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K-POP·K-방산·K-국방 '인기와 경쟁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말레이 리마 방산전시회 K-방산 열풍
이종섭 장관·블랙이글스 K-국방 인기
KAI·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기대감
정부 주도적 정책·핵심기술 확보 시급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리마(LIMA) 개막식은 마치 케이 팝(K-POP) 공연장 같은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였다. 그 속에서 K-방산과 K-국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최대 리마 국제 방산 전시회를 다녀온 국방·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K-방산과 K-국방에 대한 인기를 체감했다고 한다.

랑카위 행사장에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등 각국 국방장관들이 모였고 한국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장관도 만났다.

지난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리마(LIMA) 국제방산 전시회에서 말레이 국방장관 주관 각국 장관 오찬 중에 블랙이글스의 고난도 화려한 비행에 각국 장관들의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국방부] 

◆한국 국방장관·블랙이글스·KAI '인기 실감'

특히 이 장관은 이번 행사장 곳곳에서 UAE·말레이시아 장관과 나란히 함께했다. 대한민국 국방과 방산의 위상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현지를 다녀온 국방·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에 대한 관심은 현지 랑카위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고 한다. 한국 국방장관 등장에 각국 국방·방산 관계자들이 우르르 몰렸다. 이 장관에 대한 언론 인터뷰에 각국 방산업체 관계자들과 기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이번 리마 국제 방산전시회의 백미는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화려하고도 웅장한 에어쇼였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고난도 에어쇼를 연출하는 우리 군의 자부심인 블랙이글스가 방산수출 최선봉의 수출역군이 되고 있다.

K-블랙이글스의 넘볼 수 없는 곡예비행이 시작되자 현장은 마치 K-POP 공연장처럼 탄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국방·방산업체 관계자들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 속에서도 모두 밖으로 나가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군무를 보면서 가슴 뭉클한 자랑스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행사장이 보이는 곳에서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주관 각국 장관 오찬 중에 블랙이글스의 고난도 비행이 시작되면서 각국 장관들의 모든 시선은 온통 블랙이글스에 쏠렸다고 한다.

랑카위 하늘을 수놓은 블랙이글스 공연에 말레이시아 측은 엄청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경쟁 기종들이 저렴한데 굳이 더 비싼 한국 기종을 택했냐는 말레이시아 국내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블랙이글스의 훌륭한 공연으로 한국 KAI의 경전투기 FA-50 기종 도입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잘될 것 같다고 오히려 말레이시아 공군 측에서 KAI에 감사를 전했다.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대국회 설명에서 FA-50이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운용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FA-50과 경쟁한 인도 기종은 첫 수출 시도여서 조종사들의 안전 측면을 고려했다고도 부연했다.

숲이 우거진 랑카위는 제주도 면적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시골 마을 분위기다. 습도가 높아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흥건해지는 찜통 더위 날씨다. 이러한 곳에 공항이 있고 국제적인 방산 전시회를 1991년부터 성공적으로 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한다.

압둘라 아흐맛샤 말레이시아 국왕이 지난 5월 25일 랑카위 리마(LIMA) 국제방산 전시회장을 찾아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과 대한민국 공군 53특수비행전대 '블랙이글스' 파일럿들과 만난 후 T-50B에 직접 올라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KAI]

◆정부 "납품시기·규제완화·후속군수·금융지원"

당초 말레이시아 국왕이 오는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국왕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대한민국 공군의 블랙이글스 T-50B 조종석에 앉아 엄지척을 하는 장면은 K-국방과 K-방산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리마 국제 방산 전시회를 계기로 FA-50에 대한 말레이시아와의 최종 수출 계약식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K-국방과 K-방산은 그야말로 홍보 대박을 쳤다.

