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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도 삶도'생명력'자체인 김윤신(89)"나이 때문에 못한다?정신으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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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40년 만의 귀환
원시적 생명력 넘치는 목조각괴 회화 선보여
2024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뽑히기도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그야말로 새롭게 부상한 '라이징스타'의 금의환향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회장 이현숙)에는 엄청난 수의 기자들이 구순을 앞둔 여성조각가 김윤신을 만나기 위해 진을 치고 있었다. 구름떼처럼 몰려든 취재진 앞에 등장한 작가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렇게나 많은 기자들을 한자리서 만나는 건 처음이다.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감격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울 뉴스핌] 국제갤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업과 예술에 대해 설명하는 김윤신 작가. "나이가 들어서 못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작업은 정신으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4.03.21 art29@newspim.com

김윤신(89)은 그간 국내서 간간이 개인전을 개최하긴 했지만 세계적 메가 갤러리 두곳(국제갤러리,리만머핀갤러리)의 전속작가로 캐스팅돼 당당히 초대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세대 한국 여성조각가는 구순 문턱에서 상업화랑의 정중한 선택을 받은 것이다.

김윤신은 오는 4월 20일 개막하는 2024 베니스비엔날레 주제전(본전시)에도 참여한다. 국내외에서 미술관 전시와 프로젝트는 숱하게 했지만 베니스비엔날레 참가는 처음이다. 소감을 묻자 "사실 베니스비엔날레의 중요성을 잘 몰라서 처음엔 별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작가로서 대단히 영예로운 일이더라"고 답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1978 Pine wood 68 x 18 x 20 cm Private Collection Courtesy of the artist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4.03.21 art29@newspim.com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본전시 테마로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내세웠는데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한국과 프랑스를 거쳐 아르헨티나에서 세간의 평가와는 아랑곳 없이 일평생 예술 하나만 파고들었던 작가는 바로 아드리아노 페드로사 총감독이 내건 주제에 더없이 잘 들어맞는다. 지구 저 멀리 북반부의 고국에서도 별반 조명받지 못하고, 남미에서도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작가의 외롭고, 간단치 않았을 예술여정과 맞춤하게 어울리는 주제다.

이날 발목까지 내려오는 블랙 트렌치코트에, 깃을 빳빳히 세운 화이트셔츠와 젊은 감각의 Vans 플랫폼슈즈를 매칭한 김윤신은 차림에서부터 노장이라기 보다, 현재진행형의 젊은 작가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잠시 상기되었던 그는 이내 당당하고 거침없는 작가로 돌아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Acrylic on recycled wood 114 x 41 x 2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2019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4.03.21 art29@newspim.com

김윤신은 1984년 한국과 거의 대척점에 있는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40년간 조각과 회화작업을 해왔다. 그런 그의 존재가 '발견'된 건 지난해다.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던 중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과 라쉘 리만 리만머핀갤러리 대표를 만났다. 그리곤 올해 1월,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인생 첫 상업 갤러리와의 계약이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선정되자 메이저 갤러리들이 그를 픽한 것. 이에 작가는 "지금껏 그랬듯 '동서남북 작가'로 남고 싶다. 동(東)으로 가나, 서(西)로 가나 늘 같은 마음으로 작업한다"고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윤신은 1시간 넘게 진행된 작품설명과 질의응답에도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무거운 전기톱을 들고, 전신주처럼 육중한 나무들을 자르고 붙이며 작업하는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전기톱으로 작업 중인 김윤신 작가.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4.03.21 art29@newspim.com

김윤신의 개인전은 국제갤러리 K1,K2에서 20일 개막됐다. 1970년대에 제작한 '기원쌓기'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分二分一·둘을 더해도 하나, 둘로 나누어도 하나)'이란 제목의 조각 연작과 비교적 최근 시작한 '회화 조각'까지 51점을 선보인다.

