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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본 K-팝 열풍에 한국 제품 인기 극대화…도쿄 한류박람회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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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11~13일 도쿄서 '한류박람회' 진행
B2B에 일본 바이어 340명 참여…실계약 성과
한류 열풍에 한국 제품 흥행…화장품·음식 인기

[도쿄=뉴스핌] 김기랑 기자 =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제품은 굉장히 선호도가 좋습니다. 호텔에 한국 화장품이나 음식을 비치해두면 저희 브랜드 파워를 더 높일 수 있고, 고객에게도 큰 즐거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상담회를 찾게 됐죠."

11일 오후 4시(현지시간), 일본 그랜드 닛코 도쿄 다이바 호텔에서 열린 수출 상담회. 이날 행사장을 찾은 탄테노 켄지 윌그룹 쓰쿠바호텔 지점 컨설턴트는 방문 동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윌그룹은 일본 내에서 약 30개 호텔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연간 방문자 수가 120만명에 달한다. 그는 이날 둘러본 상품들에 만족감을 표하며 "한국 제품으로 우리 호텔의 격을 높일 수 있을 듯하다"고 기대했다.

이날 수출 상담회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11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2024 도쿄 한류박람회' 여정 중 첫 번째 행사로 열렸다. 상담회에는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이는 올해 행사에 접목한 '한류'가 일본 내에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가 가까워지는데도 대다수의 일본 바이어들이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않는 덕에 행사장에는 여전히 열기가 가득했다.

11일 일본 그랜드 닛코 도쿄 다이바 호텔에서 B2B 수출 상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도쿄 한류박람회 공동취재단] 2024.10.12 rang@newspim.com

◆ 한국 기업·일본 바이어 간 1.3억달러 계약 논의…"한류 인기에 일본시장 열려"

수출 상담회는 B2B(기업 간 거래) 방식으로,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찾아 온 바이어들이 우리 기업들과 자유롭게 일대일 상담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화장품·식품·스마트기기 등을 판매하는 우리 기업 32개사가 참가했다. 기업들은 각자의 주력 상품을 테이블 위에 전시한 뒤 마주 앉은 일본 바이어들과 다양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디퓨저와 향초 등을 주 품목으로 출전한 '팩토리 노멀'은 KOTRA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일본 최대 라이프 스타일숍인 로프트(LOFT) 진출에 성공한 업체다. 팩토리 노멀은 한국의 헬스&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에도 입점해 있는 브랜드로, 한국에서의 꾸준한 인기를 발판 삼아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팩토리 노멀이 손꼽는 일본 진출 배경과 인기 비결 등은 단연 '한류'다.

[도쿄=뉴스핌] 김기랑 기자 = '팩토리 노멀'은 KOTRA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일본 최대 라이프 스타일숍인 로프트(LOFT) 진출에 성공한 업체로, 디퓨저와 항초 등을 주 품목으로 판매한다. 사진은 팩토리 노멀의 디퓨저와 향초. 2024.10.12 rang@newspim.com

하정윤 팩토리 노멀 대표는 "일본 바이어들은 주로 우리 제품이 한국 어디에 입점이 돼 있는지를 많이 물어보는데, 이는 한국에서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일본에서도 똑같이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양측 모두 일본에 팩토리 노멀 제품이 진출한다면 한류의 영향을 타고 판매가 많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인덕선 조리정수기를 개발한 '범일산업'도 한류를 통한 일본시장 진출 기회를 높이 평가했다. 범일산업은 국내에서 '한강 라면 기계'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현재 미국·멕시코 등 전 세계 3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지만, 일본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도쿄에서의 이번 행사를 계기 삼아 수출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날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이제 '한강 라면'은 한국뿐만이 아닌 전 세계 브랜드가 됐다. 이제는 유튜브 등으로 영상을 보면서 누구나 (한강 라면의)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한류에 대한 인기도 전 세계적으로 높다 보니 이 흐름과 잘 맞아떨어졌다. 일본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는 추세"라고 전망했다.

