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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2022·부동산]① 좌-우 뚜렷했던 부동산공약, 선거 다가오자 '막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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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공공중심-징벌적 과세 尹·安 민간중심-세금 재조정
대선 후반, 주택공급·GTX·청약제도 개선 '복-붙' 논란

[편집자] 대한민국의 5년을 결정할 제 20대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국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부동산 공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택과 교통·SOC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후보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각 후보의 주요 부동산공약을 분석하고 비교해 실현가능성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재 순서]

① 좌-우 뚜렷했던 부동산공약, 선거 다가오자 '막던지기'

② "주택공급 확대" 한 목소리...李 311만-尹·安 250만

③ 대선 후보들, 부동산세 공약 '3인 3색'…각각 문제점은?

④"우리가 더 급한데" 2030 중심 주택공약에 뿔 난 4050

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한 목소리지만…李 "공공주도" vs 尹 "민간개발"

⑥ '표 의식 개발공약 남발' GTX 연장·지하화…"차차기 정부 몫"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이번 대선 과정에서 초기 여야 후보들은 자신과 소속정당의 정치성향에 맞는 좌-우 대결 모습을 뚜렷히 보였다. 각각 성향에 따라 공공중심-시장우선의 논리를 기반으로 공약을 내놓으며 분명한 정체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같은 모습은 대선이 다가오면서 실종되는 상황이다. 여론 조사 1, 2위가 2~3일만에 엎치락 뒤치락 하는 등 전례 없는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자 좌-우 정치성향을 가리지 않고 표에 도움이 될만한 공약은 무조건 '우겨 넣는' 모습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양대 후보를 비롯해 안철수 후보까지 세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큰 틀의 차이가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이같은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한 의심이 더 커지고 있다. 정치성향과 다른 공약은 결국 집권 이후 구성된 정부에서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2022.01.27 donglee@newspim.com

◆ 이재명, 공공에 무게...윤석열 민간에 방점, 안철수 중도

여야 각당 후보가 확정된 후 펼쳐진 대권 레이스 초기에는 소속 정당 성향에 맞춰 좌-우 구도가 확실한 공약을 꺼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공급 분야다.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세 후보는 모두 정부 공급계획인 206만 가구에서 25% 가량 늘린 250만가구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용은 뚜렷한 차별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250만가구 중 100만가구에 대해 공공주택 즉 임대주택으로 공급키로 했다. 반면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분양형 주택을 공급키로 공약한 상태다. 윤석열 후보는 250만구 중 공공주도로 50만가구, 민간주도로 200만가구를 각각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의 역할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250만 가구 가운데 임대주택인 '기본주택'을 제외한 분양주택에도 공공이 직접 개입해 반값 주택 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재개발, 재건축도 공공으로 추진할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주택 공급에 공공이 개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어 23일 이재명후보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원을 공약하며 주택공급 목표를 311만 가구로 올려잡았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공공의 역할을 최소화했다. 공공주도로 짓겠다는 50만가구도 '원가주택', '역세권 첫집'이란 이름의 분양 주택으로 공급된다. 즉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정당 답게 '임대주택→소형 공공분양주택→중형 민간분양주택'으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라는 우파 정당의 전통적 시장경제주의를 중심으로 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250만가구중 100만구에 대해 공공이 짓는 토지임대부 '안심주택'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후보와 비슷한 분양형 주택이지만 공공주택 수를 두배로 늘려 중도를 택했다는 차이가 있다.

이재명 후보에게 '좌파적' 정치철학이 돋보인 부분은 단연 '국토보유세'다. 이재명 후보는 100만가구 공공주택 건설을 위한 재원 대책으로 국토보유세 추가 징수를 추진했다. 이는 이미 경기지사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왔던 것인데 대선 공약에 포함되면서 더욱 구체화됐다.

