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강운구가 길어올린 예술가의 그때…불멸의 초상사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예술인 154명의 초상, 이 땅의 예술사 구현
시각예술가는 강물, 문인은 산맥으로 구분
전시실 구비구비 흐르다 종국엔 하나로 만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한 사진가의 타임캡슐이 마침내 열렸다. 50여년간 꾹꾹 담아온 인물초상들이 봉인해제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에 여간해선 한자리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인물사진들이 새 단장을 하고, 미술관 화이트큐브에 내걸렸다. 우리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그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찍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운구(80). 그가 자신의 방대한 흑백 인물사진들을 일일이 선별하고, 디지털로 변환해 인화한 뒤 전시로 꾸렸다.

강운구로 하여금 타임캡슐을 열게 한 곳은 부산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이다. 미술관측은 작가에게 제안했다. 오랫동안 찍어온 인물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아 제대로 조명해보자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강운구의 '사람의 그때'전이다.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이 주최하고, 고은사진미술관이 주관한 이번 전시에는 강운구와 연을 맺어온 문인, 화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 154명의 인물사진 163점이 출품됐다. 한 작가가 이토록 많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찍었다는 것도 범상치 않은 데다, 예술가들의 내밀한 세계와 개성을 정곡을 찌르듯 절묘하게 포착해낸 심미안도 특별하다. 출품작들은 왜 문화예술계에서 그가 '최고의 포츄레이트 사진가'로 꼽히는지 말해준다. 사진의 완성도와 깊이감, 배경과의 조화,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아우라는 강운구표 초상사진이 보여주는 빛나는 세계다. 그는 문학, 미술 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문학과 미술로 범위를 좁혔다.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의 전시실에 발을 들이면 기찻길처럼 길게 늘어선 두개의 벽면이 관객을 맞는다. 작가는 오른쪽으로 시작되는 벽에 화가 윤형근을 필두로 시각예술가들을 일렬로 배치했다. 그리고 왼쪽 벽면에는 소설가 김원일, 박경리를 시작으로 문인들의 사진을 걸었다. '문인은 산맥, 시각예술가는 강물'로 본 강운구는 긴 벽면의 인물들이 구비구비 흘러 종국에는 만나도록 했다. 이에 미술관 제일 안쪽 벽면에는 문인과 화가들의 초상이 하나로 어우러졌고, 50여년에 걸친 강운구의 끈질긴 작업은 반세기 이 땅의 예술사로 정갈하게 직조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최인호, 서울 신사동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154명의 예술가를 한두 번, 또는 여러 번 촬영했는데 전시에는 첫번째 찍은 사진들을 내걸었다. 따라서 대부분 젊은 시절의 싱그런 모습들이다. 소설가 최인호, 한수산, 황석영의 30대 초반 모습은 "아, 저들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구나"하고 탄성을 지르게 한다. 특히 황석영의 경우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낯선 모습이다. 또 김승옥 김원우 김주영 송영 양귀자 오정희 윤후명 윤흥길 이문구 정현종 조해일 최일남의 모습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고은 김지하 박두진 서정주 이문열 이청준 조세희 한승원 등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사진들도 "참 좋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문학평론가, 저술가, 출판인도 여럿 찍었는데 김병익 김화영 박종만 백낙청 염무웅 이기웅 한창기가 그들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화가 장욱진, 충북 수안보 198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화가와 조각가, 사진가, 도예가, 디자이너와도 자주 교류하며 그들을 찍었다. '산의 화가' 박고석, 솔직담백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장욱진, 군더더기 없는 단색화로 유명한 윤형근, 푸른 추상을 개척한 남관, 흐드러지게 핀 꽃을 그리는 김종학, 실험적 미술을 펼쳐온 김구림, 대담한 필선의 화가 오수환의 초상은 요즘도 미술도록 등에 자주 등장하는 '명품 인물사진'이다. 