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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의 눈] "상속세 60% 내는 대주주가 주가 올리겠나"...공허한 밸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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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최고세율 50%, 최대주주는 20% 할증
문제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정치가 제일 문제
130조 돌파한 해외 주식투자 더 가속화될 것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일을 하는 척 하는 건 아주 쉽다. 하지만 실제로 일이 되게 만드는 건 훨씬 더 어렵다. 현재 한국 증시의 부진에 유관기관, 정부, 정치권 내에서도 수 많은 대책과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가 부지런히 일하는 척만 하고 있다. 실제로 일이 잘 될 리는 없어 보인다.

지난 2년 9개월 간 주요국 증시는 모두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만 유독 부진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3%, 한국 코스닥 지수는 -26%의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인도, 일본, 대만, 미국 증시는 활황이다. 수익률 격차가 심각하다. 이에 지난 2월에는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 공허한 밸류업…60% 상속세 내며 주가 올릴 대주주는 없다

그 후속작업으로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주주환원,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따진 100개 종목이 확정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주요 증시 게시판에는 "코스피200 모방한 밸류업100 지수 발표로 주가가 왜 오르겠냐?", "밸류업 지수로 한국 증시가 상승한다는 순진한 생각에 놀랄 지경" 등의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한국 증시 저평가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따라서 1-2개의 문제 해결만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고차방정식이다. 하지만 그 중 영향력이 가장 큰 문제점을 1개만 꼽으라면 60%의 상속세율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향후 상속을 앞 둔 최대 주주들은 절대 자기회사의 주가가 올라서는 안 된다는 강박까지 있다는 게 실제 현장 분위기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를 기대하는 대주주들이 상당하다. 이들은 소액주주의 배당 확대 요구를 일축한다. 주가상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요구는 아예 듣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20% 할증과세를 한다. 따라서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식평가금액의 상속세율은 무려 60%(50%+20% 할증과세)가 된다.

여기에 주가마저 오르면 상속세는 그야말로 폭증하게 된다. 최대주주 할증과세는 상속인의 재산을 피상속인보다 정부가 더 많이 가져간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있는 나라 중에서는 이례적인 케이스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도 주식상속가액 19조원 중 약 12조원(주식상속세 11조원+기타재산 상속세 1조원)의 상속세 폭탄을 맞아 아직도 보유 주식을 팔아 상속세를 납부 중이다.

삼성 오너가의 주식 상속가액은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날인 2020년 10월 25일 기준 상장주식의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종가 평균으로 결정된다. 이를 계산해보면 삼성전자 평균가격은 약 6만2400원이다. 그 외에도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주식도 상속됐다.

만약 단순 가정으로 상속 당시 삼성전자 주식이 2배 오른 12만5000원으로 상속가액이 결정됐다면 상속세는 12조원의 2배인 24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몇 년 뒤에 다시 삼성전자 주가가 6만2400원으로 돌아가게 되면 쓸데없이 상속세만 2배 납부한 꼴이 된다.  

이런 상황이니 상속을 앞 둔 최대주주들 중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최대주주들이 주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도하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 밸류업을 운운하는 건 공허한 구호다. 이 문제를 유관기관인 한국거래소가 해결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오직 입법권한이 있는 정치권에서만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진영논리에만 사로잡힌 한국 정치권에서 이 약탈적인 60%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요원하다. 한국 증시 상승이 앞으로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금융투자세 시행해 해외주식투자 장려?

어제는 170석이 넘는 의석수로 강력한 입법권한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내의 '금융투자소득세' 정책토론회도 시장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금투세 시행팀과 유예팀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일부 시행팀의 발언은 1400만 개미투자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유예팀이 "(금투세 도입 시) 한국 증권시장이 우하향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시행팀의 답변이다. 김영환 의원은 "우하향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에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고 답변해 논란이 있었다. 그 밖에도 몇몇 의원들의 수준 낮은 논리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했다.

토론 종료 후 각종 주식게시판은 뜨겁게 달궈졌다. "국회의원이 맞냐?", "한국 기업 망하기를 바라는 건가", 대한민국도 팔라는 얘기냐"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넘쳐났다. 또 "역시 미국 주식이 답이다", "한국 주식 탈출은 지능순" 등의 현실적인 반응도 상당하다. 한국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이미 한국 증시를 대 탈출하는 중이다.

2020년에 한국인의 해외 주식 보유금액은 62조5000억원(47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3년9개월만에 110% 폭증한 131조3000억원(987억달러)을 기록했다. 가파른 증가세다. 조만간 200조원도 돌파할 기세다. 금투세가 실제 도입될 경우 한국 증시 탈출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 금투세 도입 시 해외주식과 국내주식 세율 비슷해져

현재는 비과세인 국내 주식 양도차익이 과세로 바뀐다는 점이 금투세 도입의 핵심 이슈다. 양도차익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지만 5000만원 초과분에는 22%(지방세 포함), 3억원 초과분에는 27.5%(지방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되는 게 쟁점이다.

물론 금투세 도입 시 해외주식에 대한 과세율도 올라간다. 현재 해외주식 직접투자로 차익 발생시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류과세로 22%(지방세 포함)의 세율이 일률 적용된다. 그런데 금투세를 도입하면 해외주식에서 3억원 넘는 차익 발생 시 세율이 27.5%(지방세 포함)로 올라간다.

결국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은 기본공제 차이만 있을 뿐 세율은 동일해 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주식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더 급감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세율이라면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보다는 글로벌 1등 기업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에 투자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 해외주식 세금 90%로 올려라? 세금은 해결책 못 돼

지난 19일에 이재명 대표가 추석민심을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 전 지방의 노인들이 "우리 주식 팔아야 되냐?"고 물어서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고 밝혀 논란이 있었다. 거대 야당의 대표가 한국주식을 사지 말라고 대답한 게 본심일 리는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금투세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의 모든 투자자가 자국 증시를 외면하고 미국 주식투자에만 몰두한다면 투자수익률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어려워진다. 결국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조세 정의 확보'를 위해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최선일까? 만약 조세정의가 가장 중요하다면 세율을 90%로 올리는 게 더 공정하지 않은가? 실제 프랑스에서는 2013년에 올랑드 대통령이 소득세 최고과세율을 기존 50%에서 75%로 인상한 적이 있다.

그러자 세계적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프랑스의 높은 소득세와 최고 45%(직계존비속)의 높은 상속세를 피할 목적으로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 결국 2년 뒤 프랑스 정부는 소득세 최고과세율 75% 부과를 슬그머니 취소했다.

이 취소가 부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에서의 자본이탈을 방지하고자 어쩔 수 없이 세율을 낮춰준 측면이 강하다. 전 세계 국경이 열린 지금 시대에는 기업들도 얼마든지 해외로 떠날 수 있다. 고율의 세율로 조세저항을 부추기기 보다는 자본유출을 막는 게 훨씬 더 이득이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원활 하려면 한국 증시가 살아나야 한다.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에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국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금융투자세 논쟁은 하루 빨리 정리돼야 한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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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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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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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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