우선 토지공개념을 담은 법률을 제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토보유세를 신설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신설된 종합부동산세가 고가주택에 집중 과세되는 것과 달리 국토보유세는 말그대로 전국 모든 토지에 부과된다. 누진제 적용으로 많은 땅을 가진 소유자는 많이 내고 적은 땅을 가진 사람은 적게 내는 구조다. 토지공개념에 따라 유휴토지에 강도 높게 부과하던 세금을 전국토에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공약 상태라 상세한 세금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종부세처럼 수백만원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일단 국토보유세가 신설되면 시행 이후 공시가격 현실화처럼 과표 인상으로 세금이 큰 폭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세금에 대한 경감을 선언한 상태다. 윤석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폐지까지 염두에 둔 재조정'을 언급했으며 다주택자에 대한 출구를 열어주기 위한 양도세 완화 또는 비과세 연장 등을 공약했다. 안 후보는 중국인을 겨냥한 '외국인 투기세' 신설 방안을 내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1.04.27 mironj19@newspim.com

◆ 대선레이스 후반부, 똑같아진 부동산공약...세금말고 차이 없어

이같은 후보들의 성향별 공약은 대선 레이스 후반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대부분의 개발공약이 똑같아진데다 대놓고 공약 베끼기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시장경제적인 윤석열 후보 공약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했다며 사과했던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비롯해 경제·사회 분야 공약에선 여전히 성향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부동산에서만큼은 윤석열 후보와 똑같은 시장중심의 공약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먼저 내놨던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공식 공약했다. 지난 23일 발표한 수도권 공약에서 이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특별법 제정을 언급하며 규제 완화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선점'했던 1기 신도시에 대한 재건축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꽉 막힌 주택담보대출에 대책도 결국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라왔다. 윤 후보는 담보인정비율(LTV)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한해 80%까지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는 가계부채 확대와 집값 상승을 우려하는 문재인 정부의 시책과는 배치되는 공약이다. 과거 야권 시절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잇단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대해 '빚내서 집사라고 조장한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결국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려는 전략 아래 이 후보의 공약도 크게 바뀐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토보유세로 대변되는 '징벌적 부유세'를 공약했던 이재명 후보지만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윤·안 두 후보와 보조를 맞췄다. 정부가 3월 중 올해 부과할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조정 입장을 밝히자 곧장 '감사하다'고 표현하며 종부세 완화에 환영하는 의사를 보였다. 종부세 과표의 2020년 공시가 활용을 요구하는 윤석열 후보와 같은 입장이다.

반면 양도세 완화까지 내건 윤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양도세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종부세가 애초 부유세 개념으로 도입됐고 이명박 정권이 사실상 무력화시킨 것을 문재인 정부가 되살린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폭의 입장 변화로 보여진다.

이처럼 표심만을 따라 움직이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당장 5년간 250가구, 311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때 임기 5년 동안 행복주택 40만가구 공급을 공약했고 취임직후부터 공급을 위한 부지확보에 들어갔다. 하지만 결국 2022년까지 사업승인된 행복주택은 13만6000가구며 공급물량도 대부분 수도권 택지지구에 공급된 소형주택이다. 행복주택의 당초 설계안인 역세권이나 도심과 가까운 소형주택은 2800여가구 밖에 공급되지 않은 상태다.

재원 역시 문제가 된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공약한 공공주택 100만가구는 결국 나랏돈으로 지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재원 대책은 신설될 국토보유세 말고는 뚜렷하지 않다. 노무현 정부 당시 그린벨트를 풀어 임대주택을 짓는 'GB지구'(훗날 보금자리주택)는 절반 가까이를 분양하고 그 수익으로 임대주택을 짓는다는 원칙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재원조달방안이 없다. 결국 국토보유세를 비롯한 부동산 관련 세금을 높여 재원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후보의 주택시장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세금을 내리고 재건축·재개발을 확대하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윤석열 후보가 따라간 용적률 500% 상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도심부나 역세권의 건물을 빽빽하게 지어올려 도시계획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4종 일반주거지역 신설, 도심내 소규모 공공택지 조성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로 대선 후보들이 내놓을 공약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일정면적 이하 공공택지 지정은 지자체장의 권한인데 대선후보들이 거론할 사항이 아니다"며 "결국 정부가 지자체에 강제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전에 지자체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 후보 모두 비슷한 공약이 나온 점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짙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일관되게 추진했던 시장 수요 억제 방향을 이재명 후보가 단숨에 바꾼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공급이 충분하다던가 재개발, 특히 재건축이 집값을 올린다고 지적했던 민주당이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믿기 어렵다"며 "또 5년 동안 행복주택도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았는데 정부 공급목표를 넘어서는 주택공급이 공약대로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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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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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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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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