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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 긴급진단] "연봉 4억" vs. "처우 열악"... 의대증원 토론 전문가 의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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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통계부터 우리나라 의료 질 서비스 등 다각도 접근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위헌' 여부 가능성 과도하단 인식 일치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의대정원 증원 사태가 계속되며 정부와 의료계의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뉴스핌TV가 지난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인사로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대교수,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이, 찬성하는 패널로는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참가했다. 사회는 이형기 서울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이형기 서울대학교 교수,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객관적 통계로 의사수 부족은 사실" vs. "OECD통계 절대 기준 아니야" 

참석 패널들은 '우리나라 의사 수가 과연 적은가?'라는 첫번째 질문부터 첨예하게 다른 입장 차를 보였다.

정형선 교수는 "인구 천 명당 임상 의사 숫자가 OECD국가 평균이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맨 꼴찌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 교수는 "큰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환자를 100~150명을 오전에 진료한다. 방을 2개 마련해 놓고 이쪽이 준비되면 이쪽으로 오고 저쪽이 준비되면 저쪽으로 간다"며 "환자들은 3시간을 기다렸는데 질문을 두 번 이상하면 간호사가 눈치를 주는 실정이다. 객관적으로 이것을 두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형욱 교수는 "2021년 통계로 스웨덴이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4.3명이다. OECD평균보다 높다. 그런데 스웨덴은 일반의 진료를 7일 이내, 전문의 진료는 90일 이내에 하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는 매일 가서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며 "더 나아가 스웨덴은 응급 진료를 받기가 굉장히 어렵다. 응급실에 가면 5시간에서 10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심지어 지역의 산부인과 병원을 폐쇄하면서 스웨덴 정부가 자동차 안에서 출산하는 방법을 국민들에게 가르친다. 1년 6개월 동안 한 지역에서 19명의 산모가 차에서 아이를 낳았다. OECD통계는 상대적이다. 그걸 절대적인 기준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현실을 말했다. 지방의 환자들의 서울에 있는 소위 빅5 병원으로 몰리는 다른 나라는 없다. 그런 체제를 만든 것이 잘못"이라며 "지방 환자들이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의대정원 증원만이 꼭 전체 의사 수 증가를 위한 방안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의료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의사 수 증가율이 가팔랐고 앞으로 더 많은 의사가 늦은 나이까지 일하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아도 의사 수 증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순환 사무총장은 "의학과 6년 이후에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를 밟고, 공중보건의를 마치면 13년이 걸린다. 30대 초반 나이이다. 외과와 같이 메스를 잡는 분들의 경우 50 중반까지 밖에 수술을 못한다. 이후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20년 정도 일하는 것이다. 그러니 전문의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재연 회장은 "필수·지역의료에 종사하는 의사 수가 적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의료 접근성에서 도농 간에 차이가 있는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기대 수명이나 신생아 사망률, 암 관리 등 의료의 질 평가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훨씬 높고 모든 데이터도 좋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의 경우 맹장 수술을 받으려면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미 환자가 죽은 다음에 수술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추세로 인해 의대 정원을 현재와 같이 늘리면 의사 수가 과잉공급 될 지도 모른다는 논리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의사 인력 공급 체계를 살펴보면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연간 3000명 이상의 의사 신규 의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최근 10년간 인구 연평균 증가율은 0.55%인 데 반해서 활동 의사 수는 3.07%로 아주 높다. 결국 의사 1인당 국민 수는 지속해서 감소해 2037년도부터 천 명당 활동 의사 수는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의사 수가 많이 배출된다고 해서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를 할지는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정책을 말할 때는 전체 통계를 가지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인구가 물론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사 수가 유입되는 방법이 의대 졸업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수입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내 의대 졸업생이 전부다. 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 당 의대 졸업생은 6명이다. 그런데 OECD평균은 14명이다. 2배가 넘는다"고 반박했다.

◆"2000명 증원 근거 없어" vs. "과거 동결 부족분 추계한 것"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산출된 근거에 대해서도 맞붙었다. 정부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홍윤철 서울대교수 논문을 근거로 증원 규모를 내세운 바 있다.

