 성공적인 발사로 우주발사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일 누리호 인증모델을 발사체에 기립하는 데 성공했다. [자료=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1.06.01 biggerthanseoul@newspim.com

국제사회의 우주개발과 비교해 30~40년은 늦었으나, 30여년의 우주개발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중대한 발사를 앞둔 상황이다. 오는 10월 우리나라 고유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총 길이 약 47.2m, 총중량 200톤, 직경 3.5m인 누리호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로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km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이다.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 2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에는 7톤급 액체엔진 1기가 사용된다. 엔진 개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았다.

누리호 개발의 핵심인 75톤급 액체엔진 개발과 관련, 가장 큰 기술적 난제인 연소불안전 현상을 극복해낸 만큼 10월 발사만큼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의 설명이기도 하다.

누리호 개발을 위해 정부는 2010년 3월부터 내년 10월까지 1조9572억원을 투입한다. 올해에만 1718억원의 예산을 들인다. 지난 3월 25일에는 누리호 인증모델(QM)의 1단부 종합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누리호를 발사를 성공시킬 경우, 독자 우주 발사체를 보유해 자국 위성을 원하는 시점에 우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우주산업을 독립적으로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소시험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2013년 '나로호'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우리 땅에서 발사하게 된다"며 "1998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부터 시작돼 20년 이상 추진해온 우주발사체 확보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주강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우주산업 가로막는 족쇄 풀렸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이 더딘 이유 중 하나로 로켓추진체 개발 제한이 꼽힌다. 지정학적 갈등 요인 등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자유로운 미사일 개발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 1979년에 처음 만들어진 한·미 미사일 지침(Revised Missile Guideline)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에 합의했다. 미사일 지침 폐기는 우주산업 확장에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5.22 photo@newspim.com

그동안 제한된 분야가 바로 고체연료 로켓 개발이었다. 누리호가 대용량 액체연료를 이용한 발사체인 것과 달리, 고체연료 로켓은 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소형 발사체 개발에 활용된다.

소형 위성은 곧바로 상업화로 이어진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위성을 탑재해 미리 준비된 소형 고체연료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위성 산업 뿐만 아니라 소형 규모의 우주수송 능력까지 갖춰 명실상부한 우주산업 강대국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미사일 지침 폐지 이후 정부도 즉각적으로 고체추진체 로켓 상용화에 팔을 걷었다. 지난달 9일 임혜숙 과기부 장관은 제19회 국가우주위원회를 열고 오는 2024년까지 고체연료 기반의 소형발사체 개발·발사를 추진하는 등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안'을 심의·확정했다.

고체연료 발사체는 구조와 발사장 설비가 액체연료 발사체와 비교해볼 때 간단하다. 단순 점화로 발사할 수 있다보니 민간 산업체의 저비용·단기 발사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게 과기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유일한 우주발사장인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안에 민간 발사장도 함께 오는 2024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민간기업의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상시적인 로켓 발사가 현실화된다는 얘기다.

현재 고체연료 개발 기술을 보유한 한화가 고체연료 로켓 발사의 첫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로켓을 개발하는 이노스페이스 역시 민간 발사장 이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고체연료 로켓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화과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정부가 구축하는 민간 발사장이 활성화되면, 아무래도 이노스페이스 역시 자체 개발한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려 우주산업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위상 달라진 대한민국, 국제사회의 파트너 된다"

누리호 발사 이후 국제사회 속 우주개발에 대한 우리나라의 위상은 180도로 달라질 것이라는 게 항공우주업계의 전망이다. 그동안 일방적인 기술 지원을 받아왔던 예전과 달리, 앞으로는 어깨를 견주며 우주 개발의 파트너로서 우주 산업을 논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한·미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조치로, 지난 5월 26일 과기부는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 추가 참여에 서명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5월 24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집무실에서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을 마치고 약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07.01 biggerthanseoul@newspim.com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국제협력 원칙으로 '아르테미스 약정'을 수립했다. 이번 약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평화적인 목적으로 달‧화성‧혜성‧소행성 탐사 및 이용에 나선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아르테미스 약정의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후속적인 미국의 우주탐사 프로그램에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년 8월 발사가 예정된 한국 달궤도선 역시 나사(NASA)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으며, 나사의 섀도캠((ShadowCam)도 탑재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기여할 예정이다.

앞서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한 호주 역시 우리나라와의 협업 분야를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한국-호주 우주산업 기술 교류회에서 킴벌리 클레이필드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우주미래과학플랫폼 리더는 "센서 네트워크 기술과 사물인터넷 데이터, 담수흐름 모델링, 지구관측 위성을 통합해 호주의 수자원 관리를 하는 등 아쿠아워치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라며 "한국의 경우, 위성이나 부품, 탑재체 등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추후 논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글로벌한 경쟁력을 쌓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발사체 역시 올해 첫 시도를 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서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우주 산업의 경우, 여전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향후 우주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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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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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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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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