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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③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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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이번에는 아일랜드의 수도이자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더블린을 산책하면서 이 나라의 민족 역사와 오늘 날의 성장을 이루게 된 배경을 짚어볼까 한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일찍이 12세기 부터 더블린에는 본토 사람들이 아닌 영국 땅에서 건너온 앵글로 노르만 민족이 이주해서 살고 있었다.

이 때부터 1937년 독립국이 될 때까지 어언 800년 간 바이킹 민족부터 시작해서 이웃 나라 영국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더블린은 이국인들이 차지하며, 항구 지역이란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던 리피 강(River Liffey) 어귀인 더블린 만(Dublin Bay) 을 중심으로 도시로서의 발전이 시작된다.

여느 나라가 다 그러하듯이 주요 도시들 가운데 항구가 자리한 지역에는 대체로 분위기가 험악하고 홍등가가 많은데, 더블린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1997년부터 총체적인 재개발을 통하여 이제는 새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꼭 한 번 찾아가야 하는 동네가 됐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리피 강 하구에서 상류를 쳐다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유명한 스페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한 새뮤얼 베케트교(Samuel Beckett Bridge)다.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 등 인간의 고뇌를 심오하게 다룬 희곡 여러 편을 저술하여 "인간의 가장 낮고 처절한 궁핍을 표현함으로써 도리어 인간됨의 승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한 심사위원회의 소감과 함께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새뮤얼 베케트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교(Trinity College Dublin)를 졸업한 후 작품 생활을 프랑스 파리에서 보내게 되며,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도 처음에는 불어로 저술하여 1949년에 출판되었다.

마침 베케트의 모교와 그의 대표작을 한국 사람들과 엮어주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그간 50여년에 걸쳐 1500회 이상 집념와 순수의 예술혼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에서 공연해온 극단 <산울림>이 2008년 10월 해외 연극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 트리니티 대학교의 학내 실험 극장인 베케트 극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새뮤얼 베케트교. [사진=Dublin ity Council] 2023.01.24

영어도 불어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던 그대로 한국말로 이뤄졌고, 이를 관람한 더블린 시민은 한쪽 곁에 놓여져 있는 영문 자막 모니터를 전혀 도움 받을 필요없이, 평생 반복하며 읽고 감상하며 사랑하며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들의 문학 작품의 영어 대사를 구절 구절마다 기억하며 우리의 연출과 우리의 배우에게 매료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누구보다도 문학을 숭앙하는 아이리쉬 민족이 그들의 작품을 탁월하게 해석한 우리나라의 연극인들을 높이 평가하는 모습에서 누구든 혼신을 다하여 닦으며 그 실력이 탁월하게 빛나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면 나라와 국경 구분 없이 온 세상이 감동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에피소드였다.

이 다리를 건너기 직전 대각선으로 눕혀진 원통형의 더블린 컨벤션 센터(Convention Centre Dublin, CCD) 가 있는데 코로나 판데믹 당시 아일랜드 상원의회(시얘나드 Seanad)와 하원의회(도일 Dáil)의 의원들이 모두 안전 거리를 지키고 대면하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의사 표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 국가적인 필수임을 느껴, 나라에서 수용 인원이 가장 큰 CCD 의 강당을 활용하여 2020-2021 회기를 여기서 개최했었다.

베케트 교를 건너 강 남쪽 지역으로 들어서면 페이스북(Facebook)의 유럽 본사인 메타 (Meta) 사옥이 보이고 초현대식 사무실 건물,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ebeskind)가 디자인한 예술 공연장 보드 가슈 극장(Bord Gáis Theatre), 5성급 호텔, 그리고 고급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대운하 광장(Grand Canal Square)에 들어서게 된다.

이 대운하 광장은 주중의 오후 시간에 많은 사람들의 휴식 장소로 사용되는데, 광장 중앙에서 구글 유럽 본사를 향하여 서면 아일랜드 섬의 동편 끝 더블린에서부터 반대 서편 끝인 섀논 강(River Shannon) 까지를 이어주는 대운하가 펼쳐진다. 10년 동안 7000여명의 작업 인원을 동원하여 1804년에 준공된 수문 43개의 장장 131km 길이의 건설물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 풍경 [사진= 로이터 뉴스핌]

당시 물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교통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던 이 운하 수면 위에 폭 4m로 좁으면서 길이가 약 20m 인 긴 배들을 말들이 양 편에서 줄줄이 끌어 다니고 있었으며, 철도가 개발되기 전까지 아일랜드의 중요 물류 동맥역할을 100여년이나 맡고 있었다.

