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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위터 복귀, 머스크·공화당 모두에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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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조정위원회 안 거치고 머스크 독단 결정"
트위터 '오너 리스크'에 광고주 추가 이탈 위험도
고심에 빠진 트럼프...민주당은 오히려 그의 복귀 원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이 영구정지된지 22개월 만에 풀렸다. 

트위터 인수로 '새 주인'이 된 일론 머스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계정 복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24시간 동안 트위터에 올렸고, 1500만여명의 응답 결과 51.8%가 트럼프 복귀에 찬성했다. 

그로부터 다음날 머스크는 "트럼프의 계정을 복원할 것"이라며 라틴어로 "민심은 천심(vox populi, vox dei)"이라고 트윗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 복원 여부 묻는 설문조사. [사진=트위터]

트럼프의 계정이 복구되자 트위터리언들의 반응이 뜨겁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지난 19일 밤 10시(한국시간 20일 낮 12시) 기준 약 10만명의 트위터리언들이 트럼프 계정을 신규 팔로우했다. 

트럼프가 계정을 정지당하기 전인 지난해 1월 8일까지만 해도 그의 팔로워는 총 8800만여명. 계정 정지 조치에 팔로워들이 빠지면서 현재는 8727만명이다. 트럼프의 복귀 소식에 지난해 1월 9일자 그의 마지막 트윗에는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일론, 고맙다. 표현의 자유가 승리했다" "당신을 다시 팔로우했다" 등의 리트윗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자신은 트위터에 복귀할 마음이 없다며 자신이 소유한 '트루스 소셜'에 남겠다고 선을 그었다.

20일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대인 연합(RJC)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복귀 관련 질문에 "돌아갈 이유가 없다"며 "트위터에 문제가 많다. 그들은 살아남을 수도 있겠지만 작금의 문제는 심각하다"며 머스크의 인수로 광고주 이탈 등 트위터가 최근 직면한 경영난을 언급했다. 

◆ 2024 대선 출마 선언한 트럼프..."안 돌아오고 배길까" 

트럼프의 뜻은 완강해보여도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그가 정말 트위터에 복귀하지 않고 배길 수 있겠냐는 게 주요 외신들의 반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트위터에 복귀할 계획이 없다고 최근 밝혔는데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 때에 이런 입장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진 않다"고 내다봤다.

미국 정치외교 잡지 디애틀랜틱은 머스크와 트럼프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며 "자신만 생각할 줄 아는 두 명의 부유한 남성은 자신들이 그토록 원하는 관심을 쫓고 있다"며 이른바 '관종끼'가 있다고 저격했다. 이는 트럼프가 언젠가 트윗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바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로 해석된다.

[마이애미 로이터=뉴스핌] 이나영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2022.11.06 nylee54@newspim.com

CNN은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가 기정사실이라는 듯 "그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보유하고 있어 얼마나 자주 트윗할지는 미지수"라며 "그의 트윗 파급력은 대통령 임기 때보다 덜할 것 같지만 그가 트윗만 한다면 무시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뜩이나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은 비주류 SNS란 이미지가 커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0월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약 27%가 트루스소셜에 대해 들어봤다고 답했으며, 이 중 "트루스 소셜로 새로운 소식을 챙겨본다"고 응답한 실사용자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신규 팔로워를 늘리는 데 애를 먹는 소형 소셜미디어에 계속 충성할 수 있을까. 머스크의 인수로 트럼프에게 새로운 시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트위터, 커지는 '오너 리스크'...광고주 더 빠질 수도 

