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규제 OUT] 해수부, 항만규제 통째로 푼다…민간투자 1.6조 유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 발표…83개 발굴
해양수산·항만업계 현장 애로사항 대폭 개선
자율운항 등 신기술 인증 이제는 1년 만에
바닷가캠핑 화장실‧샤워장 설치…호핑투어 지원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해양수산부가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를 반영해 항만규제 통째로 풀 계획이다. 1조6000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해 항만배후단지를 적극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또 자율운항과 친환경선박, 마리나산업, 해양바이오 등 신산업 규제를 선제적으로 손질해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9일 인천항 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고 하는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선제적인 규제혁신을 통해 해양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지난 6월 대국민 공모전을 개최하고, 7월에는 해양수산 업·단체 의견을 수렴했다. 수요자 중심 규제혁신 과제를 발굴하는 동시에 7200여 개에 이르는 해양수산 규제법령 조문을 전수 조사해 해양수산부 자체 개선과제를 발굴했다.

이어 해수부 장관·차관을 비롯한 정책담당자들과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해양수산 규제혁신 전략회의'를 통해 발굴한 과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이번에 발표한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은 ▲기업활동 역동성 제고를 위한 민간주도 규제개선 ▲낡은 덩어리 규제 혁파 ▲성과중심‧현장체감형 규제 혁신이라는 3가지 기본방향 아래 ①항만‧해양공간을 활용한 민간투자 촉진 ②해양수산 신산업 육성기반 마련 ③수산업‧어촌 자생력 강화를 위한 지속성장 규제혁신 등 3대 분야, 7대 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됐다(그림 참고).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 항만배후단지 지역경제 거점으로 육성…민간투자 촉진

해수부는 항만기능을 지원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상품의 가공, 조립, 보관 배송 등 복합물류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항만배후단지의 지정부터 개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규제를 개선한다.

우선 부산항, 광양항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항만배후단지 추가 확충 수요를 반영해 준설토 투기장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단지를 항만배후단지로 전환하거나 항만 인근 내륙 부지도 항만배후단지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추가적인 항만배후단지 공급방식을 마련한다.

또한 2종 항만배후단지를 중심으로 항만배후단지에 설치되는 시설에 대한 규제도 닫힌(positive) 방식에서 열린(negative) 방식으로 전환해 민간투자를 유치한다. 현재 2종 항만배후단지에는 주거시설, 판매시설 등 법령에서 규정된 시설만 설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위험‧유해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된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아울러, 항만국유재산에 대한 사용허가와 대부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사업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운영과정에서도 기존 입주 물류기업이 제조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겸업 조건을 완화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일정한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출자자의 지분변경도 허용함으로써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해수부는 "이번 방안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면 2027년까지 항만배후단지 처리물동량은 2021년 대비 1.5배 증가하고, 민간투자 누적 금액도 약 1조6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해양공간 이용 합리화…관련 절차 대폭 간소화

해수부는 또 사업유형과 사업대상 지역의 특성 등에 관계없이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해양공간 이용에 대한 규제도 특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우선 해역이용영향평가는 유형별‧지역별로 평가범위와 평가목록을 차등화해 영향평가의 효과성은 높이고 평가과정의 사회적 비용은 줄인다. 또한 내륙에 위치해 지가(地價)가 형성되어 있는 공유수면을 사용하는 행위 중 해양환경이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에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인접지역의 지가가 아닌 실제 지가를 기준으로 부과해 이용자의 부담을 완화한다.

최근 늘어나는 바닷가 캠핑과 바다 낚시 수요를 반영해 캠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장, 관리동 등에 대한 설치규제도 완화한다.

이번 규제개선으로, 바닷가의 일정구역에서는 샤워장‧취사장 등 캠핑 편의시설을 건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양오염과 주민불편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자율운항선박·친환경선박 상용화 적극 지원

해수부는 또 자율운항선박과 친환경선박의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관련 신기술이나 장비를 개발하더라도 시험운항 시 선박안전법, 선박직원법 등의 적용을 받아 선박의 신기술 시험과 실증에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등 제약이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규제특례법 상 특례를 마련해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관련 시험운항 시에는 관련 법령의 적용을 면제하거나 완화하여 연구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또한 친환경 신기술로 개발된 설비·기자재의 인증 기간을 기존보다 1년 이상 단축한다. 친환경 신기술로 개발된 선박 설비와 기자재는 민간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후 정부에서 인정하는 형태로 인증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친환경 선박·첨단선박 장비는 12.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해양레저산업 관광객 수도 2027년까지 현재보다 약 1.5배 증가한 15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 마리나 연관산업 적극 육성…호핑투어 활성화 지원

