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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지분 지적할 땐 언제고…최태원, 12시간 소명 소용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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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트론 사건' 공정위, SK에 "위법 있었다" 판단
SK "소명 전혀 반영 안돼" 법적 대응 시사
재계 "책임경영 강조한 공정위 입장과 정면 배치"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SK실트론 사건' 관련 SK㈜와 최태원 회장에 모두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경제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총수를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매입이 회사의 '사업기회 상실'에 해당한다면 그간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기존 공정위 방침과 정반대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SK는 공정위가 "위법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결서를 받는 대로 행정소송 등 추가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22일 SK와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공정위 결정에 "그동안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최태원 SK그룹 회장 2021.10.27 photo@newspim.com

최태원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전원회의에 직접 참석해 SK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12시간에 걸쳐 적극 소명했다. 하지만 이날 공정위의 최종 결정을 보면 SK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전달한 기존 심사보고서의 판박이라는 게 SK의 주장이다.

SK는 "공정위의 발표 내용은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심사보고서에 있는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이는 공정위 전원회의의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SK는 의결서를 받는 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다. 행정소송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령상 해석 모호함 스스로 자인한 꼴"

이번 SK실트론 사건의 최대 쟁점은 SK실트론 잔여지분(29.4%) 인수를 SK㈜의 사업기회로 볼 것인지 여부였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될 만한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라고만 규정돼 있다. 사업기회 유형과 제공방식에 대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이 없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공정위는 이번에 "공정거래 법령에 사업기회 범위를 경영권 취득과 연관되는 것으로 국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규제 범위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모호함'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는 업계 평가다.

◆"SK㈜ 지분 전액 인수 시 오히려 리스크 컸다"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잔여지분을 취득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사유없이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SK는 2017년 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하는데 이미 연간 투자예산의 절반 가까이를 소진한 상태였다. 여기에 물류센터, 모빌리티 영역의 투자까지 줄줄이 예정돼 특별결의 충족 지분만을 인수하는 것은 투자효율 극대화를 노린 합리적 경영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글로벌 반도체 및 웨이퍼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서 SK실트론 주식을 모두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경영상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당시 업계 전망이 장밋빛이었고 '지분취득이 곧 미래이익'이라는 공식이 명백했다면 ㈜LG, KTB, 보고펀드 등 채권단이 실트론 지분을 매각할 이유가 없었다고 보고 있다. '상당한 이익'이 예상됐다는 주장은 결과론적이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정당한 공개입찰..최태원 회장 밀어주기 불가능"

공정위는 'SK㈜가 최태원 회장의 잔여주식 취득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사업기회를 제공했다'라고 봤으나 SK 측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반박했다.

2017년 4월 보고펀드 대주단은 29.4% 지분 매각을 위해 일간지 등에 공개경쟁입찰 공고를 냈다. 이 입찰에는 중국 후발 업체도 참여했으며, 채권단의 최소 매도 희망 가격(채권단 원금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는 가격을 적어내는 등 실질적 경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을 위해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해외업체 등 13개 회사가 공모했다는 공정위의 시각은 무리"라며 "그럴 경우 형법상 경매입찰방해,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에 달하는 엄청난 사건이 되는데 고작 잔여지분 인수에 그런 리스크를 감행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사회 의결 사안 아니다, 법리 판단 거쳐"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잔여지분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것을 큰 절차상 문제로 삼았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은 이 경우 이사회 결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지분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가 필요한지 여부를 SK㈜ 사내외에 다각도로 확인했고, SK㈜ 법무 임원, 로펌 등은 한 목소리로 이사회 상정이 불필요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 SK㈜ 사외이사(4인) 전원으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도 2차례에 걸쳐 '제3자가 진행하는 공개입찰 참여는 'SK㈜의 사업기회가 아니고 이해관계 상충도 없다' 등 이유로 이사회 상정 사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SK측 입장이다.

◆재계 "건전한 책임경영마저 약화 우려"

특히 경제계에선 총수의 관계사 지분 취득이 그간 '책임경영'을 강조한 공정위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간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전체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는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해놓고, 총수의 지분 취득을 문제 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매입을 회사의 사업기회 상실로 보는 것은 책임경영을 강조해온 기존 공정위 입장과 배치되는 면이 있다"면서 "(공정위가) 제재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소극적 방식의 사업기회 제공'을 인정한 것에 대해 "같은 논리라면 상당한 이익이 기대되는 실트론을 적극적으로 매각한 LG와 채권단은 더 큰 문제고, 실트론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경쟁사들도 문제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며 "자칫 건전한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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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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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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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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