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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파워앵커 김주하 "간절하게 원한다면...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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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팩트 중시하고 줏대 있어야"
생생한 현장, 위험도 있지만 보람도 크다
여성 영역 넓힌 선배들에게 감사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 김주하 앵커. 본인 이름 석 자를 단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그가 진행하기 때문에 그 뉴스를 본다는 사람이 넘칠 정도로 미디어 영향력이 큰 앵커. 그와의 인터뷰는 기대를 넘어 긴장이 될 정도였다. MBN 특임이사인 그를 MBN미디어센터 임원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은 기대보다는 평범한 사무실 분위기 그 자체였다. 다소 올드(?)하게 느껴지는 소파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에 대한 첫인상은 화려하기보다는 털털함에 가까웠다.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답변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히는 그를 보면서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단어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메인 뉴스 여성 단독 앵커 타이틀을 가졌으면서도 기자 전환시험까지 보면서 아나운서와 기자 경력을 모두 섭렵해 남다른 부지런함을 보여준다. 그는 지금도 아침부터 저녁 7시 뉴스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뉴스 앵커를 25년 가까이 지속하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중 방송국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교 입학시험도 다시 치러가면서 노력한 이야기, 앵커를 하면서 겪은 고생들, 별별 취재경험담을 들으면서 앵커라는 직업도 극한 직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적어도 그 일을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메인 뉴스 단독 진행 여성 앵커 기록부터 최장 기록까지 세우고 있는 그는 최초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앵커가 되어가고 있었다.

김주하 앵커.

◆ "뉴스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 졸업해야 하나요?"
- 앵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고, 어떻게 앵커가 됐는지.
▲ 고등학교 때 신문반 동아리를 했다. 36페이지나 되는 신문을 매달 발행했다. 공부에 지장이 될 정도로 열심히 하다 보니 어머니가 그만두라고 매를 드시기까지 했다. 그렇게 신문반 활동을 하면서 뉴스를 매일 들여다보다 보니 갑자기 뉴스 앵커가 되고 싶어졌다.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에 진학해야 할지 궁금해하다가 고민 끝에 방송사에 전화를 걸었다.

"저, 앵커가 되려면 어느 학과를 졸업해야 하나요?" 고등학교 3학년생의 이런 황당한 전화에 그래도 전화를 받은 방송국 인사과 직원이 전공과는 상관없고 시험을 보면 된다는 답변을 해주었다. 일단 안심을 하고 서울 시내 대학교에 진학을 했다. 앵커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하려던 대학교 2학년 때, 앵커들 출신학교가 대부분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듣게 됐다.

특히 여성 앵커는 이화여대 출신이 많았다. 당시 이화여대는 편입생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고3 수험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말리시는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학력고사 끝 세대에서 다시 수능 세대로 수능을 치르게 됐다. 다행히 2학년 가을부터 휴학하고 원하는 성적이 나와서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사 취업 준비에 몰두했다. 방송사 취업설명회라는 곳은 다 가보고, 2학년 때부터 언론사 공부 소모임도 시작했다.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 앵커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야만 할 것 같아 무턱대고 이대 출신 앵커를 찾아 방송국에 전화를 돌렸다.

직접 알지도 못하면서 학교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매달렸다. 당시 KBS의 공정민 아나운서가 찾아와 보라고 답을 줬다. 학교 취업설명회 오셨던 김동건 아나운서를 무턱대고 찾아갔다. '가요무대' 녹화 마치기를 기다려 '뉴스 기사 읽는 것을 한번 들어봐 달라'고 부탁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무모했지만 당시 "제가 잘 못하니 포기할까요"라는 질문에 김동건 선배는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이렇게 무작정 부딪쳐 가면서 방송국 취업을 준비했고 4차 시험을 거쳐 MBC에 입사했다. 최종 합격자 발표 전,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로부터 방송국에 취업하려면 소위 "뒷배경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른다.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 이후로 '빽' 같은 말은 믿지 않는다. 나처럼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끝까지 노력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주하 앵커.

◆ 앵커라면 객관적인 팩트 중시하고 줏대 있어야
- 앵커라는 직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는 미국서 가장 신뢰받는 인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앵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 시대별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엔 '줏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정치 뉴스를 다룰 때 이러한 자질이 더 많이 요구되는 것 같다. 누군가를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분위기에 편승해 그것을 확대 재생산할 때 객관적인 팩트를 놓치게 될 수 있다.

