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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와 몬드리안에 가린 추상회화 선구자 말레비치, '러시아 아방가르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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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주의 창시한 말레비치 기념비적 작품 서울에
현대 디자인에 절대적 영향 미친 러시아 아방가르드
4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추상회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름이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와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이다. 그러나 사실은 추상회화의 태동기에 이들보다 더 혁신적이며 혁명적인,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으로 몰고간 사람이 더 있었다. 바로 카지미르 세베리노비치 말레비치(Kazimir Severinovich Malevich, 1878-1935)다.

말레비치는 절대주의 운동의 창안자로 추상회화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까지 끌고 감으로써 순수추상화가 발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예술이 향유로서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서 인지하게 했으며, 후대 미술가들은 구상 미술을 벗어난 그의 작품으로부터 풍부한 예술적 영감을 제공받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말레비치의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인>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그럼에도 우리는 미술사에서 왜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의 이름만을 들었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말레비치가 러시아(키에프) 출신으로 주 활동 무대가 러시아였기 때문에, 서유럽 중심의 미술사에서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칸딘스키도 러시아(모스크바) 출신이지만, 그는 1911년 뮌헨에서 아방가르드 모임인 '청기사파'를 결성해 독일 표현주의 미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1933년에는 파리로 망명함으로써 서유럽 주류미술에 편입됐다. 그러나 말레비치는 그러지 못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레비치가 조국 러시아에서도 배척되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을 때 레닌의 이념에 동조했고,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탈린이 집권하면서 선전 선동의 도구로서의 예술만을 원했던 스탈린은 철학적 사유가 깃들인 말레비치의 그림을 배척했고, 타락한 예술인으로 몰고 갔다. 결국 그는 두 번이나 간첩 혐의로 투옥생활을 해야 했다. 그의 절대주의 경향에 동참한 다른 화가들 작품 역시 모두 불태워졌다. 바로 이처럼 러시아에서도 멀리함으로써 미술사에 한동안 그의 족적이 배제되었던 탓이다.

1915년 미술에서 추상의 우월성을 힘주어 단언한 말레비치는 39점으로 구성된 비구상작품들을 '러시아의 마지막 입체미래주의 전시 0.10'전에 선보였다. <검은 사각형>(1915)은 이 작품들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작품으로, 전시실의 동편에 이콘화처럼 걸려 마치 러시아 정교회의 가정에 걸리는 종교적인 성상을 연상시켰다. 단순한 하얀색 바탕에 검은 사각형 하나가 있을 뿐인 이 작품은 이렇게 근대의 새로운 미술사조인 절대주의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의 등장은 뒤샹의 변기에 버금가는 충격이었다.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은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최초의 완전한 추상으로서 세계미술사에서 혁명적 전복을 시도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말레비치는 이후 '무'에 대한 인식을 발전시켜 1919년에는 색을 완전히 제외시킨 <흰 바탕 위의 흰 정사각형>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절대주의의 논리적 종결점이고, 말레비치의 철학적 종결점이었다.

트리치아코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말레비치의 대표작 <검은 사각형>은 경매시장에 나온 적이 없어 그 가격을 가늠할 수 없으나, 절대주의 최초의 작품으로 그 가치만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비치의 1916년 작 〈절대주의 구성 회화〉는 2008년 뉴욕 소더비에서 6000만 달러(현재 환율 706억2,294만2,500원)에 팔려 러시아 미술 작품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했고, 2018년 다시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와 8,580만 달러(현재 환율 1,015억140만원)에 판매되어 그 기록을 경신했다. 〈절대주의 구성 회화〉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순위 30위 안에 들어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관람객이 말레비치의 작품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지난 12월 31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서 이념 대립과 냉전에 의해 60년 이상 빛을 보지 못했던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 49인의 작품 75점을 소개한다. 추상미술의 선구자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부터 미하일 라리오노프, 나탈리아 곤차로바,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등 20세기 현대미술과 건축,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러시아 거장의 작품들이다.

전시된 작품은 러시아 국립 미술관인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을 중심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 미술관, 니즈니 노브고로드 미술관, 연해주 미술관 등에서 왔다. 모두 러시아 연방 문화부에서 문화재로 등록·관리하고 있는 국보급 작품들이다.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한때 퇴폐 미술로 찍혀 종식을 고했지만 이내 구미 중심 미술사의 지평을 넓히는 예술 사조로 부각됐다. 국내 추상미술과 단색화 탄생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 예술감독을 맡은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5일 열린 개막식에서 "서유럽 중심으로 짜여 왔던 근대 미술의 지평을 러시아를 포함한 비서구권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전시 의의를 밝히면서 "동시에 전쟁과 혁명의 격변기를 살았던 러시아 혁명가들의 삶에서 동시대성을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쟁과 혁명의 격변기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예술활동은 오늘날 4차산업혁명 시기, 즉 문명사적 전환기에 변화하는 시대상 앞에서 어떤 태도로 현실을 바라보고 겪어야 하는지 시사점을 던져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격려사에서 "러시아 아방가르드라는 산맥을 통과하지 않고는 현대미술에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중요한 20세기 전반의 역사"라며 "유럽이나 미국 미술에 비해 이상하게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접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오랜만에 수준급 전시를 볼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러시아 아방가르드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 2022.01.06 digibobos@newspim.com

이데올로기에 막혔던 예술의 보고를 열어젖힌 이번 전시는 때마침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과 맞물리면서 가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양국의 외교 역사에도 문화 교류는 가장 성공적인 분야"라며 "특히 문화 행사는 양국 역사의 일부로서 양 국민을 연결시키는 정서적 토대를 강화한다"며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P.S : 절대주의와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현대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는 이들의 영향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장소이자 사조였다. 이번 전시의 6번째 섹션은 바로 러시아 아방가르드가 현대 디자인에 어떻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영상을 통해 알려준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봐야할 영상이다. 전시는 4월 17일까지.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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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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