특히 알가로보, 라파초, 칼덴, 케브라초, 올리브 등 다양한 종의 나무들이 그 생명력을 한껏 뿜어내며 다채로운 형상으로 탄생한 조각들이 총출동했다. 그의 목조각은 나무들과 오랜 시간 대화하며 그 특성을 그대로 살려 가능한 원초적 생명력을 드어낸 것이 특징이다. 또 나무껍질을 붙인 채로, 목재의 속살과 겉살이 대조를 이루는 작업도 볼 수 있다. 작가는 "나는 하루 왼종일 나무와 대화하며 작업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무의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나무와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된 것이다.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난 그가 끝내 머나먼 타지인 아르헨티나에 정착하게 된 것도 모두 나무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에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다양한 목질의 나무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한국에서 소나무 등으로 조각을 하면서 늘 나무 자체에 갈급함이 있던 그에게 아르헨티나의 원시림은 그의 발목을 붙들었다. 잠시 작업하다 고국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은 무궁무진한 나무들 때문에 뒤로 밀렸다. 안정적인 대학교수직을 내던지고,49세가 되던 해 그는 전업작가의 길을 택했다.

"나무는 살아있어요. 나무가 숨을 쉬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작업에 앞서 며칠을 두고 나무를 바라보죠. 나무들은 다 달라요.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것,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 단단한 것, 조금 연한 것, 껍질이 거친 것 등등 물성과 형태 밀도가 모두 다르죠. 그렇게 오래 관찰하다가 느낌이 왔을 때 비로소 톱을 들고 공간을 만들어가며 작업합니다."

그 결과 그와 나무는 작품을 통해 하나가 된다. 그가 나무이고, 나무가 그다. 김윤신은 조각 재료인 나무와 하나가 돠며 '합(合)'을 이룬다. 이어 나무의 단면을 쪼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가는 여러 '분(分)'의 단계로 나아가고, 다시금 하나가 된다. 이처럼 나무, 곧 대자연과 자신이 서로 뗄레야 뗄 수 없이 연결돼 있다는 우주적 세계관은 김윤신 작업의 근간이자 철학이다.

남미 토속의 토테미즘과 한국의 오방색이 교차하듯 어우러진 그의 회화는 조각과 맞닿아 있다. 그의 페인팅에는 멕시코 여행길에 접한 아스테카문명의 흔적도 발견된다. 작가는 "그림을 해야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함으로써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며 "기법만 다를 뿐 결국 (조각과 그림은)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도 그는 강도 높은 노동을 요구하는 조각을 이어가고 있다. 따로 시간을 내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노년까지 왕성하게 스케일 큰 조각을 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작가는 "작업이 그냥 생활"이라며 "'나이가 들어서 못 한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답했다.

"예술은요. 끝이 없어요. 완성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예술이지요. 그래서 더 매진하게 됩니다. 우리는 순간에 살아요. 이 순간에 살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삶이 예술이라고 봐요." 라는 작가는 특히 가정과 양립하며 작품활동을 하는 이 땅의 여성작가들을 응원한다.꺾이지말고 작업을 어떻게든 밀고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국제갤러리에서의 김윤신 전시는 오는 4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무료.

[서울 뉴스핌] 생명력 넘치는 나무 조각 옆에 선 작가 김윤신. [사진=이영란 기자] 2024.03.21 art29@newspim.com

◆김윤신 작가는? =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나무 및 석재 조각, 석판화, 회화를 아우르며 고유의 예술세계를 일군 1세대 여성 조각가이다.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 조각과 석판화를 수학했다. 1969년 귀국한 김윤신은 아르헨티나로 이주하기 전까지 10여간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74년에는 한국여류조각가회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1984년 새로운 재료를 만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열망을 안고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만난 단단한 나무는 김윤신이 작품 안에 건축적 구조와 응집된 힘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이어 멕시코, 브라질에서 머물며 오닉스와 준보석 등 새로운 재료에 대한 실험을 이어갔다. 200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윤신미술관(Museo Kim Yun Shin)을 개관했고 2018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김윤신의 상설전시관이 설립되기도 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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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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