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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시진핑 3연임, 미중갈등 격화 vs 소강…"한국, 인도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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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미국은 펀치게임, 중국은 맷집게임"
"인도, 전략적으로 쿼드 반중동맹 쏠림 제어"
윤영관 "시 견제 세력 부재…미중관계 악화"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3일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화했다. 시 주석 집권 3기 시대는 미중갈등과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내 일각에선 중국이 이번 당대회에서 집단지도체제를 포기하고 시진핑 단일체제를 구성한 만큼 미중 간 전략경쟁이 본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으나, 미중갈등이 오히려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선거를 계기로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베이징 신화사=뉴스핌] 주옥함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지도부 인선을 발표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2.10.23 wodemaya@newspim.com

미중관계 등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24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과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중국 모두 당분간 국내 정치적으로 강경기조로 나갈 필요성을 해소했기 때문에 소강상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 교수는 "미중갈등은 안보와 경제 등 얽혀있는 문제가 많아 언제든 재가열될 가능성이 있지만 우선은 소강국면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기본적인 구도를 보면 미국은 때리기를 하고, 중국은 방어하는 중이다. 중국으로선 시진핑 정권이 흔들리기 전까진 먼저 도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인들 스스로 미국이 펀치게임하면 자기들은 맷집게임을 하고 있다고 얘기한다"며 "시 주석 3연임이 확정된 중국 입장에선 일단 경제봉쇄 등에 신경을 쓰면서 앞으로의 갈등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형 "한국, 쿼드 반중동맹 쏠림 제어하는 인도 배워야"

시 주석 3연임이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중국 외교부 등에서 나오는 공식 입장을 잘 살펴보면 중국이 현재 한국을 크게 압박하고 있지 않다"며 "일부 전문가나 언론인들이 중국 내 강경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 등을 인용해 강경론을 펴는데 실제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과거보다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서 한국이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기 힘들 것이라는 건 중국도 이해하고 있다"며 "즉 미중갈등 속에서 한국이 중립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여지를 가져야 운신의 폭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입장에선 미중관계에서 여지가 남아 있을 때는 한국이 이용가치가 있지만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제일 약한 고리가 된다"며 "특히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 쿼드에서 인도의 역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쿼드의 핵심은 일본이나 호주가 아니라 인도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로 인도를 활용하려고 하지만, 정작 인도는 쿼드가 반중동맹으로 치우치는 걸 막고 있다"며 "한국은 인도처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이 원하는 건 BBC(배터리, 바이오, 칩)로 대표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한 자리에 미국이 들어가 자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부활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은 현재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는 데 이를 한국 정부가 막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으로선 한국 없이 반도체 굴기가 불가능하며 미국은 한국 도움 없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할 수 없다"면서 "이는 한국으로선 리스크도 되지만 자산이기도 하다. 한국은 인도가 전략적으로 하듯이 중국을 배제시키지 않고 미국이 가고자 하는 속도를 늦추면서 국익도 챙겨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당장 한국 반도체 수출물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에 수출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은 사줄 여력도 없다"며 "물론 길게 보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중 협력 없이 북핵문제 해결 없다"

한국이 기대하는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론에 대해선 "한미관계와 북중관계는 다르다"며 "북중동맹은 협력도나 친밀도에서 한미동맹처럼 긴밀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레버리지도 크지 않다"며 "최근 북중관계가 다시 이어진 이유는 한미동맹이나 한미일 협력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제는 미중갈등이 심화될수록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이라며 "미중이 협력하지 않으면 북핵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시대에 미중 간 화약고로 거론되는 대만문제와 관련해선 "양안문제는 미중관계에 파국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오히려 자제할 것"이라며 "중국으로선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도 대만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더 조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만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 대만은 오히려 최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방문으로 더 당황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에 올인하는 걸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유추했다.

이어 "대만문제는 미국과 중국 모두 마지막으로 밀릴 때, 극단적 위기상황이 오면 쓸 수 있는 카드"라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미중갈등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 "소모전, 즉 개싸움이 될 것이다. 다시 협력관계가 되진 않겠지만 파국으로 가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중관계는 국내정치가 지배하는 요소도 강하고 국제정치적으로도 반미 대 반중으로 구조적"이라고 진단했다.

◆ 윤영관 "시진핑 견제 메커니즘 부재…미중관계 악화"

한편 동북아 전문연구소 니어재단이 전날 개최한 '중국 시진핑 주석 3기 시대' 세미나에선 "시진핑 1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됐고 견제와 균형의 메커니즘이 부재해 외교적으로 오판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전권을 장악하고 친위부대를 포진시켰는데 외교적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이라며 "최고 지도자가 내리는 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무리하게 결정한 것처럼 시 주석도 외교 문제에 있어 위험한 오판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시 주석 3기 외교 정책을 총괄할 왕이(王毅) 외교부장, 차기 외교부장인 친강(秦剛) 주미 대사 모두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를 주도해온 강성 인물들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미중 관계가 향후 5년간 더 악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며 "충분한 소통 채널이 없는 상황에서 서로 오해하고 과잉 대응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미국이 최근 발표한 국가전략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을 '결정적 시기'라고 이름 붙였는데, 중국은 이 기간을 '관건적 시기'라 표현했다"며 "두 나라 간 체제·이념 경쟁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 3연임이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교수(미중정책연구소장)는 "미중 간 전략 경쟁이 한중 간 마찰로 전환할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장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화 질서 복원이 시진핑 정권 유지의 동력이라면 미래 한중 관계에서는 충돌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은 이런 질서를 받아들일 수 없어 대립적 관계가 더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걱정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대만문제에 대해 "대만 통일로 중국몽(中國夢)을 이루겠다는 시 주석 의지가 분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안보 공약이 맞물리며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에 돌입했다"면서 "중국은 한편으로 대만을 압박해 평화적 통일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되 다른 한편으로는 무력 통일 능력의 확보를 준비해 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시진핑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쑨원, 마오쩌둥, 덩샤오핑 중 덩은 넘고 싶어하는데 그럴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물은 '대만 통일'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윤 전 장관은 "미·중 충돌이 우리에게 굉장히 힘든 결정을 강요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본다"며 "중국이 우리의 선의를 알아줄 것이란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서 벗어나 공급망 다변화, 전략적 사고, 외교 인프라 강화 같은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나름대로 포기할 수 있는 원칙, 방향성을 중국에게 밝히고 그 원칙에 따라 외교도 하고 국내 정치도 해야한다. 중국에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우리가 반도체 외에도 원천·틈새·핵심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하고, 중국에 필수적인 나라가 돼야 한다"며 "새 지도부와 어떻게 대화 채널을 오픈하고 잘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사드 사태 때와 같은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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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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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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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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