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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진미술관,'뮤지엄한미'로 이름 바꾸고 삼청동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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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아 뉴미디어, 영상까지로 영역 확대
국내 최초 저온·냉장수장고 조성, 소장품 2만점 보존
한국 현대사진사 조망한 개관전 21일 개막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관장 송영숙)이 20주년을 맞아 삼청로 시대를 연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한미사진미술관을 운영하던 가현문화재단은 종로구 삼청동에 '뮤지엄한미 삼청'을 신축하고 오는 12월 21일 개관한다.

[서울 뉴스핌] 임응식, '나목'. 1953. 젤라틴 실버 프린트. 33x24.8cm [사진=뮤지엄한미 컬렉션, ⓒ임응식사진아카이브] 2022.12.19 art29@newspim.com

한미사진미술관은 지난 20년간 국내외 주요 사진작품 수집, 전시 기획및 작가 지원, 출판및 교육사업을 펼치며 우리 사진예술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또 세계 사진계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 미술관으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한미약품 사옥 내에 미술관이 있어 단독 미술관 건립이 오랜 목표었고, 이번에 그 숙원을 마침내 이루게 됐다. '뮤지엄한미 삼청'을 위해 송영숙 관장(한미약품 회장)은 수백억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며 수년간 건립을 진두지휘했는가 하면, 새 세대를 적극 끌어안기 위해 뮤지엄의 방향도 대폭 전환했다.      

서울 북촌에 새로 들어선 '뮤지엄한미'는 삼청동 문화거리에서 삼청공원 오르는 길 끝에 자리잡았다. 바로 옆에 목조석가여래좌상(보물)을 모신 칠보사가 있다. 뮤지엄한미 삼청의 건축은 기오헌건축사무소의 민현식 건축가가 설계했다.

[서울 뉴스핌] 정해창, 1923~1930's. 젤라틴 실버 프린트. 12.2x16.5cm. [사진=뮤지엄한미 컬렉션. ⓒ정형식] 2022.12.19 art29@newspim.com

민 소장은 미술관 중심에 '물의 정원'을 두고 3개의 건물이 수직 수평으로 연결되도록 디자인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600평에 4개의 전시실과 멀티홀, 수장고, 라운지 등이 들어섰다. 

뮤지엄한미 삼청은 21세기 디지털 이미지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사진매체 전반을 수용할 예정이다. '사진예술의 확장과 다가가는 미술관'을 목표로 보다 폭넓은 영역을 다루고, 사진애호가 뿐 아니라 각계각층 관람객을 끌어안는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이에따라 뮤지엄한미는 사진을 기반으로 한 랜드아트(land art)와 장소특정적 미술(site specific art), 개념미술, 그리고 뉴미디어아트와 영상까지로 전시 대상을 확장한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 뮤지엄한미로 명칭을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미디어 아트를 수용하기 위해 7m 높이의 전시벽과 콘서트홀 수준의 음향설비를 갖춘 멀티홀을 지하 1층에 조성했다. 다만 최근의 미디어아트와 영상작업이 큰 스케일로 이뤄지는 추세여서 복도식 전시실 등은 다소 협소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울 뉴스핌]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새로 건립된 '뮤지엄한미 삼청' 전경. 12월 21일 개관한다. [사진= 이영란 기자] 2022.12.19 art29@newspim.com

기존 방이동 한미약품 건물에 있던 한미사진미술관은 사진및 미술자료 도서관으로 전환되고, 삼청동의 뮤지엄한미 삼청이 본관으로 구심점이 된다. 또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9년부터 'MoPS 삼청 별관'으로 전시가 활발히 열리고 있는 별관까지, 뮤지엄한미는 이제 총 3개관 체제로 운영된다. 앞으로 전시및 연구, 출판 등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 아카데미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뮤지엄한미 삼청은 개관전으로 한국 현대사진사 안팎을 조망한 아카데믹한 전시를 마련했다.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1929~1982'라는 타이틀로 1929년부터 1982년까지 한국사진이 어떠한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그 흐름을 이어갔는지 살펴보는 기획전이다.

1929년은 정해창(1907~1968)과 관련이 있다. 정해창이 일본, 중국 유학 후 돌아와 서울 광화문빌딩2층에서 개인전을 연 것이 1929년이다. 이를 기점으로, 임응식(1912~2001)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회고전을 연 1982년까지 우리 사진계 흐름을 촘촘하게 재구성했다.

[서울 뉴스핌] 임응식, 구직. 1953. 젤라틴 실버 프린트, 34x26.3cm. 전쟁 후 피폐한 한국의 사회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임응식의 대표작이자, 한국 현대사진사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진=뮤지엄한미 컬렉션, ⓒ임응식사진아카이브] 2022.12.19 art29@newspim.com

1929년 정해창이 한국 최초의 개인 사진전을 개최한 뒤 1930년대는 신문사들이 주최한 공모전을 통해 사진가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기다.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가들은 예술적, 사회적 승인을 받았다. 1950~60년대에는 해외 사진공모전에 도전하는 작가들이 등장했고, 이후 관전과 민전의 시대인 1970년대로 이어진다.

