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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②쿠팡, 미친 회사(?)의 등장과 유통업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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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평정
피 튀기는 혈투...그 끝은 적자 대행진
유통회사 4개 합친 시가총액, 쿠팡 4분의 1에 불과?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유통업계는 미친(?) 회사인 쿠팡이 등장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장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돈을 벌려면 당연히 마진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만약 어떤 회사가 물건을 팔면서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면? 마진은커녕 오히려 적자가 증가하는데도 계속해서 물건을 싸게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미친 전략을 쿠팡보다 먼저 선보인 회사가 바로 미국 1위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다. 쿠팡 역시 이 미친 전략을 한국에서 선보이며 유통업계 간의 끝 모를 전쟁이 시작됐다.

쿠팡의 전략이 한국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먼저 한국 유통업계의 역사를 살펴보자. 한국에 처음으로 인터넷 붐이 타올랐던 1999년만 해도 온라인쇼핑의 원조 격인 종합쇼핑몰 인터파크의 기세가 무서웠다. 삼성그룹에서 만든 삼성몰조차 인터파크에 밀렸을 정도다. 그런데 한국의 유통시장을 다 집어삼킬 듯 기세가 등등했던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2000년도의 IT 버블 붕괴 이후 상당 기간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삼성몰은 조용히 사라졌다.

◆ 2000년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전성기

2000년대 유통시장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들의 성장세가 탄탄했다. 한국 고급 매장의 대명사인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외에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가 급속도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며 엄청난 매출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부동의 1위인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가 한국 유통의 매운맛에 질려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3개 회사 간 점유율 전쟁이 치열했지만 이 시기가 한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2년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들의 기세가 다시 꺾이고 쿠팡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회사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생필품, 식료품, 신선식품 위주로 구성된 대형 할인점의 매출은 심각한 정체 상태다. 전년도인 2021년에도 증가율이 고작 2% 수준이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할인마트 대신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마켓컬리 등을 이용한 온라인쇼핑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대형마트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2022년 현재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시장에서 반경 1km 이내는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대형마트의 출점을 금지하고 있다. 추가로 대형마트의 경우 매달 2번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하고 영업시간도 0시부터 10시까지는 영업을 금지하는 등 제한이 많다. 이는 온라인 쇼핑 배송 경쟁에서도 대형마트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여러 가지 영향으로 한국 대형 할인마트들의 매장 수는 감소 중이다. 2018년에 상위 3개사의 합계 대형마트 수는 421개였으나 2022년 6월 말 현재는 406개로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15개가 감소했다.

대신 대형마트보다 마진율이 더 낮은 '창고형 할인마트'는 증가하고 있다. 코스트코, 롯데마트 맥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은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할인마트들은 좀처럼 늘지 않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일명 미끼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다시 매장을 찾아오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홈플러스는 치킨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과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값 치킨인 '당당치킨'을 6990원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이어 반값 피자까지 출시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붙여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저렴한 상품들을 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인마트들의 극적인 매출 증대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국 주요 3개사의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수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이 52개, 현대백화점이 23개, 신세계백화점이 17개를 운영 중이다. 주요 백화점 3개사의 점포 수 합계는 92개로 할인마트 상위 3개사 합계 406개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백화점 매장 수가 소폭이라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도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최고급 매장인 '더 현대 서울'을 신규 오픈했다.

왜 백화점 매장 수는 감소하지 않는 걸까. 대형마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험과 즐길거리가 많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가 명품 매장을 갖추고 있어 실적 회복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액 흐름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보다 10%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1년에는 23% 급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2022년에도 엔데믹이 가까워 오면서 백화점 매출액은 계속 증가 추세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크다. 코로나 훨씬 이전인 2018년 매출액이 30조원이고 2021년 매출액은 34조원이니 3년간 겨우 4조원 증가한 셈이다. 잘 따져보면 연평균 성장률은 4%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금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 2010년대부터 온라인 쇼핑 시장 본격 성장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인터넷쇼핑, 온라인쇼핑이 모두 비슷한 용어들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한마디로 터프하다. 무시무시한 이커머스 전쟁이 20년간 계속돼 왔지만 여전히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를 예측하는 건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상황을 살펴보면 그동안 미친 전략을 펼쳐 왔던 쿠팡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접근해 있다. 이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자.