특히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장욱진의 초상사진과 굵은 면으로만 이뤄진 추상화처럼 간결한 윤형근의 초상사진은 이 구역(?)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강운구는 장욱진처럼 포토그래퍼가 뭘 하든 개의치 않고 '나는 내 할 일을 한다'는 사람이 사진 찍기 가장 좋다고 했다. 더러는 찍으려는 대상이 '내놓고 연기를 할 때'도 있어 거슬리지만 그것도 그 사람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함박눈이 내리는 12월의 어느 날 출판사에 모인 문인들. 왼쪽부터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 서울 청진동 197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사진은 기록인 동시에 예술적 가치도 지닌다. 강운구의 인물사진은 거기에 더해 이 땅의 예술이 걸어온 이야기들을 오롯이 품고 있어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그 이야기들이 켜켜이 모여 문학사와 미술사가 되니 말이다. 이를테면 1973년 겨울 광화문 신구문화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 그렇다.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이 함박눈을 맞으며 출판사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단체사진은 1970년대 우리 문단의 한 장면을 압축해 보여준다. 백낙청이 만든 문예지 '창작과 비평'은 당시 신구문화사에서 제작을 대행했는데 알만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자 강운구는 "눈도 오는데 기념사진 찍어줄 테니 서보라"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사진을 많이 찍어본 이호철과 신경림은 자연스런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반면에 등단한지 얼마 안된 방영웅은 살짝 긴장된 표정이다. 문학평론가인 백낙청과 염무웅은 양복을 쫙 빼입고 포즈를 취했다(미끄러지지 말라고 건물 입구에 가마니를 깔아놓은 것도 눈에 들어온다). 그날 강운구는 중학동 한국일보 뒷골목에서 연탄배달부가 수레를 끄는 장면을 촬영한 후 '뭔가 대단한 걸 찍은 것같다'는 충만감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문인들을 만난 것이다. 그는 신경림과 이호철, 백낙청의 독사진도 찍었다. 눈 내리는 거리에 선 신경림과 이호철의 초상사진은 훗날 각자의 시집과 소설집에 실리는 등 작가를 대표하는 초상사진이 됐다. 또 그날 강운구가 찍은 연탄배달부 연작(4점)은 강운구 사진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며, 전시와 책자를 장식했다. 1973년 12월 23일은 이래저래 작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박경리, 서울 정릉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1976년에 찍은 소설가 박경리의 사진 또한 특별하다. 박경리의 정릉집을 찾은 날은 마침 공사가 한창이었다. 소설가는 집에 창문을 낸다며 붉은 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벽 아래로는 벽돌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몹씨 을씨년스런 풍경이었지만 박경리는 개의치않고 뻥 뚫린 구멍 속에서 정면을 주시했다. 그 무렵 작가는 대하소설 '토지'의 1부를 책으로 펴냈을 때다. 굴곡진 시대를 대서사로 엮은 작가의 투지가 신산스런 공간과 묘하게 어우러지며 독특한 신이 탄생했다. 강운구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글 쓰다 막히면 뭔가를 때려부수고, 가구도 이리저리 옮겼다"고 회고했다. 훗날 사진가는 불세출의 역작을 써내려간 박경리의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찍었다.

강운구는 소설가 박완서도 두어 번 찍었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락동 아파트의 집필실에서 촬영한 1990년 사진이 나왔다. 박완서는 1970년 월간지 '여성동아'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란 작품으로 당선되며 마흔에 데뷔했다. 늦은 등단이었다. 미리 그를 만나고온 담당 기자는 "아줌마야, 아줌마"라고 외쳤다. 며칠 후 하얀 저고리를 입고 동아일보를 찾은 '아줌마 작가'의 프로필 사진을 찍은 게 강운구였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1990년, 작가의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찍었는데 '등단사진을 찍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초창기 박완서는 한복을 즐겨 입었으나 20년 뒤 만난 예순의 작가는 블라우스에 니트를 곁들인 차림이었다. 상기됐던 표정도 한결 원숙해졌다. 시절이 그새 많이 바뀐 것이다. 