이러한 대 공사를 피땀으로 이룩한 아이리쉬 사람들의 업적에 놀라기 전에 첨언할 것이 있다면 리피 강 북편에 운하를 하나 더 개발하였으니 이름하여 왕립 운하(Royal Canal)다. 이 운하는 대운하보다도 긴 145 km, 46 개의 수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817년에 완공되어 아일랜드 섬을 좌우로 관통하는 두 개의 물류 루트가 서로 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다시 리피 강변으로 가서 시내 쪽으로 발을 옮기며 다음에 마주치는 다리인 샨 오케이시(Sean O'Casey) 교 중앙 부분에서 리피 강의 상류와 하류를 각각 한 번 바라본다. 리피 강과 앞서 서술한 새뮤얼 베케트교, 그리고 주위의 경치를 관찰하는 데에는 이 이상의 전망 좋은 곳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상류를 향하여 보면 리피 강이 더블린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전역의 수출입 무역에 실로 큰 역할을 맡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18세기 더블린의 전성기 때에 지어져 웅장함과 둥근 돔 탑을 자랑하는 관세청(Custom House) 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더블린 항에서 들어오는 모든 화물선들, 또 더블린 항으로 나가는 모든 크고 작은 배들이 이 곳에 머물며 세관원들의 검사를 받았다.

샨 오케이시 (Sean O'Casey) 교 중앙에 서서 본 리피 강 상류 모습. 강 오른편 돔이 보이는 건물이 관세청 (Custom House) 이다. [사진= Wikimedia Commons] 2023.01.24

보행자만을 위하여 만들어진 샨 오케이시 교의 강 북측에는 세계 도처에 7500만명을 자랑하는 아일랜드 재외국민(Irish diaspora)의 고통스러운 이민사와 이를 극복한 아이리쉬계 이민자들의 업적을 기록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EPIC: The Irish Emigration Museum) 이 있다.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박물관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 내에 위치한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박물관(ANU: Museum of the Jewish People)과 더불어, 한 민족이 외세 또는 경제 여건 등의 압력으로 이국땅으로 이주하면서 경험한 뼈저리고 처절한 애환과 그 곳에서 자신의 생명을 포함, 모든 것을 걸고 수십년 동안 일하며 바닥에서 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승리를 맛본 이민자들의 현주소를 기록하여 주는 세계적인 곳으로 꼽힌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차례 한국의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분들이 방문하고 깊이 연구하기도 하였다. 

이어 조금만 걸으면 왜 아일랜드 민족 이민사 박물관 위치를 이 곳으로 정하게 되었는지를 바로 가늠할 수 있는 청동 조각물이 리피 강변에 있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기아 Famine> 동상군이 바로 그것이다.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여윈 6명의 아일랜드 백성, 그리고 그 중 맨뒤에서 걷는 분의 목마를 힘없이 타고 있는 어린이, 그리고 이들의 곁에서 뭐라도 조금 얻어 먹을 수 있을까 따라 다니는 개 한 마리...이 동상 앞을 지나가는 사람치고 숙연해지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조각가 로완 길레스피(Rowan Gillespie) 의 작품 <기근 The Famine> (1997)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이 동상은 과거 찬란했던 아일랜드가 불과 150년 전 몰락의 길을 걸었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도 중세시대 옛날 옛적의 일도 아니라 산업 혁명으로 영국 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었던 중에 한 나라와 한 민족이 순식간에 가난과 고통으로 곤두박질하는 참극이라 할 수 있으니 참으로 기구하고 슬프다 할 수 밖에 없다.

18세기 당시 제국임을 자랑하던 영국에서 가장 큰 도시는 런던, 그 다음의 제 2위의 도시는 다름 아닌 더블린이었다. 당시 전 세계의 가장 큰 도시 순위를 꼽더라도 더블린은 런던, 비엔나, 파리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중요 도시였다.

이 만큼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었던 더블린과 아일랜드는 그만 섬 전역의 풍부한 작물로 번성하고 있었던 감자에 심각한 역병균이 번지는 바람에 수확이 급감하게 됐다. 본래는 동물들의 사료로 주로 이용되었던 작물이지만 아이리쉬 백성들이 주식으로 이용하였기 때문에 감자역병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자연 재해와 인재의 복합으로 인한 대참사였다.