- 앵커를 하면서 정말 혹독한 훈련을 거친 것 같다. 초반 경험을 얘기해 준다면.
▲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침 6시 뉴스 앵커를 맡게 되면서 새벽 3시 반 출근이 시작됐다. 아침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 뉴스를 다 모니터링해야 한다. 밤 11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는 생활이다. 그 와중에 일 처리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손석희 선배와 공동 진행을 하게 되면서 출근시간이 30분 당겨져 새벽 2시 반에 일어나는 고된 생활을 했다. 그런데 손석희 선배는 갑자기 예고도 없이 뉴스 중간에 프롬프터를 꺼버리라고 했다. "프롬프터를 의지하면 발전이 없어"라고 일갈했다. 눈물을 짜내면서 혹독하게 배운 그 경험이 나중에는 정말 큰 자산이 됐다.

◆ "생생한 현장에 목숨을 걸지만 보람도 크다"
- 앵커 활약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2005년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독도가 일본 땅임을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를 계기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MBC 뉴스데스크는 독도 생방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독도에 입도하려면 여러 가지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문이 나 다른 방송사들도 독도 생방송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방송하는 날 직전까지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지 못하다가 겨우 입도 허가를 받고 비용 절감을 위해 오징어잡이 통통배를 타고 독도로 향하게 됐다. 날씨가 좋지 않아 위험하다는 기상청의 충고가 있었지만, 기다리던 입도 허가에 서둘러 통통배를 타고 가던 중 기상 악화로 심해지는 파도 속에 통통배 하나에 몸을 맡기고 5시간 반이나 파도를 헤치며 독도에 도착했다.

기진맥진한 가운데 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 등 고난이 이어졌다. 독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헬리콥터에서 촬영하는 방송을 헬리콥터 문을 열어젖힌 채 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스탠드 업을 찍었다. 정말 생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날 나의 마지막 멘트는 "대한민국 땅 독도 하늘에서 MBC 뉴스 김주하입니다." 였다.

김경선 소장과 김주하 앵커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여성이 할 수 있는 방송 일 범위 넓힌 선배들에게 감사"
- 여러 최초 타이틀로 방송에서 여성의 영역을 새롭게 넓혀 왔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 옛날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과거, 심야뉴스나 새벽뉴스는 여성이 맡을 수가 없었다. 사회적으로 그 시각에 여성이 진행하는 뉴스를 본다는 것 자체가 용납이 되지 않았고, 자가용도 흔하지 않던 1980년대에 택시기사들은 첫 손님으로 여성을 태우길 대놓고 싫어했다.

그런 시대에 우리 선배 여성 아나운서들은 하나하나 그 벽을 깨왔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입사를 먼저 한 남자 선배에게는 선배라고 하면서 여성 아나운서 선배에게는 선배라고 부르지 않는 관행에 대해 숙직근무까지 자처하면서 선배로 부르도록 관행을 바꾼 여성 아나운서 선배들이 있었다.

방송국에 남아 있던 이런 차별적인 관행이 그나마 일부 해소되게 된 것에는 시대적인 변화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업무는 철저하게 해내고야 만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맡은 바 업무만 잘해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만들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묵묵히 일하면서 여성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선배가 되고 싶다.

김주하 앵커.

◆ "AI가 대체할 수 없는 요소를 갖춰야"
- AI 김주하가 화제다. AI가 주도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 AI 시대 많은 직업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 앵커나 기자도 대체할 수 있는 직업군에 속한다. 앵커나 기자만이 아니다. 전문성이 높다고 하는 변호사나 의사도 대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성만을 따진다면 오히려 더 쉽게 대체될 수 있다.

결국 앵커나 기자의 경우 현 시점에서 본다면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식의 스트레이트 뉴스를 읽어주는 것은 AI가 이미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넣어서 중립적으로 전달하려는 앵커의 역할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김주하 앵커는 이화여자고등학교 시절 신문부 활동을 했는데, 이때부터 뉴스 및 언론 계통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1997년 11월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아침뉴스를 진행하다 2000년 10월부터 2006년 3월까지 5년 5개월 동안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2015년 7월부터 MBN 특임이사 자격으로 정식 출근했으며, 현재 MBN 뉴스7을 진행하고 있다.

<에필로그>
한때 언론인 지망생이었던 필자는 김주하 앵커를 만나고 나서 내가 만약 그와 같은 상황에 있었다면 그렇게 잘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긍정의 답변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가 얼마나 뉴스 앵커에 대한 열정이 컸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생생하게 전해 들었다. 그 얘기를 접하면서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잘하는 일 세 가지가 다 들어맞는 천직을 선택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일에 매진했고, 그렇게 하니 결국 일도 잘해 냈을 것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준다. 그가 '대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앵커',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 1위'로 줄곧 뽑히고 언론 전문가가 선정하는 '최고의 앵커우먼'으로 선정되기도 한 것은 그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뉴스 앵커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 그가 앞으로 또 어떤 변신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는 다시 한 번 그 일에 열정을 다할 것이고, 그것은 앵커 역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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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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