온라인 쇼핑 시장이 2000년대의 IT 버블 붕괴를 이겨내고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대부터다. 일명 오픈마켓으로 불리는 G마켓, 옥션, 11번가의 기세가 등등했다. 전통의 유통 강호들인 신세계, 롯데, 현대그룹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홈쇼핑 업체인 CJ몰, GS샵, NH몰도 가세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티몬, 위메프, 쿠팡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온라인쇼핑몰 경쟁은 갈수록 격화됐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쇼핑 1위 사업자인 아마존닷컴의 점유율이 40~50%로 조사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10년대에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점유율 50%는커녕 10%를 차지한 업체도 없었다. 1999년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은 무려 20년 이상 유통업체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압도적인 1위 업체가 없을 뿐이지 온라인쇼핑 시장 자체는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의 전체 소매판매액은 2020년에 475조원으로 전년도의 473조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됐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대신 코로나19에 적응한 2021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9.1% 증가한 51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한국 전체 소매판매액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통계청 자료에서 가장 주목할 데이터는 바로 '온라인쇼핑 판매액'이다. 한국의 온라인쇼핑 판매액은 매년 연평균 20%의 증가율을 보이며 무섭게 성장해 왔다. 2018년에 113조원이던 온라인 쇼핑 판매액은 2021년에는 187조원으로 3년 만에 무려 65% 급증했다.

이는 그만큼 온라인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등의 매출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의 침투율(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한국의 2021년 온라인 침투율을 계산[온라인쇼핑 판매액 187조원 / 한국 전체 소매판매액 519조원 = 온라인 침투율 36%]해 보면 36%가 나온다. 그런데 이 숫자는 왜곡됐다. 승용차나 연료의 경우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정확한 온라인 침투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2021년의 승용차와 연료 판매액 116조원을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감한 상태에서 온라인 침투율을 구해 보는 게 좀 더 현실에 가깝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2021년 기준 온라인 침투율은 무려 46%다.

계산 결과를 보니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중에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의 절반을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쇼핑 침투율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50%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70%, 심지어 90%까지 올라 갈 수 있는 걸까. 이게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궁금증이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전혀 물건을 사지 않게 되는 걸까.

미국과 중국의 온라인쇼핑 거래액과 침투율을 같이 살펴보자. 한국의 온라인쇼핑 침투율은 36%(승용차 및 연료 포함, 통계청)로 미국의 19.1%(추정치)나 중국의 24.5%(추정치)에 비해 유독 높은 편이다. 미국은 아마존닷컴이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아직 온라인쇼핑 침투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도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는 온라인쇼핑 침투율이 낮다. 역시 한국은 세계 최강의 IT강국이다.

◆ 쿠팡, 미친(?) 회사의 등장과 1등의 조건

온라인 시장은 단 한 명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시장에 가깝다. 검색 시장은 구글이 다 가져갔다.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가 다 가져갔다. 미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아마존이 다 가져갔다. 이 상황을 한국에 대입해 보자. 한국 검색 시장은 네이버가 다 가져갔다. 하지만 한국의 온라인쇼핑 시장은 쿠팡이 진입하기 전까지 다양한 경쟁사들이 시장을 잘게 쪼개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쿠팡이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 1등을 하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 가격과 배송속도, 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과거 한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쇼핑할 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한 곳의 쇼핑몰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70인치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어떻게 행동할까. 가격비교 사이트나 네이버쇼핑에서 '70인치 TV'를 검색해 저렴한 가격 순서로 정렬하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택한다. 결국 가장 큰 고려 대상은 가격이 된다. 그런데 가격비교 사이트를 잘 관찰해 보면 가장 저렴한 쇼핑몰은 거의 매일 바뀐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소비자들은 특정한 한 곳의 쇼핑몰에 절대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

만약 지금 내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쇼핑몰을 창업하고 한국에서 1등이 되기를 원한다면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내가 파는 물건을 시세의 반값으로 낮추고 가격비교 사이트에 연동만 시키면 된다. 그러면 내 물건은 최저가 상품으로 노출돼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이다. 손해를 보면서 파니까 당연히 잘 팔릴 수밖에 없다. 나는 한국에서 1등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난다는 사실이다. 이런 미친 가격 경쟁은 하루이틀은 가능할지 몰라도 1년, 2년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싸게 파는 이유는 뭘까. 적자 판매를 지속하다가 결국 망해서 폐업 정리할 게 아니라면 노림수는 하나다. 최대한 많은 충성고객들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쇼핑몰이 TV 제조업체로부터 TV를 대량으로 직매입해서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A라는 쇼핑몰은 1000개를 주문하면서 5% 할인을 요구한다. 그런데 B라는 쇼핑몰은 10만개를 주문하면서 10%의 할인을 요구해도 된다. 이게 바로 규모의 경제다. 이로 인해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가격 경쟁력이 된다.