투표 결과에 환호하는 더블린 시민.[사진=로이터 뉴스핌]

당시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농작지는 영국의 지주들이 소유하며 소작농 방법으로 경작을 하고 있었고, 따라서 영국에서 필요한 곡식인 밀, 보리, 호밀 등은 매년 아일랜드 백성이 경작하여 지주에게 건네주었으며 영국으로 별 문제없이 수출되었다. 그러나 이 곡식들과는 달리, 1845년 부터 1848년까지의 만 4년 동안 역병으로 인하여 감자 흉작이 연이어지게 되었고 아일랜드 국민은 기아 선상에서 헤매게 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영국에 살고 있었던 지주들은 물론 영국 정부 조차도 이 상황의 조기 보고를 받고도 어떠한 긴급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아사한 아일랜드 백성이 약 100만명, 그리고 이로 인하여 아일랜드를 떠난 백성이 약 200만명에 달하였으며, 아일랜드 총 인구는 1841년부터 1871년 사이에 약 4분의 3으로 줄어들어, 지금까지도 총 인구가 당시의 최대 인구인 82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근> 동상군을 보며 무거워진 발이기는 하나, 힘을 내서 2000년 신세기 프로젝트 (Millenium Project) 로 개발된 강변 보드웍 (Boardwalk)을 걸으며 더블린 시내로 더 들어가자. 우리나라 서울 같으면 광화문 앞길 태평로로 여길 수 있는 더블린의 핵심 대로인 오코넬 가 (O'Connell Street) 에 다다르게 된다.

오코넬 가는 약 600 m 의 길이가 되는 더블린 시내의 큰 가로수길로, 영국 제국 당시의 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백성들의 권익이 영국 시민과 동일하게 존중되도록 평생의 정치활동을 통하여 아일랜드의 "해방자 (The Liberator)" 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했던 다니엘 오코넬 (Daniel O'Connell; 1775-1847) 을 기념하여 명명된 거리이다. 오코넬 가의 최남단에 그의 커다란 동상이 있다.

다니엘 오코넬 동상. [사진=Wikimedia Commons] 2023.01.24

오코넬의 동상의 정 반대편, 즉 오코넬 가의 최북단에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또 다른 정치인 찰즈 스튜어트 파넬 (Charles Stewart Parnell; 1846-1891)의 동상과 기념비가 있다.

한 세대 이전의 다니엘 오코넬의 투쟁 덕분에 아일랜드의 여러 문제들이 부각된 상황에서 영국 하원 의원으로 활동한 찰즈 스튜어트 파넬은, 군소당이었으나 영국내의 양대당의 집권과 통치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자치령 당'(Home Rule Party)의 당수로, 아일랜드의 자치를 평생 주창하고 싸워온 아일랜드의 국민적 영웅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결국 아일랜드의 자치를 성공으로 이끌지 못하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누가 아일랜드 민족의 아들이 아니랄까봐 슬픈 종말이 그에게도 찾아왔을까. 소설가 제임즈 조이스는 <어느 젊은 화가의 초상>에서 파넬의 평생의 노력의 열매가 맺어지지 않음에 대하여 무척이나 안타까와 했으며, 이외에도 많은 소설가, 시인 등이 파넬을 애도하는 문학 작품을 남기고 있다.

약 50 m 만 걸어 올라가면, 양팔을 번쩍 위로 들며 수백 수천의 노동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의 노조 지도자 제임스 라킨(James Larkin) 의 동상이 서 있다. 때는 1913년 결핵이 만연하고 영아 사망률이 1000명당 142 명, 그리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슬럼가에서 굶주리고 있을 때, 짐 라킨과 죤 코넬리 (John Connelly) 등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을 규합하고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곧이어 이를 경계한 더블린의 많은 산업체 및 기업들이 자진하여 록 아웃(Lock-out; 고용주가 자진하여 작업을 중단시킴)을 개시하게 된다. 

겨울 햇볕을 즐기는 아일랜드 더블린 사람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7개월간 노동자들의 활동을 불가능케한 이 록 아웃은 비록 자본가들의 승리로 우선 보일 수 있었으나, 결국 여러 노조들이 정식으로 결성되고 기업들이 이를 인정하게 되었으며, 1913년 당시보다도 더 많은 조합원의 가입으로 이어지는 열매를 낳게 되었다.

제임스 라킨 동상을 조금만 지나면 웅장한 아일랜드의 중앙 우체국 (General Post Office, GPO) 앞에 도착한다. 우람한 돌 기둥으로 바쳐져 있는 건물, 곳곳에는 총알 또는 포탄에 의하여 그 튼튼한 돌 건축 재료가 쪼개져 나간 흔적들이 보인다.

1916년 4월 기독교 교회력으로는 부활절 주간, 아일랜드 역사의 벡터가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새로이 설정되었다. 다음 서신에서 이를 같이 경험하자.   

