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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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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기술은 결코 뜻한 방향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등장한지 1년 반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살펴본 소셜 담론의 결과도 그렇다.

생성AI가 주로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당수 놀이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아 그 활용성을 넓히고 있다. AI로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AI가상인물을 부캐로 삼아 영상도 만든다. 일하는 데 도움이 되라고 만든 도구가 정작 대중적인 놀이도구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니 자못 흥미롭다.

영상, 게임, 광고 등 지식재산권(IP)생산에 생성형AI가 핵심 도구로 부상 중이다. 스토리 개요, 스케쥴, 보고서 작성 등의 텍스트 생성은 물론 제작물에 필요한 이미지와 오디오, 영상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 생성까지 과거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효율적인 제작이 가능하다. 이러다 관련 인력까지 AI가 대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당연해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오픈AI에서 공개한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영상 생성 AI모델 '소라(Sora)'는 충격적이었다. 고화질에 자연스럽고 섬세한 표현, 다양한 캐릭터뿐 아니라 명령어로 제시하지 않은 내용까지 적절한 연출 기법을 통해 스스로 서사를 만들고 결과물로 완성한다. 이 같은 정교한 영상은 소라가 명령어를 이해할 뿐 아니라 현실의 물리적 규칙을 이해하고 이를 영상에 적용했음을 보여준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프롬프트에 맞춰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생성하는 소라의 출현에 광고와 영화 예고편 업계는 종말을 맞았다는 말까지 돌았다. 전 세계 영상업계를 흔들었던 소라는 대중 공개를 미루고 일부 소수의 창작자에게만 사용권을 부여하며 검증에 돌입했다.

전문가가 본 소라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일까? 영화계 전체가 위협을 느낄 만큼 강력할까?

"제작 가치와 품질의 관점에서 볼 때, 소라는 영화에 사용되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한달 간 작업에 소라를 사용한 영화감독 폴 트릴로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결론이다.

트릴로 감독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프롬프트의 한계다. 그는 소라가 슬롯머신처럼 아이디어를 뒤섞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한 정확한 장면을 프롬프트로 설명해서 만들어 내기엔 한계가 있었으며 결과값도 매번 달라졌다고 했다.

[사진 = 오픈AI 홈페이지] 미국 오픈AI(OPEN AI)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동영상 생성 AI 서비스인 '소라'를 통해 제작한 영상.

생성AI의 공통적인 문제인 일관성 유지의 어려움도 짚었다. 경우에 따라 물리적 법칙을 따르지 않거나 학습 데이터의 다양성 부족에서 오는 문제도 지적했다.

무엇 보다 결정적인 것은 ' 영화 제작 과정을 독특한 경험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의 부재' 였다. 현장에서 배우나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며 느끼는 긴장감과 협업 과정 자체가 반영될 수 없다는 점이 소라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트릴로 감독은 소라가 누구를 위한 도구인지 보다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용 절감 면에서는 확실한 장점이 있으니 인디영화 제작자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았다.

영상 제작에 있어 생성AI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절감이다.

그 동안 영상 제작과정에는 엄청난 비용과 비효율적인 작업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고 기꺼이 이를 감내해왔다. 수 초가량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수 시간에 수십명을 동원하는 등의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생성AI모델을 사용하면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장면의 중간 일부를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 최근 공개된 2분 30초짜리 독립 영화 '솜 레퀴엠(Somme Requiem)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중 눈보라에 갇힌 크리스마스 휴전 사건을 다뤘다. 생성AI 런웨이로 초벌 영상을 제작하고 사람이 시나리오, 음악, 영상 편집을 맡아 후작업을 했다. 생성AI가 없었다면 비용문제로 꿈도 꾸지 못할 전쟁물이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ICT 전시회 2024 월드 IT쇼가 1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갤럭시 S24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04.17 leemario@newspim.com

비용절감에 생성AI가 필요하다면 고품질의 완성도 있는 영상에는 반드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

트릴로 감독의 말처럼 프롬프트로 만들어내는 영상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단일 프롬프트에서 1분 이상의 길고 일관된 영상을 한 번에 생성하는 건 아직은 어렵다. 캐릭터의 물성이 바뀌거나 색상이 잘못되거나 형태가 변하기 쉽기 때문이다. 디테일한 부분의 제어를 위한 편집과 수정, 영상 추출 등에는 사람의 수고가 더해져야 한다.

결국 저비용 고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AI와 숙련된 사람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미 생성AI는 영상 외 멀티모달 콘텐츠 생산 비용도 혁신적으로 낮추고 있다. 음악, 음향효과 면에서도 드라마틱한 기술들이 대거 등장 중이다.

구글 딥 마인드 출신 연구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유디오(Udio)는 프롬프트만으로 다양한 장르의 40초 이내 음악을 생성한다. 한국어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언어로 보컬 생성도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ICT 전시회 2024 월드 IT쇼가 1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서 미래 자율주행 경험을 구현한 LG알파블 자동차 설명을 듣고 있다. 2024.04.17 leemario@newspim.com

국내 스타트업 옵티마이저AI는 텍스트를 인식해 고품질의 음향 효과를 만드는 자체 AI모델을 개발했다. '성을 공격하는 수십만 대군(大軍)의 함성 소리' 라는 명령어에 여러 사람들이 내는 생동감 있는 함성 효과가 만들어진다. 영화, 드라마, 게임 제작에 쓰이는 효과음은 구하기도 어려울 뿐 더러 제작 시간과 비용도 상당한 만큼 크리에이터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의 등장으로 누구나 방송인이 될 수 있었던 것 처럼 생성AI는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도 생성AI 프로그램을 익히는 건 필수 사항이 되었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만큼 실력을 갖춘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광고와 독립영화는 물론 게임까지 콘텐츠 창작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물론 생성AI를 효과적으로 잘 활용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아마도 10년 뒤쯤, 아무런 자원도 없는 누군가의 삶에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 트릴로 감독의 소라에 대한 정리 멘트는 생성AI가 바꿀 미래 콘텐츠 제작자의 요건을 시사한다. 원대한 꿈과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감성 그리고 생성AI의 효과적 활용. AI에 올라 탄 인간의 능력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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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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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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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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