강운구는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들을 주로 찍었다. 유명하다는 이들을 억지로 찾아다니기 보다는, 살면서 이런저런 인연으로 스치게 되는 이들을 촬영했다. 어딘가를 지긋이 응시하며 담배를 피우는 소설가 최일남의 사진에는 인물의 내면이 잘 투영돼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병익의 1975년도 사진은 엄혹한 시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문사 편집국의 낡은 의자를 이어붙인 뒤 신문을 덮어쓰고 쪽잠을 자는 김병익을 강운구는 냉정하게 담았다. 당시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이자 한국기자협회 회장이었던 김병익은 서슬퍼런 유신독재에 항거하며 동료들과 1974년 '자유언론수호 실천'을 선언했다. 이후 탄압은 더욱 거세졌고, 이듬해 3월 기자들은 편집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여러 날 농성을 하던 김병익의 탈진한 모습을 동료인 강운구가 포착한 것. 얼마나 고단했으면 양복차림에 신문지를 이불 삼아 골아떨어졌을까. 그리곤 며칠 뒤 새벽, 기자들은 회사에서 동원한 괴한들에 의해 쫓겨났고, 강운구를 포함해 113명이 해직됐다. 이들은 동아투위를 결성했는데 그 투쟁은 오늘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시각예술가들의 사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가득하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던 화가 한묵이 1976년 잠시 귀국하자 단짝친구인 박고석(화가)은 설악산 여행을 제안했다. 고은 시인까지 불러내 내설악을 찾았다. 그러나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일행은 화전민 집의 옹색한 방에서 뭉개야 했다. 오후가 되자 한묵과 박고석은 비좁은 방에서 포개지듯 단잠에 빠져들었고, 강운구는 그 모습을 찍었다. 그리곤 이런 주석을 달았다 "오랜 두 친구는 설핏 잠에 빠져들었다. 꾸는 꿈은 서로 달랐으리라". 

사진가 강운구 주위에는 늘 많은 화가들과 조각가, 디자이너들이 있었다. 가족처럼 가까웠던 박고석 화백 외에도 '심플심플'을 외쳤던 장욱진 화백, 호미와 낫, 연탄집게를 구부려 해학이 넘치는 호랑이, 새 조각을 만들던 조각가 이영학, 맑고 단아한 수묵화를 그리는 송영방, 아름답고 쓸모있는 책을 디자인하는 정병규 등이 그들이다. 강운구는 그들이 오래 머물러, 고유한 공간이 되버린 장소 속에 있는 모습을 찍음으로써 '그 사람다운 사진'을 완성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운보 김기창 화백, 충북 청주 1984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이리저리 세워진 동양화붓 사이로 파이프담배를 문채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진이라든가, 완성을 앞둔 그림 아래에서 눈을 지긋이 감은 천경자 화백의 사진은 공간과 화가가 절묘하게 합일을 이룬 작품이다. 물감과 캔버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튜디오에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변종하, 박고석, 한운성, 오세열 화백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또한 오지호 박생광 백남준 이대원 유영국 김흥수 서세옥 이경성 박노수 최영림 최욱경 류병엽 정강자 등 작고 미술인들의 초상사진은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자료적 가치도 각별하다. 또 정상화 하종현 윤명로 심문섭 서승원 최종태 최인수 김수자 등의 사진도 예술적, 기록적 측면에서 공히 귀한 사진들이다.

문인들의 공간이 빼곡히 들어찬 책들이 주된 배경이라면 미술가들의 공간에선 그림과 조각이 그들의 세계를 대변해주는 배경이다. 그래서 강운구는 예술가들을 스튜디오로 불러내기 보다, 힘들더라도 그들의 공간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었다. 인물사진은 '그 사람의 그때'를 증명해주는 증명사진이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슴 아픈 사진들도 나왔다. 건축가 김수근이 자신이 설계한 파주의 한 건물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그러나 거장은 의외로 의연했다)을 찍은 사진(1986년)이라든가, 잡지 '뿌리깊은 나무'를 만든 출판인 한창기가 모자를 눌러쓰고 충주호를 응시하는 사진(1996)은 그들이 이생에서 찍은 '마지막 한 컷'이란 점에서 안타까움을 전해준다. 