* 필자 목 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 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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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Z플립8'에 주름 개선 신기술 뺐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플렉스 티타늄'을 도입했지만, 접힘부 굴곡과 단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져 온 갤럭시 Z플립8은 제외됐다. 고급 기술을 상위 제품에 먼저 적용해 제품 간 차별화를 두는 전략은 기존에도 활용해 왔다. 다만 화면 주름 개선은 새로운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의 기본 사용감과 완성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별 적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패널 구조와 접힘 방향, 별도 설계·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 기준 폴드7이 플립7보다 출고가가 약 89만원 높아 신기술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삼성 측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같은 폴더블이지만 구조는 달라 16일 업계에서는 플렉스 티타늄이 플립8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로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구조를 꼽고 있다. 플렉스 티타늄은 기존 부품의 소재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아래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디스플레이 모듈을 받치는 플레이트에도 티타늄을 적용하는 새로운 적층 구조다. [AI 인포그래픽=김정인 기자] 티타늄 플레이트에는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가공한다. 구멍의 크기와 간격, 배열은 패널이 접힐 때 받는 힘과 접힘 반경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폴드는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지만 플립은 가로 방향으로 접는다. 화면 크기와 비율, 접힘부위 길이, 힌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도 서로 다르다. 폴드용으로 설계한 티타늄 플레이트와 미세 홀 구조를 단순히 줄여 플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립에 같은 기술을 넣으려면 제품 형태에 맞춘 구조 설계와 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을 별도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플립형 제품에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이번 세대에서는 폴드용 구조의 개발과 양산 적용이 먼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원가보다 별도 설계·검증에 무게 플립8 미적용 배경으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작 기준 갤럭시 Z폴드7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37만9300원으로, 148만5000원인 Z플립7보다 89만4300원 높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폴드가 신기술 적용에 따른 부품비와 공정비 부담을 흡수하기 수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삼성 측은 원가가 플렉스 티타늄 적용 모델을 가른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 [사진=뉴스핌DB] 수율도 변수로 꼽힌다. 새로운 적층 구조를 적용하려면 티타늄 필름과 플레이트, 접착층이 일정한 품질로 결합돼야 한다. 패널 크기와 접힘 방향이 달라지면 제조 공정과 검사 기준도 다시 맞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폴드8에서 양산성과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 뒤 플립형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차기 플립 모델의 적용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비중 커진 폴드에 우선 적용 폴드의 넓은 화면도 신기술 우선 적용 배경으로 꼽힌다. 폴드는 펼친 상태에서 영상과 문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가 제품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접힘부위가 길고 디스플레이 면적도 넓어 화면 전체를 균일하게 받쳐주는 하부 지지 구조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강성이 높은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함께 적용해 화면 주름과 내구성, 제품 두께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폴드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은 총 104만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폴드7이 60%, 플립7이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국내 사전판매에서 폴드가 플립을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얇고 가벼워진 폴드7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폴드8에 먼저 적용된 셈이다. ◆ 소비자 불만 남은 플립…차기 모델 주목 플립8이 신기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문제를 고가 폴드 제품부터 개선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플립은 접었을 때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면 중앙의 접힘부위가 평평하게 유지되지 않고 굴곡이 도드라진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길 때 손가락에 단차가 느껴지거나 접힌 부분이 살짝 솟아오른 듯한 이질감이 생기고, 밝은 곳에서는 접힘 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여 사용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폴드8에서 플렉스 티타늄의 양산성과 실제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플립형 제품에 맞춘 구조를 별도로 개발해 차기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플립용 설계와 시험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내년 출시 제품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7. [사진=삼성전자] ◆ 폴더블로 확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폴드8과 플립8 모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지정한 상황에서 화면의 시야각을 좁혀 옆 사람에게 내용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화면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폴드는 화면을 펼쳐 문서나 메시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의 대화면 활용성을 보완할 기능으로 꼽혔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향후 폴더블 제품군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제품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kji01@newspim.com 2026-07-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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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통합' 4년제 사관학교 대전 자운대에 세운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6일 '국방교육 대개혁'을 표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일대에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각 군 사관학교를 "최고 수준의 첨단 통합 사관학교"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을 "국방교육 대개혁의 첫걸음이자, 사관학교 교육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약적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으로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규정하며, "각 군 사관학교 병립 체계가 자원 중복과 분산투자를 초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약 700~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총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비대하다"는 것이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쟁 양상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등 '다영역 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사관학교 교육체계는 여전히 군종별로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통합 신설되며,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된 '스마트캠퍼스'로 설계된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그래픽=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분산·노후화된 기존 육·해·공군 사관학교 시설을 하나로 모아 과감한 집중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은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을 포함한 AI 기반 전영역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각 군 특성화 교육과,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장병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감각·소양 함양 과정으로 재설계된다. 국방부는 "현재 약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이 장교 양성 일선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 첨단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코스를 수용하는 '국방교육 허브'로 장기 발전시키고, 상징성이 큰 기존 사관학교 시설과 기념공간은 보존·활용 방안을 병행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는 세계적 수준 첨단 사관학교로 도약하겠다"며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절차로 국방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gomsi@newspim.com 2026-07-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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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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