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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한·미 대북제재 공조…美 전문가들 "미국법 충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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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전문가들 "대북제재는 '처방' 아닌 '처벌'"
정의용 외교 '대북제재 완화' 발언에 우려 제기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대북제재 완화를 놓고 미국 국무부와 유엔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거듭 우려를 표하며 제재 이행을 강조한 반면, 한국은 고위 관리가 직접 나서 미국에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며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제재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주장을 옹호해선 안 된다며, 대북제재는 법에 명시된 조건이 충족돼야 완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있다. 2021.09.23 [사진=외교부]

워싱턴에선 한국 정부의 거듭된 대북제재 완화 요구가 북한의 불법 자금 조성을 막으려는 국제적 협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북한과 대화가 재개돼도 비핵화 논의가 아닌 '대북제재 성토장'으로 변질될 수 있고, 북한이 노리는 한미 간 반목과 정치적 분열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킹 맬로리 랜드연구소 국제위기안보센터 국장은 VOA에 "북한이 6자회담 당사국들을 반목시켜 어부지리를 얻거나 일본, 미국, 한국의 민주적 선거 과정에 개입하기 위해 협상의 망령을 이용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재 완화가 대화 재개의 유인책이 되고, 이에 따른 북한과의 관여 기회가 한국 국내 정치에 악용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최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대북제재 완화' 구상이 나오면서 더욱 높아졌다. 정 장관은 지난달 22일 미국외교협회(CFR) 대담과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제재 완화나 해제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미국 정부가 대면 협상에서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 인센티브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완전한 준수와 기존 모든 유엔 제재의 완전한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미국 국무부의 일관된 메시지와 온도차가 뚜렷하다.

아스펜연구소 독일 지부 소장을 지내며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을 주선했던 맬로리 국장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에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공하자고 제안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미국과 한국 모두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제재 완화에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전제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지난 두 차례의 실패한 협상에서 시도된 북한의 전술이며, 북한은 자신들의 공격적 행동 때문에 부과된 국제 제재에 대한 일방적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과 한국의 희망을 악의적으로 거듭 이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정의용 장관의 '대북제재 완화' 구상에 대해 북한의 대화 복귀 시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했다. 정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뒤 미 국무부가 '통일된 메시지'를 주문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한 뒤에 나온 해명이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 1일 정 장관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미국과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미국 제재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 고위 관리가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북제재 완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제재 완화는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는 대신 수십 년간 반복돼 온 북한의 정치전과 협박 외교가 작동한다는 확신을 김정은에게 줄 뿐이라는 비판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생화학방어 선임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이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1994년 이후 미국과 한국이 시도했다가 김씨 일가의 함정에 빠진 것과 똑같은 실패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교착 상태를 이용하고 있다는 정 장관의 말은 옳다"며 "김정은은 시간을 핵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정 장관은 "현 상태가 계속 유지되도록 한다면 북한 미사일 능력의 강화로 이어진다"며 "우리는 그것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지에로 연구원은 오히려 제재가 정 장관이 우려하는 북 핵 개발 의지를 억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은은 제재야말로 그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미국과 한국의 유일한 방안이자 비핵화 강제 방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이 그가 제재 완화를 원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행 대북제재는 정치·외교적 판단 외에 근본적으로는 법에 근거한 조치라는 게 제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대화 재개나 신뢰 구축을 목적으로 제재 완화나 해제를 결정할 수 없으며, 한시적 중단과 해제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6년 시행된 미국의 '대북제재와 정책강화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제재법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제재 완화 조건은 법에 명시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선의의 협상을 하지 않고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은 '대북제재와 정책강화법' 401조와 402조에 규정된 조건이 충족됐다고 증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대통령이 대북제재의 한시적 중단이나 해제를 승인하려면 법을 어기거나 의회의 법 개정을 유도해야 하는데,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거듭된 해킹, 그 밖의 잔인한 행동을 고려할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정부 관리들이 북한의 변호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훌륭한 변호사는 아니다. 훌륭한 변호사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읽어봤을 것"이라며 "유엔과 미국 제재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 될만한 무모한 계획이 1주일이 멀다 하고 서울에서 계속 들려온다"고 비판했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워싱턴의 부정적인 시각에는 이미 약속한 모든 조치를 세분화해 모종의 대가가 먼저 지불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늉을 하는 북한의 오랜 전술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돼 있다.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6월 미국군축협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살라미 전술'에 대해 "그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하는 약속은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적게 포기하길 원하면서 일방적인 양보를 얻어내길 바랐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기란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워싱턴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려면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해묵은 북한의 '게임'으로 보는 이유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30년 동안 이어진 이 핵 '드라마'에서 북한과 협상하면서 서방세계가 항상 첫걸음을 내디디면 북한은 양보를 받아낸 뒤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양상을 되풀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 또다시 화답 받지 못할 양보를 제공하고 싶다면, 북한이 갑자기 우리와 상호적인 과정에 관여하려 한다는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 제재전문가들 "대북제재는 '처방'이 아닌 '처벌'"

전문가들은 '제재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지 못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대북제재는 애당초 비핵화를 겨냥한 '처방'이 아니라 금지된 무기 실험에 대한 '처벌' 성격임을 간과한 오해라고 일축했다. 제재는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다만 사후에 가해진 제재를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꺾는 데 활용할 잠재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당장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일단은 북한의 실질적인 핵 능력 축소와 확산 방지를 제재 완화와 연동시키자는 제안이다.

맬로리 국장은 이를 위해 종전선언 대신 아예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협정에 목표를 둔 높은 조건을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정권이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확보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는 것은 완전히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이 바탕이다.

그는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 장관이 말하는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한 신뢰 구축 방안으로 북한에 핵과 미사일 증강을 제한하고 대량살상무기, 미사일, 재래식무기의 확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군비통제 합의를 준수하고 확산을 계속 자제하면서 법적 구속력을 갖는 평화협정을 선의로 협상하는 동안 유엔과 유럽연합, 그리고 다른 8개국이 부과한 제재 일부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음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제재 조치는 북한이 10년 정도 되는 장기간의 약속을 이행하면 결국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반면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는 즉각적인 대북제재 완화 주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강화되는 현재의 교착국면을 타개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제재가 정권을 압박하는 대신 민생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인도주의적 관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식량, 보건 등 특정 부문에 대한 제재 완화와 지원 의지를 실행하기에 적당한 시기"라며 "북한인들이 큰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군사 관련 문제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장기적으로 좀 더 큰 의제로 나아가기 위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인들이 실제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단순히 인도주의적 지원을 좀더 용이하게 하는 제재 면제로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뱁슨 고문은 "(대북제재 완화와 대북지원이) 군사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투입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워싱턴의 우려는 사실상 여기서 시작된다.

북한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면서도 현금과 물자가 군대와 무기 개발 비용으로 전용되는 상황을 막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또한 제재를 인도주의적 지원의 장애물로 보는 시각은 워싱턴 조야에서 거센 반론에 부딪혀 왔다. 일반 주민들이 겪는 기아와 가난, 열악한 보건 실태는 제재 때문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자국민의 이익보다 군사력 강화에 희소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는 김정은의 의도적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전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를 지낸 리정호 씨는 지난 2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지방 출장을 다니면서 지원 물자가 전용되는 정황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인도적 위기상황은 북한 정권이 자국민의 안녕보다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우선순위를 둔 결과"라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해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지난달 1일 "국제사회 일각에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제재 탓으로 돌린다"며 "이는 북한의 악의적인 행동과 자국민의 고통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호도 전술(misleading tactic)'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기를 희망하면서 중요한 인도적 지원을 목표로 하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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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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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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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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