전시는 반세기 이상 한국사진계를 지배했던 공모전의 주요 당선작을 두루 살펴본다. 이후 독자적인 전시와 출판 등을 통해 사진가 개인의 이력을 키워나갔던 작가들의 작품도 조망하고 있다.

공모전의 영향력이 확연히 줄어들고, 1982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석조전에서 '임응식 회고전'이 열렸다. 이 회고전은 임응식 개인의 성취이자, 동시에 사진이 독자적 예술매체로 순수미술의 한 분야로 인정받는 전기가 됐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 사진은 현대미술의 장르로 도약했고, 본격적인 수집(컬렉션)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서울 뉴스핌] 주명덕, '포토에세이-홀트씨 고아원 중에서'.1964. 젤라틴 실버 프린트. 16.8x25.4cm [사진=뮤지엄한미 컬렉션, ⓒ주명덕] 2022.12.19 art29@newspim.com
[서울 뉴스핌] 전몽각, '윤미네 집' 중에서, 1968. 젤라틴 실버 프린트, 28.1x40.3cm [사진= 뮤지엄한미 컬렉션] 2022.12.19 art29@newspim.com

전시에는 총 42명 작가의 사진 207점과 관련자료 100여 점이 나왔다. 1929년에서 1982년에 이르는 50여년의 한국 사진사 안팎을 샅샅이 살핀다는 취지의 전시는 빈지티 프린트의 부재로 많은 난관을 겪었다. 한국사진사의 몇몇 사진가들은 자신들의 대표작을 전하지 못한채 작고했고,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 부실한 소장관리로 어려움이 컸던 것.

개관전 기획을 총괄한 최봉림 부관장은 "뮤지엄한미의 이번 전시는 한국사진사 정립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책임감으로 어려움을 헤쳐갔다. 당대의 사진적 조건과 사진가 고유의 성향을 담지하기 위해 최대한 원본 빈티지 사진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했다. 또 필름만 남은 경우에는 당시 사진 인화기법과 사이즈대로 재제작했고, 디지털 파일만 남은 경우도 최대한 원본을 따랐다.

[서울 뉴스핌] 개방형 수장고를 통해 공개된 김규진 천연당 사진관의 전문대생들 기념사진, 젤라틴 실버 프린트 12.7x19.1cm, 천연당 사진관은 1907년 서화가 김규진(1868~1933)이 일본에서 사진술을 배우고 돌아와 자신의 집(소공동)에 개업한 사진관이다. [사진=뮤지엄한미 컬렉션] 2022.12.19 art29@newspim.com

한편 뮤지엄한미는 지난 20년간 수집한 2만 여점의 사진 소장품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구축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사진은 종이에 화학물질로 인화해 열화(劣化)가 올 수 밖에 없다.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5도 낮아지면 사진수명은 2배 늘어난다고 한다. 이에 저온수장고(15℃에 습도 35%)와 냉장수장고(5℃에 습도 35%)를 조성했다. 소장품 중에는 1860년대 사진도 있는데 항온항습시스템으로 수명을 500년이상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작품과 접촉하는 모든 재료는 중성 아카이벌 재료를 사용했고, 수장고 외장재도 보존성이 높은 스테인레스스틸을 사용하는 등 사진 보존에 관한 제반사항을 최대한 고려했다.

[서울 뉴스핌]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1929~1982'에 출품된 황규태의 '가이아(Gaia)',1969. 잉크젯 프린트, 29.5x45cm [사진=작가소장 ⓒ황규태] 2022.12.19 art29@newspim.com

개관전과는 별도로 '개방형 수장고'를 활용한 전시도 선보인다. 냉장 수장고의 한쪽 벽을 유리로 만들어 소장품을 공개하는 일종의 특별부스인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이 촬영한 1880년대 사진부터, 고종의 초상사진, 흥선대원군의 초상사진 원본을 전시한다. 또 1907년 서울 소공동에 천연당 사진관을 차린 해강 김규진의 사진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사진가로 알려진 경성사진관 이홍경이 촬영한 여인초상 등 총 12점의 사진을 공개한다. 개관전과 연계한 특별세미나도 두차례(2023년 1월3일, 2월11일) 개최한다.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은 내년 4월 16일까지 열린다. 월요일 휴관 

[서울 뉴스핌] [서울 뉴스핌] 새로 신축한 '뮤지엄한미 삼청'에 조성된 섭씨 5도, 상대습도 35%의 냉장수장고 한켠에 자리잡은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1815~1879)의 1867년도 작품. 초기사진사를 논할 때 늘 거론되는 이 귀한 사진은 한미의 대표적 컬렉션 중 하나로, 최적의 항온항습시스템 하에서 세심히 보존되고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2.12.19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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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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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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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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