이렇듯 우리 문화예술계에 저마다의 궤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초상을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는 것은 관객으로선 더없는 안복이다. 강운구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찍으면서 '언젠가는 전시를 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70, 80, 90년대에 찍었던 사진들을 선보이는 전시는 이토록 늦어져, 154명의 예술가 중 절반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작가 스스로도 '좀 일찍 전시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강운구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에겐 다시보기 키가 없다. 30,40대들은 이번 전시에 나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모른다. 다 돌격하는 병사들처럼 뒤돌아볼 이유도, 겨를도 없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소용이 없겠다. 슬프다"라고. 그러나 강운구의 이번 사진들이야말로 지나간 우리 문화예술계를 구비구비 증언해주는 값진 사진들이다. 그 사진마다에 시인과 소설가, 화가와 조각가의 진솔한 순간들이, 예술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가는 사진들마다 때와 장소를 꼼꼼히 메모하고 정리해왔기애 우리는 그 정확한 시점과 장소를 알 수 있고, 그때 그 시절 우리 문화예술계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강운구의 이번 사진전은 흘러간 시대를 증언하며 아름답고도 풍성한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화가 윤형근, 서울 서교동 198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 이재구 관장(경성대 교수)은 "강운구의 초상사진은 평범한 것 같지만 독창적인 아우라가 느껴진다. 촬영할 인물의 느낌 그대로, 그 사람답게 찍는 한결같은 일관성을 50년간 유지한 사진들이다. 사진의 지시적 기능과 추상적 가치탐구를 통해 발현된 그의 작품들은 더없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이에 작가는 "사람들 얼굴 위로 빛과 그늘이 부단히 교차한다. 시간은 시계 속에 그대로이고, 사람들은 지나갔다. 흐르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화답했다. 

사진가 강운구는 우리의 시각언어로 포토저널리즘과 작가주의적 영상을 개척한 다큐멘터리 사진거장이다. 경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6년 조선일보(편집국 사진부)에 입사해 포토저널리스트가 됐고, 1970년 동아일보로 옮겨 출판국 사진부 기자로 일했다. 이후 월간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의 사진편집위원으로 일했고,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개발독재의 강압적 분위기 속에 산업사회로 급변하는 과정을 기록해온 그는 경주 남산의 석불을 비롯해 이 땅의 귀한 문화유산들을 담은 작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사진집으로 '내설악 너와집'(1978), '경주남산'(1987), '우연 또는 필연'(1994), '모든 앙금'(1998), '저녁에'(2008) '오래된 풍경'(2011), '네모그림자'(2017) 등이 있다. 사진이론을 엮은 '강운구 사진론'과 사진과 글을 함께 담은 산문집 '시간의 빛'(2004) 등도 펴냈다. 공저로는 '사진과 함께 읽는 삼국유사'(1999), '능으로 가는 길'(2000), '한국 악기'(2001)가 있다.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는 오는 12월26일까지 계속된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전시에 맞춰 360페이지에 달하는 대형도록 '사람의 그 때, 강운구'를 출간했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에이피알, 짝퉁에 당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에서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 발표는 알고 보니 에이피알의 공식 수출품이 아닌 가품 유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피알이 AI 모니터링을 통해 가려낸 중국산 짝퉁. 진짜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진= 에이피알]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현지 업체는 에이피알의 공식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K-뷰티 인기에 편승한 가품 유통의 또 다른 사례로 보고 있다. 4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HSA가 수단레드 미량 검출 사실을 밝힌 배치 번호는 '2E122I.2E117I'와 '2E191G.2E193G'다. 그러나 에이피알이 확인한 공식 출고 및 수출 이력상 해당 배치 번호 제품이 싱가포르로 수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SA가 검사한 샘플의 판매처로 지목된 비너스 뷰티 역시 에이피알의 공식 공급 및 유통업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 업체에 해당 제품을 직접 공급하거나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확인 결과 비너스 뷰티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매장 1개만 운영하는 영세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망이 아닌 소규모 매장을 통해 정체불명의 제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중국산 짝퉁에 당했을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화장품 업체들이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가품 유통으로 여러 차례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 5월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공식몰에 '위조제품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 안내' 공지를 올리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 나섰다. 당시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중국산 위조제품이 유통되면서 관련 피해 상담이 3년간 450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위조제품은 무단으로 메디큐브 로고를 사용하고 패키지와 용기까지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해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K-뷰티 전반의 위조품 문제도 심각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메디큐브를 비롯해 토리든, 마녀공장, 스킨1004, 달바 등 인기 K-뷰티 브랜드를 도용한 가품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 판매자들은 공식 판매처의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고 제조국을 한국으로 표기해 정품과 혼동을 유도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테스트 리포트. [사진= 에이피알] 에이피알은 지난달 3일 HSA의 요청에 따라 현지 공인 시험 기관에서 별도의 제품 시험을 진행했다. 