이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경쟁사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을 단골로 확보해야 한다. 결국 고객을 압도적으로 많이 확보하는 회사가 승리하는 구조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마존과 쿠팡은 바로 이 점이 달랐다.

아마존과 쿠팡은 그 핵심 전략을 배송속도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쿠팡은 월 4990원(현재 기준)의 '로켓 와우' 멤버십을 도입하고 그와 동시에 로켓배송을 선보였다. 이런 빠른 배송을 무기로 '쿠팡 생태계'에서만 소비자들이 머무르게 유도해 한국에서 무려 900만명이 넘는 유료 멤버십 회원을 확보한 유통 공룡이 됐다.

◆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사실 할인마트를 차를 운전해 왕복으로 다녀오는 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백화점과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은 문화 생활과 즐거운 쇼핑의 결합이지만 할인마트는 단지 뻔한 생필품을 구매하는 귀찮은 행위를 하는 곳에 불과하다. 생필품 브랜드들은 너무 뻔해 굳이 직접 현장에 가서 골라야 할 이유가 없다.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결국 내가 아는 그 맛이다.

쿠팡은 한국 소비자의 생필품 구매패턴을 아예 바꿔버렸다. 쿠팡으로 인해 소비자가 받은 이득은 뭘까. 기존의 2~3일 걸리던 느린 배송과 달리 로켓배송은 전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새벽배송', 당일 오전 10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허비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아껴줬다. 쿠팡의 일관된 목표는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거다.

쿠팡이 판매하는 상품 중에 소비자에게 가장 이득이 큰 상품은 뭘까. 쿠팡의 1위 PB상품인 탐사수(생수) 2리터다. 쿠팡은 이 탐사수 2리터 12개 세트를 유료멤버십 와우회원에게는 6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1개당 583원꼴이니 웬만한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하다. 게다가 이 무거운 생수를 무료로 문 앞까지 배송해 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안 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들이 엄청난 편익을 안겨주는 이 생수 미끼상품만 이용하고 다른 상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는다면 쿠팡의 적자는 지금도 심각하지만 지금보다 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미끼상품은 더 비싼 다른 상품들을 같이 판매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영리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 미끼상품 전략은 한국에서 결국 성공하고 있는 중이다.

◆ 쿠팡, 미친 전략의 끝은 적자 대행진

쿠팡은 12년 전인 2010년에 설립된 회사다. 쿠팡이 처음부터 미친 전략을 구사했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쿠팡, 위메프, 티몬이 빅 3를 형성하던 시기가 있었다. 소셜커머스란 일정한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특정 품목을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최소 구매 물량을 넘기기 위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학생들이나 직장인 사이에서 쿠폰을 사면 할인 가격에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사업이라 경쟁사들이 순식간에 100개 이상 난립하는 등 한계가 명확한 사업이기도 했다.

쿠팡은 이런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로켓배송이라는 미친(?) 당일배송 서비스를 2014년부터 시작했다. 이때부터 쿠팡의 경이적인 적자 대행진이 시작됐다. 쿠팡이 아마존닷컴을 벤치마크했다는 건 그 당시 한국 경쟁업체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단지 크게 경계하지 않은 건 아마존닷컴의 전략은 투자비가 너무 막대해 도저히 쿠팡이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곧 망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피 튀기는 가격 경쟁과 배송 전쟁의 결과는? 당연히 엄청난 규모의 적자 대행진이다. 쿠팡은 2018년에 1조1279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영업적자를 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3년 뒤인 2021년에도 1조1208억원이라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쿠팡의 미친 전략은 쿠팡뿐 아니라 모든 경쟁업체들을 다 같이 미치게 만들었다. 마켓컬리 역시 2021년에 영업적자가 2177억원으로 확대됐다. 위메프, 티몬, 11번가 역시 모두 줄줄이 적자 대행진이다. 한국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만성적인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희망적인 건 쿠팡의 경이적인 매출액 증가 현황이다. 쿠팡은 2018년에 4조354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21년에는 380% 폭증한 20조88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3%, 한국의 온라인쇼핑 증가율도 65%에 불과하다. 쿠팡의 성장속도가 경쟁업체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 쿠팡과 네이버의 1위 다툼

그렇다면 쿠팡의 경쟁업체들 매출액은 어느 수준일까. 유통업체들이 발표하는 각각의 매출액으로는 상호간 비교가 불가능하다. 가장 큰 이유는 직매입을 통한 매출과 단순 중개방식 매출의 차이 때문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직매입 규모가 가장 큰 회사다. 직매입한 재고를 물류센터에 쌓아두고 실제 주문이 들어오면 창고에서 신속하게 배송한다. 그런데 회계상 직매입한 상품을 판매하면 매출액은 상품 판매액 전체가 잡힌다.

