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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앤아웃] 트랜스젠더와 여성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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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화두부터 던져놓고 시작하자. 여성으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경기 출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과연 공정한가.

기자는 도통 모르겠다. 아마 이 칼럼을 다 쓰고 난 뒤에도 답은 못 찾을 게 분명하다.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인 때문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양성평등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탓이 더 클 것이다. 사회적 합의는 없고 비난과 처벌만 있는 양성평등 문제. 섣불리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다. 팩트만 놓고 살펴보자.

◆성을 바꿀 권리는 지지하지만 공정은 더 중요한 가치?

최근 눈에 띄는 외신보도가 있어 소개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와 스완지대 연구진은 지난달 16일 스포츠 학술지 저널 오브 스포츠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했다.

여성 선수 대부분은 남성에서 여성이 된 선수와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계 각지의 여성 선수 17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종목도 하키, 카누, 육상, 수영 등 다양했다.

응답자 중 58%는 스포츠 경기 출전만큼은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월드클래스로 분류한 올림픽, 패럴림픽, 주요 세계대회 출전자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은 77%로 급등한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성전환을 둘러싼 공정성 갈등의 당사자인 여성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조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럭비 육상 등 남녀 편차가 큰 종목 선수에 비해 양궁처럼 신체능력보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종목 선수들이 부당하다고 답한 비율은 32%로 뚝 떨어졌다. 오히려 괜찮다는 응답이 51%로 절반을 넘겼다.

전체 응답자의 94%는 성 정체성이 이끄는 대로 생물학적인 성을 바꿀 권리를 지지했다. 종목별 주관단체들도 81%가 성전환 선수를 위해 더 포용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양면적인 반응에 대해 연구진은 트랜스젠더의 '인권'은 중요하지만 경쟁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공정'이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가 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 하나 배우긴 했다. 그러나 과연 이게 유일무이한 해답일까.

2017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90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로렐 허버드. [사진=뉴질랜드올림픽위원회]

◆트랜스젠더보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도 실격?

7월 말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은 벌써부터 이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한 트랜스젠더의 본선 출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에선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가 여자 최중량급(+87kg)에 출전했다. 허버드는 이름이 개빈이던 시절에도 최중량급(+105kg) 선수로 활동했다. 주니어 때 이미 인상 용상 합계 300kg을 들어 올린 유망주였다. 이는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75kg급)의 예전 세계기록 326kg에 육박한다.

그러나 허버드는 성 정체성 고민이 커지면서 23세에 운동을 그만뒀다. 30대 중반인 2013년 성전환 한 뒤 다시 바벨을 잡아 43세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허버드가 인상 부문에서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날려 일찌감치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바람에 더 이상의 논란은 진행되지 않았다.

허버드와는 달리 전성기 때 성전환 한 선수도 있다. 미국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는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이다. 그는 1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은 뒤 출전한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그의 남자 시절 미국 랭킹은 400위권이었다. 당시 그와 같은 라커룸을 썼던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국제수영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가이드라인인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에 대한 규정 외에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한 선수에게만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한다고 결정해 토마스의 출전을 원천봉쇄했다.

이에 토마스는 올해 1월 IOC 산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나보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고, 골격근량이 많은 여자 선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선수도 실격인가"라고 반문했다. IOC는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리아 토마스의 최근 모습. [사진=리아 토마스 인스타그램]

국내에선 지난해 6월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종목에 나화린이 출전했다. 2012년 이 대회 4관왕 출신인 그는 2022년 10월 수술을 받고, 지난해 4월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되면서 대한체육회에 자문을 구해 출전 자격을 얻었다.

180cm, 72kg의 건장한 체격에 골격근량이 32.7kg에 이르는 나화린은 37세의 나이에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그는 "경쟁한 선수들에겐 죄송하다"면서 "(우승이 아니라) 논란이 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남녀 기량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닌데…

대부분 스포츠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기록경기가 아니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해서 그렇지 복싱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격투기에서 남녀가 맞붙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역도는 기록경기에서 남녀 편차가 가장 큰 종목이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조지아의 라샤 탈라가제는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에서 인상 225kg, 용상 267kg을 들어 남자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기록 보유자인 러시아의 타타냐 카시리나(인상 155kg, 용상 193kg)는 탈라가제의 68.9%, 72.3%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점은 카시리나가 남자 61kg급(318kg)과 67kg급(339kg)의 세계기록을 능가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고정관념은 남성이 여성을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체격이 큰 여성이 작은 남성을 압도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앞서 토마스가 제기한 의문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래서 체급을 나눠 공정을 꾀한다고는 하지만, 세상은 남녀와 체급이란 기준 외에도 80억 인구 숫자만큼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 않은가. 이 수많은 차이를 다 담아내 '절대 공정'을 세우기는 신이 존재하더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마치 선택적 복지가 맞느냐, 보편적 복지가 맞느냐와 비슷한 논쟁이다.

물론 남녀 차이가 거의 없거나 역전된 종목도 있다. 사격 10m 공기소총과 권총, 25m 권총 등에선 여자가 남자 세계기록을 앞선다. 사격은 다른 세부 종목에서도 차이가 거의 없다. 양궁은 전체적으로는 남자가 약간 앞선다는 게 정설이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주요 대회에선 역전이 종종 일어난다. 이밖에 컬링, 승마 같은 경우는 성대결을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들 종목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출전이 이어진다면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반면 멘털 스포츠에선 일반적 예상과 달리 남자가 훨씬 앞선다. 바둑에선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2000년 동아일보 국수전에서 우승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자 바둑 세계 1인자인 최정 9단의 국내 랭킹은 22위이다.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에선 여자 게이머가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7월 미스 네덜란드 2023 대회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리키 콜러. [사진=미스 네덜란드]

최근 들어선 미인대회에서 여자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참가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남성으로서 과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이나 작은 대회는 빼더라도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선 리키 콜러가, 10월 포르투갈에선 마리나 마체테가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자 이번엔 이들이 남성이기에 여성 참가자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일부에선 이런저런 불만을 없애기 위해 트랜스젠더 부문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 수영 월드컵에선 '모든 성별과 성 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를 위한 부문'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IOC는 현재로선 이에 대해선 불가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은 누구에게나 선명하게 보이는 대표적인 논란이긴 하지만 전체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더 폭넓은 관점에서 차이와 차별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차이는 남녀 기준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여자가 항상 불리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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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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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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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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