대언론 공개 서명식과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에어쇼로 KAI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도 확 올라갔다고 한다. 말레이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글로벌시장으로 K-국방과 K-방산이 쭉쭉 뻗어나가는 대대적인 홍보가 됐다는 평가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번 리마 국제 방산전시회 기간에 한국 KAI의 초음속 경공격기 FA-50 18대 수출에 대한 최종 계약식을 했다. 계약 규모는 9억2000만 달러(1조2000억원)다. KAI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에 이어 4번째이며 동남아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 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최대 36대까지 수출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장관은 "한국 정부가 방산수출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K-방산 수출이 다양한 국가로 확대될 수 있도록 납품시기 조정과 규제완화, 금융지원, 후속 군수지원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KAI와 LIG넥스원, HD현대중공업 등 현장을 찾은 대한민국 방산기업들은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을 한 몸에 느꼈다고 한다. 전 세계 30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110여대 항공기와 100여 대의 군함·선박이 전시된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전시회에서 K-방산은 높아진 위상을 한껏 뽐냈다고 한다.

K-POP 국가대표인 방탄소년단(BTS)의 '불타오르네'(FIRE),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의 '챔피언' 등에 맞춰 블랙이글스는 행사 기간 동안 매일 1~2차례 에어쇼를 펼치며 국산 항공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자국산 초음속 훈련기로 에어쇼를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 공군이 유일하다.

8명의 T-50 전투기 조종사로 짜여진 블랙이글스의 기량과 예술성, 항공기 성능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대국의 에어쇼팀을 압도하고 있다. 블랙이글스 조종사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설 정도다. 인도네시아 특수비행팀이 사진을 찍고 싶어 이틀 연속 찾아올 만큼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우리 손으로 만든 K-2 흑표 전차가 2023년 5월 25일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신속하게 전방으로 기동하며 적 전차에 불을 뿜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국가 '지원' 넘어 방산 전략·정책 '주도' 필요  

강구영 KAI 사장은 "한류 붐이 K-방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계열 비행기는 성능이 많이 떨어지고 미국 비행기는 주문이 밀려 공급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유럽 비행기 부품은 비싸 유지 비용이 높다고 강 사장은 설명했다.

강 사장은 "동남아 주요 4개국이 한국산 전투기를 도입한 이유는 러시아와 미국,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해 한국산 경쟁력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사장은 "한국 방산의 장점인 납기와 성능을 극대화하고 상대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연구 개발과 가격 경쟁력에서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며 군도 FA-50의 성능 개량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수출품은 업체 전략에 따라 업체 주도로 비즈니스를 한다. 하지만 방위사업과 방위산업은 국가의 큰 전략과 정책에 따라 국가 간의 협상과 합의에 따라 수출이 이뤄진다. 일선 방산업체에만 맡기는 게 아니라 국가에서 방산 전략과 정책을 확고히 세우고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방산 업계와 일선 업체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적극 나서 주도적이고 선제적으로 협상하고 합의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 처음 단계부터 국가 전략과 정책에 따라 K-방산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리딩해 나가야 한다. 방산 업체와 업계가 어려움이 있을 때 단순히 지원하고 도와주는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방산 선진국들은 이미 정부 주도로 방위사업과 방산 정책·전략을 펴나가고 있다. 말로만이 아닌 제도와 실행을 통해 방산업체들과 실질적인 소통과 협력을 시스템화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방산업계 현장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제도와 규제, 관행이 없는지 좀 더 귀를 열고 점검해봐야 한다.

범정부 차원에서 전방위로 방산수출 전선에 나서면서 부처별로 서로 이해관계가 얽히고 혼선이 생겨 자칫 경쟁력을 까먹고 있는지도 내부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지만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방산수출에 해가 될 수 있다. 한 나라의 방위사업과 방산수출은 정부와 군(軍), 민간 방산업체와 연구·개발기관까지 긴밀히 협업하고 소통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첨단 방산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방산 수출 효과가 반짝 늘어나고 있다. K-방산이 확실히 과거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하지만 대국민 홍보와 방산업체 현장과는 상당히 갭이 있다. 대한민국 방산의 자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K-POP과 K-방산, K-국방의 인기를 하루빨리 자체 경쟁력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kjw861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