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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소부장③] 리튬·텅스텐 부족시 배터리·반도체 악재…2024년 폐전지 추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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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존도 수산화리튬 83.3%·산화텅스텐 92.9%
멈추지 않는 원자재값 상승세…물량 비축 부담 가중
2024년 급증하는 폐전지 추출…산업마비 예방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오는 2030년 2510억 달러(298조원), 1조달러(118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산업과 주력 산업은 무엇일까. 바로 배터리 분야에서 미래의 유전이라고 불리는 2차전지와 우리나라 수출 견인차 역할을 해주는 반도체를 꼽는다.

다만 반도체산업의 핵심 원자재로 꼽히는 수산화리튬(2차전지)와 산화텅스텐(반도체)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다보니 '제2의 요소'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당장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중국의 전략적 수출 규제가 나타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함께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산업전문가들은 중국을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향후 발생할 폐전지 추출이나 제3국 자원개발 등 대체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 같으면서 다른 수산화리튬·산화텅스텐의 연관 산업

산업연구원의 산업 아틀라스 모형을 통해 공동 분석한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은 산업 연관성 지수를 보면, 축전지 제조업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100을 기준으로 한 지수 평가에서 36.41 수준으로 타이어 및 튜브 제조업(8.99), 일반용 도료 및 관련제품 제조업(6.75) 등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실제 수산화리튬은 2차전지의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미래 배터리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는 게 2차전지다. 수산화리튬은 2차 전지인 '하이 니켈' 양극재와 합성이 용이하며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계) 양극재 생산에 활용된다. 고가원소인 코발트의 함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NCM 계 양극재보다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도 관계가 깊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30만대에서 오는 2025년 5170만대로 늘어날 예정이다. 2030년에는 1억4430만대까지 증가한다. 2차 전지를 '미래의 유전'이라고 일컫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화텅스텐의 경우, 산업 연관지수 분석 결과 수산화리튬과 동일한 연계산업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 산화텅스텐은 반도체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중간재 품목이 보다 세분화되지 못한 점이 이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맹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산화텅스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산화텅스텐은 정상적인 반도체 공정을 위한 가스를 만드는 주원료로 꼽힌다. 다른 제조품과 달리 반도체는 상당히 예민하면서 정밀한 제품이다. 산화텅스텐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대체재를 구할 수 없는 소재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산화텅스텐은 도료, 코팅제, 석유 공업용 촉매 등 화학 제품 생산에 두루 사용된다. 이 가운데 텅스텐 구리, 텅스텐 니켈, 텅스텐 니켈철, 텅스텐 실버, 텅스텐 게르마늄 등 초경합금 제품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원자재다.

주요 산업의 중심 원자재인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은 그 자체로 대체제가 많지 않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들 소재 역시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산화리튬의 중국 의존도는 83.3%에 달한다.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국가는 칠레로 12.7%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는 러시아 3.5%, 미국 0.4% 등으로 나타났다.

산화텅스텐의 중국 의존도가 훨씬 높다. 무려 92.9%에 달한다. 나머지는 일본 3.7%, 핀란드 2.7%, 이탈리아 0.4%, 베트남 0.2% 등이다.

한국전지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사들에 대한 현장 체감도를 문의했으나 아직은 요소 품귀 현상과 같은 문제는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업계 상황 변화 등을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시로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가격 상승에 비축 물량 늘리기에 부담스런 핵심 소재

당장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았으나 잠재 리스크로 인해 요소 품귀보다 강한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더구나 타깃이 되는 산업이 현재와 미래의 주요 먹거리산업이라는 데서 산업전문가들은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데 고개를 끄덕인다.

수급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원가 상승 문제가 눈에 띈다. 최근 1년 새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의 가격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수산화리튬은 지난해 12월 18일 기준 1톤당 5만위안이었으나 지난달 15일에는 무려 17만5000위안으로 가격이 뛰어올랐다. 1년 새 가격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산화텅스텐의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기준 1톤당 2만3100달러였던 산화텅스텐은 지난달 15일 들어 3만1450달러로 올랐다. 1.3배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90% 이상의 단일 국가 의존도를 보이는 원자재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관련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관련 원자재에 대한 비축 물량을 늘리기에도 실제 업계에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실제 지난 17일 기준으로 수산화리튬은 1톤당 19만8000위안(약 3670만원)으로 20만 위안 고지 앞에 도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1개월에서 3개월치를 비축하는 게 일반적인데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들 소재는 중간재이다보니 이후 연관 산업에서 연쇄적으로 비용 상승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급 안정성에 비용 부담 역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2024년 급증하는 폐전지 통한 리튬·텅스텐 추출로 '숨통'

수산화리튬과 산화텅스텐의 대체물질을 현재로서는 찾기 어렵다. 다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폐전지를 통해 소재를 추출하는 대안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사후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형 리튬이온전지 철거 추정량이 오는 2024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18년 7.12MWh에서 점증하다 2023년 151.51MWh로 늘어난 뒤, 2024년 799.33MWh로 증가한다는 얘기다. 2024년 철거 추정량은 2018년 대비 무려 112배나 늘어난 규모다. 

이후 2025년에는 1108.41MWh로 증가한 뒤 2030년 2595.95MWh까지 늘어난다. 오는 2040년에는 중형 리튬이온전지 철거 추정량이 9351.65MWh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형 이차전지의 경우, 대형 전기차량 보급이 다소 늦은 만큼 국내 리튬이온전지 철거량이 2023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28MWh에서 오는 2025년께 150M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2030년 961MWh로 늘어난 뒤 오는 2040년에는 3만9501M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폐전지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은 이미 국내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했다. 내년 1분기 코스닥 상장이 예고된 폐전지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이 리튬 추출에 팔을 걷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자체 보유한 해수담수화기술을 활용해 리튬을 녹이는 데 성공했다. SK온도 폐전지에서 리튬만 먼저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폐전지에서 리튬 이외의 소재가 추가적으로 추출되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내마모성이 우수한 초경합금으로 텅스텐이 활용되는데, 폐전지에 들어있는 합금인 코발트 및 니켈 합금이 추출되면서 텅스텐을 추출해낼 수 있다. 물론, 코발트와 니켈 역시 추출이 가능한 주요 소재다.

중국이 수산화리튬이나 산화텅스텐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그나마 오는 2024년부터는 국내 산업에 급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수준에서 중간재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강원도 영월 상동 2광산이 재가동되면서 텅스텐 채굴이 가능해졌다. 외국계 자본이 절반 가량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 채굴이 되는 만큼 국내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김민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 전문연구원은 "수산화리튬의 경우 대안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폐전지도 활용해야 하나 미국의 경우 리튬을 자체 확보할 수 있다보니 글로벌 가치사슬을 잘 구성해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국내 산업에 영향이 큰 원자재에 대해서는 먼저 해외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장기 계약을 해야 할 뿐더러 전략광물 차원에서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며 "재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는 동시에 반출이 쉽지 않은 전략 물자에 대한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해 반제품 형태로 국내로 들여오는 대안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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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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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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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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