박 교수는 "정부의 대답이 계속 바뀌었다. 근거를 물었더니 위 3건의 보고서라고 답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2000명이 안 나온다. 그랬더니 말을 바꿔서 그 숫자는 안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하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보고서들이 의사 수 부족을 주장하는 건 맞다. 하지만 스웨덴의 예시를 들었듯이 여러 가정이 깔려 있다. 보고서의 결론도 모두 다르다. 저자들이 언론에 나와 인터뷰한 내용도 정부 정책과 다르다. 신영석 성균관대 교수는 1000명씩 늘리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 100여명씩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보고서들은 2000명 증원의 근거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 "왜 정부가 2000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겠나?"라며 "산부인과 등 필수과목은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 의사 인력은 성형외과 등의 특정 과에 편중돼 있는 것이 문제다. 심하게 말하자면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곳으로 몰린다고 국민들의 의구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12년에 의대증원 규모 추계를 냈을 때 최소 인원이 600명 정도였다. 기준은 2004년부터 7년 간 줄어든 인원을 보충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늘리지 않고 다시 10년이 더 지났으니 감각적으로 1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가 2000명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답할 의무는 없다. 1500명이 맞는지 2000명이 맞는지는 누구도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교수는 "의대 정원이 19년째 동결됐다니까 국민들이 의사 수가 안 늘었다고 오해한다. 우리 의사 수가 2006년도에 6만 6000명인데 2020에 의사 수가 11만 2000명으로 70%가 증가를 했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2000년에서 2022년까지 의사가 환자 대비 3배 늘었다"고 반박했다.

◆"전문의 연봉 4억? 처우 열악" vs. "전공의 집단 행동 근저엔 '돈' 있어"

의사가 받는 연봉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모 방송 토론회에서 35세 전문의가 연봉 4억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의사 수입 기사를 계속 만드는 이유는 국민과 의사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다. 연봉 4억을 준다는 병원에 의사가 안 가는 이유는 1년 365일 병원에서 당직을 서고 모든 응급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사고가 나면 의사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연봉 8억을 준다 한들 누가 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전공의들의 처우가 타당치 않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또 연봉 4억은 허수라는 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고 공감했다.

정 교수는 "연봉 4억 주장에 어떤 분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통계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병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2022년에 86조원이었다. 그 중에 의사 인건비 추정치가 18조원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수가 6만명 정도다. 어림잡으면 1인당 3억원이 계산된다. 그 6만명 안에는 1만 3000명의 전공의들이 있다. 전공의 봉급은 객관적으로 볼 때 7000만원 정도"라고 부연 설명했다.

의사 수를 늘려서 의사 수입을 줄이면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해결될 것이란 접근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가 OECD평균 10만명 당 1.3명이다. 우리나라는 4.75명으로 3.66배가 많다. 그런데 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출혈이 났는데 개두술을 하는 의사가 없어서 사망했다. 의사 수는 많지만 일이 힘들어서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가 없는 것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피부미용으로 가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신경외과 의사들은 미용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건강검진이 과거에는 없었으나 지금은 생겼다. 국민건강검진도 있지만 100만원 이상 고급 상품도 있다. 새로운 의료수요가 창출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 급등이 필연적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경제학에 낙수효과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낙수의사라는 것은 없다. 본인이 밀려 간다는 것에 대한 억울한 심경은 이해된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현상으로써 낙수는 존재한다. 의대 쏠림 현상은 우리 사회의 보상체계와 배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전공의들이 의대증원이라는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들의 업에서 뛰쳐나간 그 근저에는 돈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의사들이 스스로 명예에 의해서, 원래 환자들을 구하려고 의업을 선택했다고 주장한다면 돈에 관계없이 필수의료로 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라도 그렇게 안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책을 통해 강제로 배분해야 한다. 우리나라 법 체계상 위헌 가능성 때문에 강제로 할 수 없지만 독일의 경우 의사의 직역 쿼터제가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적 수단은 의대 증원"이라고 말했다.

◆국가 업무개시명령 과도하단 의견엔 동조...의업 특수성도 봐야

단체 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한 국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는 정부의 방침이 과하며 타당성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공통의 견해가 도출됐다. 그러나 의사 면허의 특수성도 거론됐다.

박 교수는 "업무개시명령은 주주의 국가에서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운 법"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사직을 하겠다는데 그거를 금지한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이런 나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동의한다"면서 "업무개시명령은 극히 예외적으로 화물연대 등에 내릴 수 있게 돼 있지만, 위헌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견해를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의사라는 자격은 의사만 쓸 수 있다. 업무에 대한 강력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면서 "국가가 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해서 환자를 거부하지 않고 일정한 역할을 하라는 의무가 부과돼 있는 것이다. 면허와 권한을 부여한 것은 정부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국민이라는 더 중요한 존재가 있다. 국민에게 중대한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을 때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업무개시를 할 수도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자세한 토론 내용은 유튜브 뉴스핌TV 채널 '[KYD 긴급진단] 의대 증원 충돌…어떻게 풀까?'에서 확인할 수 있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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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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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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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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