트위터 매출의 약 90%는 광고 수입에서 온다. 그러나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겠다고 선언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콘텐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자 광고주들의 잇따라 유료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백화점 메이시스,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아우디, 제약사 화이자 등 유수의 기업이 트위터와 광고 계약을 끊었는데 이는 '1.6 의회 폭동' 사건에 관련된 트럼프의 복귀가 또 다른 폭력사태를 야기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될까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여기에 머스크가 광고주 이탈로 빠진 수익을 메우려 이달초 야심차게 내놓은 유료 계정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월 7.99달러의 구독료만 내면 계정명 옆에 파란 체크 표시를 달아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정치인과 유명인, 공공기관과 기업 공식 계정 등에만 표시된 파란 체크인데 이제 월 구독료만 내면 누구나 파란 체크를 달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트위터 유료 서비스 계정. 프로필에는 "내가 9/11 테러를 저질렀던 거라면 어쩔래"라고 적혀 있다. [사진=트위터]

그러다 최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유료 회원이 "이라크인들을 죽였을 때가 그립다"는 혐오성 발언을 올려 파문이 일었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사칭한 파란 체크 표시 계정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을 무료 배포하겠다"고 써 제약사 측이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잠정 중단, 신원 확인 및 계정 인증 절차를 철저히 해 오는 29일 다시 출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정보보안 책임자, 개인정보 책임자, 준법감시 책임자 등 관련 임원들이 줄줄이 사임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인증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오너 리스크'는 커져만 가는데 트럼프의 계정 복원이 새로운 논란을 점화하고 있다. CNN은 "머스크는 광고주와 유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분명히 모든 정책은 콘텐츠조정위원회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했었다. 트럼프 등 영구정지된 계정이 복구됐을 때 위원회를 거쳤다는 징후는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약 머스크가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트럼프 계정을 복구한 것이라면 추가적인 광고주 이탈을 불러올 또 다른 경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오히려 트럼프 복귀 원하는 민주당..."지지층 결집 효과 기대"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를 원하는 곳은 친정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일 것이라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의 정치 전문 기자 조슈아 그린은 말한다. 

그는 지난달 31일 쓴 사설에서 "트럼프를 트위터에 다시 들이는 것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을 통합하고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선거 전략가 리암 도너번도 "선거의 최대 변수는 호랑이가 케이지 밖으로 탈출하게 두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는 민주당의 운기를 가득 채울 일종의 '블랙 스완'(black swan·예측 밖의 일이 발생시 큰 충격을 동반할) 사건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여론은 어떨까.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 5월 13~16일 등록 유권자 2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복원 여부는 당파적으로 나뉘었다. 민주당 지지층의 77%는 "영구정지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공화당 지지층의 72%는 "애초에 정지돼선 안 됐다"고 생각했다. 

앞서 트럼프가 연임을 도전했을 당시인 지난 2019년 4월 여론조사 때 응답자의 70%는 "트럼프가 트위터를 너무 자주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2명 중 1명은 "트럼프의 트위터 사용이 그의 재선가도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계정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사 주간지 타임은 해당 여론조사 내용을 소개하며 "다시 말해 트럼프의 트위터 복귀는 당파적으로 의견이 극명히 나뉘지만 그의 빈번한 트윗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레드 웨이브'(red wave·공화 상징의 빨간 물결)를 일으키지 못한 주된 요인 중 하나도 생각보다 컸던 트럼프에 대한 반감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올해 공화당 지원 유세를 나섰고 '트럼프 보다는 바이든이 낫다' '트럼프 만은 절대 안 된다'는 민주당 지지층과 부동층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자신이 공화당 당원이라고 밝힌 37세 여성 유권자는 로이터에 올해는 트럼프 때문에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고 알렸다. 왜 트럼프 때문인지 묻자 "공화당이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답한 바 있다. 

이번 중간선거 '책임론'까지 일고 있는 트럼프의 입장에서 난감하다. 트위터로 복귀하자니 오히려 반감을 키울까 고민이고, 자신의 지지층만 활동하는 트루스 소셜에 남자니 부동층의 지지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뉴욕대(NYU)의 미국 대통령 역사학자 티모시 나프탈리는 타임지에 "트럼프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괴로워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나는 그가 트위터에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 만큼 그를 대중의 관심 중심에 세운 매개체는 또 없었기 때문에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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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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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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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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