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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논스톱 아동보호' 나서… 6개 기관 정보 공유·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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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경찰서-시교육청-아동보호전문기관-의료기관 등
'초기 대응·정확한 판단' 피해 아동 보호·가정 회복 지원
아동학대신고 전년 대비 30%감소…타 지자체 벤치마킹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경기 수원특례시는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운영해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을 구조하는데 집중한다. 나아가 다양한 공공기관과 민간 자원이 한 데 힘을 모아 아동학대사건 현장의 최일선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아동과 가정을 보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22일 수원시가 밝힌 수원시만의 아동보호 방안을 알아본다.

수원특례시와 아동학대 관련 기관들이 함께 모여 있는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현판 [사진=수원시]

◆발빠른 대응으로 학대아동을 지킨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반영해 지난 2016년 선포된 우리나라 '아동권리헌장'은 마땅히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아동의 권리를 9개 조항으로 나열한다. 그 중 1조는 '아동은 생명을 존중받아야 하며 부모와 가족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이며, 2조는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이다. 안전한 환경에서 학대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열한살 A양은 방임된 아동이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거의 매일 혼자 지냈다. 아버지는 경제활동을 이유로 주말에만 집에 왔고, 캄캄한 밤에도 홀로 집을 지키기 일쑤였다. 결국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수원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양을 지속적으로 찾아가고 서비스를 연계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담당자들로부터 재신고가 이어져 학대아동 쉼터 입소를 권유할 때마다 A양은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가끔 찾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는 듯했다.

결국 지난 7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담당 공무원들의 직접 신고로 담당자들이 동행 출동했다. 법원으로부터 '피해아동보호명령'까지 받는 등 적극적인 조치도 취했다.

방학이 되면 하루종일 혼자 있게 될 A양을 걱정한 담임 교사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담당 공무원 등이 함께 마주 앉아 긴 시간 설득에 나섰다. 하루만 쉼터에서 지내자는 제안에 드디어 A양이 고개를 끄덕였다.

A양은 분리 조치 후 현재까지 수 개월간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공동생활에 적응해 보호자가 제공하는 따뜻한 식사와 포근한 잠자리를 누리며 등교학습지원 등의 조치로 쉼터에서 가까운 학교를 다닌다. 공동대응센터 중심으로 수차례 사례판단 회의가 진행돼 아동안전망 등 필요한 사례관리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A양 사건을 조사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공동대응센터가 유기적으로 기능하면서 피해아동을 방임 상황에서 가까스로 분리할 수 있었던 사례"라며 "대답도 잘 하지 않고 항상 위축돼 있던 아동의 모습도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수원특례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 소속된 실무자들이 센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정확한 판단으로 위기가정을 지킨다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는 다양한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조로 신속한 대응은 물론 정확하게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5월 학교에서 최초 신고를 했던 B양(16)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날씨가 따뜻해지는데도 두껍고 헐렁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교사가 B양과 상담을 하다가 상처를 발견,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통해 관계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공유되며 모든 기관이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B양은 병원을 연계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아동학대 전담 의료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료적 자문과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고,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 소속된 담당자들이 학교와 병원 등으로 동시 출동해 분리 조치도 빠르게 진행됐다. 덕분에 B양은 4주간 쉼터에서 생활하며 아동에게 맞는 치료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공동대응센터는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는 사례판단 회의를 열어 아동학대 여부를 판정했다. 경찰과 전담 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 교육기관 등의 의견을 종합해 부모로부터 학대를 인정하지 않고 상처도 스스로 낸 것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B양에게는 아동의 보호는 물론 위험에 처한 가정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가 제공됐다. 가정으로 복귀한 B양에게 청소년안전망을 연계해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고, 거주하는 동 행정복지센터도 사례관리에 참여해 지속적으로 가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 12일 수원시와 아동학대 관련 기관들이 광교호수공원에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수원시]

수원시 아동학대조사 전담 공무원은 "공동대응센터에서 여러 관련 기관 담당자들과 함께 신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물론 다양한 입장과 상황을 반영,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대응의 중심,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학대 아동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의 중심에는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가 존재한다. 지난 5월2일 경기도 최초로 설치된 공동대응센터는 수원지역 아동학대 대응 관련 기관들이 함께 모여 아동 학대 사건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는 총 6개 기관이 참여한다. 수원시청, 경찰서(남부, 중부, 서부), 수원교육지원청, 아동보호전문기관, 동수원병원, 화홍병원 등이다. 수원시가 운영을 총괄하고, 112 신고로 학대 신고를 최초 접수하게 되는 3개 경찰서가 자료를 공유하며 출동 시 동행한다. 전담병원은 응급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수원교육지원청이 아동 안전망과 모니터링에 힘을 보탠다.

지난 18일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에서 담당자들이 사례판단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의 시초는 지난 2020년 9월 구성된 '수원시 아동학대 대응 정보연계협의체'다. 당시 수원시와 지역 내 3개 경찰서, 수원교육지원청,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 지역 내 협력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했다. 각 기관에 분산된 아동학대 관련 정보를 조합하고 상황을 공유해 적기에 개입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후 수원시는 아동학대조사를 전담하는 아동보호팀을 신설해 아동학대 발생 시 피해아동 보호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동대응센터 설치와 운영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아동학대 전담 의료기관이 지정되면서 공동대응센터 설치가 급물살을 탔다.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은 치료가 필요한 학대 피해아동에게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지원한다. 의사의 소견서 발급 등 복잡한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협조해 신고 이후 필요한 의료 서비스가 원활하게 지원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5월2일 수원특례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개소식에서 참여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공동대응센터 효과 UP, 벤치마킹 잇따라

수원시 공동대응센터는 독립된 사무실을 갖추고 참여 기관의 아동학대 담당자들이 합동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찰관, 아동보호 전담요원, 상담원 등이 함께 모여 있는 구조다. 다수의 기관이 한 사무실에서 공동 근무하는 방식의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은 전국에서 수원시가 유일하다.

다양한 기관의 실무자들이 함께 근무하면서 아동학대 대응의 시너지효과가 높아졌다. 신고 접수와 출동 및 조사, 즉각 분리 등의 조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의료기관의 참여는 복잡했던 의료비 문제 등을 처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 5월 개소한 후 공동대응센터는 90여건의 신고에 합동 출동했고, 60회에 달하는 합동 사례 판단회의를 열어 500여건의 사례에 대한 학대 여부를 판단했다. 활발하고 원활한 정보공유는 다각적인 입장과 의견을 종합한 판정으로 이어졌다. 수원시의 학대 판정률은 60% 수준이다.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 운영과 전담의료기관 운영 등 선제적인 대응으로 수원시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 월평균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해 95건에서 올해 67건으로 30%가량 줄었다.

지난 5월26일 수원특례시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울산광역시 남구청과 수원시 관계자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수원시]

벤치마킹도 잇따랐다. 경기도와 울산광역시 남구, 부천시 등이 공동대응센터를 직접 방문해 운영 방식과 대응 절차 등을 살펴보며 수원시의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참고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지역의 다양한 기관들이 아동학대 공동대응센터를 중심으로 아동학대 사건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아동학대 대응 뿐만 아니라 모든 아동이 안전한 '아동친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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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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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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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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