그런데 백화점의 경우 직매입보다는 백화점 내 임대공간에서 발생한 판매금액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이버, G마켓, 11번가 같은 온라인 오픈마켓 또한 직매입보다는 대부분이 단순 중개방식이다. 이런 경우 수수료만 매출로 표기한다. 따라서 직매입 규모가 큰 쿠팡의 매출액과 단순 비교하면 수치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온라인쇼핑 회사들의 점유율을 추정할 때는 매출액보다 총거래액(GMV)을 더 중요시한다. 상품의 총거래액이 좀 더 합리적인 데이터라 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모든 업체가 발표해 주면 상호비교가 편하지만 발표를 생략하는 회사도 많다. 네이버의 2021년 총거래액은 32조~3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쿠팡의 경우 업계에서는 약 34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2021년에 쿠팡과 네이버 중 총거래액 1위가 어디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2022년의 추정치는 쿠팡이 확실히 우위라는 업계 전망이 많은 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엄청난 고래가 새로 온라인쇼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로 네이버다. 네이버는 한국의 압도적인 포털 사이트지만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다소 관망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8년부터 '스마트스토어'라는 쇼핑몰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쿠팡과는 또 다른 파란을 일으켰다. 이 스마트스토어가 원래부터 강력했던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와 결합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업계 전문가들 중에서는 아직도 쿠팡과 네이버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어쨌든 이 2개사가 미래에도 양강 체제를 유지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네이버의 2022년 2분기 실적발표회 때 네이버 경영진은 "하반기에 네이버와 쿠팡을 제외하면 다른 경쟁사들은 오히려 역성장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업계는 쿠팡과 네이버의 이커머스 점유율을 각각 2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1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업체가 한 곳도 없었던 한국의 치열했던 이머커스 경쟁 상황을 회상해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점점 상위 업체들로 이커머스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은 치열하다.
쿠팡이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내려면 최소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은 하겠지만 언제쯤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행인 건 쿠팡 최대의 경쟁자인 네이버가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시마크'를 인수하면서 2조3441억원을 투자해 한국에만 자금을 집중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쿠팡 입장에서는 호재라 할 수 있다.

◆ 롯데쇼핑+이마트+신세계+현대백화점의 4배?

유통업체의 매출 기준은 제각각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쿠팡의 경우 직매입한 상품이 대부분이라 상품 판매액이 대부분 매출액으로 잡힌다. 반면 백화점이나 오픈마켓의 경우 수수료만 매출액으로 잡는 경우가 많아 동일한 비교가 어렵다. 특히 연결재무제표는 계열회사 전체의 매출을 합산하기 때문에 정확한 회사 간 비교가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계상 매출액 또한 의미가 있으므로 각 회사들의 수치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

한국 주요 유통업체인 롯데쇼핑,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주식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8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에 상장된 쿠팡 시가총액 3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21년에 롯데마트,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4개사의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액 합계는 50조4000억원으로 쿠팡 매출액 20조9000억원의 2.5배를 기록했다.

또 4개사(롯데마트,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는 모두 영업이익이 흑자였으며, 4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쿠팡은 흑자는커녕 오히려 영업적자가 무려 1조1000억원이었다. 외견상 지표로만 보면 지금의 시가총액 격차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째서 투자자들은 적자투성이인 쿠팡의 밸류에이션을 버젓이 이익을 내고 있는 한국의 주요 유통업체들보다 훨씬 더 높게 평가하는 걸까. 단순히 쿠팡이 미국에 상장됐기 때문에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걸까. 아니면 쿠팡의 높은 미래 성장성과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간의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냉정한 평가일까.

③편에서 계속… ③쿠팡, 물류센터 곧 200만평? 이미 게임 끝?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 : 양홍민 / 편집·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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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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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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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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