에이피알 싱가포르 법인이 제출한 제품에서는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같은 달 26일 HSA로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다만 수단레드가 미량 검출된 비너스 뷰티 판매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이슈가 제기된 이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시아권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관계 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대응해 왔다"며 "싱가포르에서도 HSA의 요청에 따라 HSA 공인 시험 기관에서 제품 시험을 진행했고, 불검출 결과가 확인된 이후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HSA가 검출 사실을 밝힌 샘플의 판매처로 언급된 업체는 당사가 해당 제품을 공급한 공식 유통업체가 아니며 해당 배치 역시 당사의 싱가포르 공식 수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제품이 어떠한 경로로 현지에 유통됐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가품 여부나 진위에 대해서는 당사나 싱가포르 측에서도 확실히 확인 가능한 부분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fineview@newspim.com 2026-09-04 06:06
사진
정부·軍, 호르무즈 파병 실무 착수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와 군(軍)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군수지원함,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파병이 성사될 경우 2004년 자이툰부대 이라크 파병 이후 22년 만의 미국 요청에 따른 해외 파병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며 "최종 결정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해상초계기(P-8A)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국방부 "호르무즈 파병, 구체적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합참과 해군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비해 투입 전력과 작전 임무,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군수지원 계획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파병 후보 전력으로 P-8 포세이돈과 해군 군수지원함, EOD를 거론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문제도 관련 국가와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우선 검토하는 것은 전투함이 아닌 '지원 성격'의 자산이다. 해군 최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AOE-II)과 P-8A 해상초계기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소양함은 원양 해역에서 작전 중인 함정에 연료·탄약·식량·부품을 보급하는 전력이다. 해군이 보유한 소양함급은 1척으로 기본 배수량 약 1만1000t급이며 만재 배수량은 약 2만3000t에 이른다. 승조원은 약 140명 규모다. P-8A는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초계기다. 해군은 2024년 미국에서 6대를 인수했고 지난해 7월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 P-8A가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 투입되면 해군 해상초계기의 해당 해역 첫 작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해군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정·잠수함 위협, 기뢰·수중 위협 가능성이 상존하는 해역이라는 점에서 감시·정찰과 항로 안전 확보 임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의 1만1000t급 군수지원함 소양함(AOE-51)이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후보 전력으로 군수지원함과 P-8A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 전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해군 소양함·P-8A 초계기·EOD 전력 150명 안팎 전망  EOD(폭발물처리) 전력도 함께 거론된다. 이는 항만·기항지·함정 주변에서 폭발물이나 기뢰 의심 물체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다만 EOD의 구체적 편성과 장비, 임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양함과 P-8A, 관련 지원 인력을 함께 운용할 경우 파병 규모는 최소 150명 안팎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파병까지는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해외 파병은 통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의결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는 "현재 논의 중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대이란 군사 기여 문제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뒤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이 이란 관련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고 미국이 주한미군 약 '3만9000명'을 통해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청와대는 당시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 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혀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한 연합해군 전력이 지난 7월 22일(하와이 현지시각) 하와이 제도 북부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전투함보다 군수함·초계기 비전투 자산 먼저 검토 예상  정부는 이란과의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전투함보다 군수지원함·초계기 등 비전투 자산을 먼저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수지원함과 초계기가 실제 분쟁 해역에서 작전에 들어가면 단순한 후방 지원 이상의 정치·군사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2020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당시에 문재인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아덴만 해역의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일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는 별도 파병안과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2026-09-04 10: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