해수부는 또 마리나 연관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섬 관광이나 스쿠버다이빙 등 관광자원과 마리나 선박을 연계한 관광상품인 호핑투어 등 다양한 해양레저관광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

해운법을 개정해 마리나 선박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섬과 관광지를 오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리나 선박 대여업과 수중레저업을 병행하려는 경우 사업 등록 단계에서 선박 대여업 면허, 수중레저업 면허 등 관련 면허를 통합하여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호핑투어 상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간 여객운송사업 저촉 우려로 사업자의 요트관광 컨텐츠 개발에 제약이 있었으나, 정부는 일정범위 내에서 마리나선박으로 도서지역 관광지를 오갈 수 있도록 관계법령 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내 마리나 산업과 섬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해양신산업 활성화 제도적 발판 마련

해수부는 또 해양바이오 소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산부산물의 재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2027년까지 약 5만톤의 수산부산물을 바이오 소재로 재활용한다.

수산부산물법을 개정해 패류 껍데기뿐만 아니라 갑각류 등에서 나오는 부산물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양심층수 소금의 식품 유형을 정제 소금에서 별도 유형으로 분리해 고품질 해양심층수 소금 산업 활성화를 지원한다.

현재 폐기물로 분류되어 다른 기능성 소재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양바이오기업 지원을 위해 수산부산물법상 부산물의 범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되던 유용한 해양수산부산물의 활용성을 높이고 생산-가공-유통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 사람과 자원이 모이는 어촌 조성…귀어·귀촌 문턱 없앤다

해수부는 또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소멸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어촌은 순환형·개방형 규제로 전환해 활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우선 공공기관이 기존 양식면허를 임차해 귀어인, 청년 등 신규 인력에게 재임대하는 한편, 신규 면허 발급 시 후계어업인의 참여 여부 등을 심사하는 등 귀어인, 청년 등 신규 인력의 유입을 지원한다.

그간 양식업을 통해 어촌에 새롭게 정착하고 싶지만 어촌계 양식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어촌계에 가입을 해야 하고, 막대한 자본을 들여 일반 양식장을 매입하는 것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기관이 확보한 양식장을 적은 비용으로 임대함으로써 보다 쉽게 어촌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분야 규제혁신 방안 [자료=해양수산부] 2022.11.09 dream@newspim.com

또한 현재 어업활동과 연계된 지역특산품 판매장, 횟집 등으로 제한된 어항 내 설치시설의 종류를 확대해 민간에서 필요로 하는 쇼핑센터, 일반업무시설 등이 입주할 수 있도록 어촌의 진입장벽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만 복합수산물 센터(판매장, 식당, 카페)를 설치하고 연계관광을 위해 배후에 레저용품 아울렛몰(서핑, 요트보트 관련 용품 등) 및 요트서핑 교육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어촌 관광소득은 2027년까지 현재보다 36% 증가해 2027년까지 250억원을 달성하고, 국가어항 민간투자 금액도 연평균 700억원을 유치해 어촌활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지속가능한 수산업 기반 조성…어촌 소득 증대 앞장

해수부는 또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투입 중심의 수산업 규제를 산출 중심으로 전환해 어업인의 부담은 줄이고, 자원관리의 효과성은 높인다. 최종 산출물 중심의 어업관리제도(TAC)를 확대하고 참여 업종은 업종별로 경직된 어구어법, 금어기, 금지체장 등의 투입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업계 참여가 저조했던 수산물 이력제도는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정부는 최소한의 품질관리 및 정보제공 기준만 마련하고, 민간이 이를 충족할 경우 이력제로 인정할 예정이다.

또한 민간참여 이력제 도입으로 수산물 이력제 물품이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대형마트 등 민간에서 관리하는 품질관리 기준을 토대로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충족하면 이력제로 인정할 예정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브리핑을 통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22.11.03 dream@newspim.com

오는 12월까지 대형마트, 생산자 단체의 자체 이력관리 브랜드 품질 기준 등을 분석해 최소기준을 마련하고 2023년 상반기에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민간참여 이력제 도입 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참여 물량이 국내 총생산량 대비 7.3%(28만톤) 수준까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생산자, 생산시기, 가공업체 같은 필수정보를 QR코드로 제공해 이력제 참여는 물론 이력정보 확인도 간편해져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예정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부는 대국민 공모전, 업‧단체 의견 수렴 등 현장을 중심으로 과제들을 발굴해 해양수산 규제혁신 방안을 준비했다"면서 "이번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가 항만배후단지라는 주요 해양수산 현장에서 열리는 만큼 우리 해양수산 현장의 애로사항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제혁신 과제를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