11일 도쿄 한류박람회에서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가 '한강 라면 기계'로 이름을 알린 인덕션 조리정수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도쿄 한류박람회 공동취재단] 2024.10.12 rang@newspim.com

일본 바이어들도 우리 제품들에 대한 호평을 내놨다. 요시히로 타다시 ㈜아리타 총괄매니저는 한국의 스킨케어 브랜드 '메디필'과 상담을 진행한 뒤 "일본에는 랩핑 마스크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메디필은 이런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가져왔다"며 "일본 소비자들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리타는 일본에서 화장품 분야 4대 도매회사로 손꼽히는 곳이다.

한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우리 기업들과 비슷했다. 이날 한국 제품으로 호텔의 격을 높일 것이라고 호평했던 탄테노 윌그룹 쓰쿠바호텔 지점 컨설턴트는 자사 사장이 한국 드라마의 열렬한 팬임을 밝혔다. 요시히로 아리타 총괄매니저 역시 "양국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영화와 패션, 음악, 화장품 등 다양한 문화를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OTRA의 산출 결과 이날 우리 업체와 일본 바이어가 상담을 진행하며 논의한 거래 금액은 총 1억33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실질적으로 계약이 성사됐거나 향후 6개월 이내 계약을 약속한 금액은 약 30%에 해당하는 4300만달러다. 우리 기업 95개사는 총 340명의 일본 바이어를 상대하며 736건의 상담을 이끌어냈다.

◆ B2C 수출 박람회에 아이돌 콘서트 접목…도쿄서 K-팝 팬들 약 2만명 집결

B2B 상담회에 이어 다음날인 12일에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박람회가 진행됐다. 이날 박람회는 SBS의 '인기가요 라이브 in 도쿄콘서트'와 연계해 콘서트가 열리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K-팝 팬들은 우리 기업들의 부스와 함께 '한복사진관'과 '메이크업샵' 등을 방문하며 한국 제품과 문화를 동시에 체험했다. 이날 콘서트 관람객 수는 약 2만1000명, B2C 박람회 방문객 수는 약 1만2000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리빙크리에이터'의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리빙크리에이터는 매력적인 외양과 함께 활용성과 편의성도 높은 제품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KOTRA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일본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쌓아 내년 2월 로프트 입점을 앞두고 있다.

[도쿄=뉴스핌] 김기랑 기자 =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가 부스를 방문한 고객에게 생활 용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4.10.12 rang@newspim.com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는 "한국에서만 판매했을 때도 제품의 '컬러'에 대해 일본 여성분들의 호응이 좋았다. 특히 일본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문화가 있다 보니 인덕션과 전자레인지 모두 쓸 수 있는 활용도 면에서도 장점을 느끼셨던 듯하다"며 "일본에 직접 와보니 한류에 대한 열풍이 확실히 느껴진다. 많은 분들이 한류를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이 영향이 우리 제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참가 업체들은 한류의 영향력에 한목소리를 냈다. 패션 기업 '굿피플'의 김원석 대표는 "최근 일본시장은 가격과 품질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예전보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이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이런 점을 적극 공략해 한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일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떠오르는 한류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행사장 현장을 찾은 일본인들은 대다수가 K-팝의 팬인 덕분에 우리 기업 제품에도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보이그룹 NCT 127의 팬이라고 밝힌 리코(20대)씨는 "NCT 127이 콘서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 음식도 체험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했다"며 "앞으로 K-팝 가수와 관련한 더 다양한 이벤트가 생기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타케베(30대)씨는 "한국의 음식, 특히 건강식품에 관심이 있는 회사 동료가 추천해줘서 방문했다"며 "K-팝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기가요 샌드위치'가 궁금했는데 이날 박람회에서 맛볼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피노코(40대)씨도 "K-팝을 통해 한류에 입문했고, 이후 더 관심이 커져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찾아보다가 화장품과 식품에도 호기심이 생겼다"며 "원래 라면을 좋아하는데 한국 제품이 일본 제품보다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도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진행된 B2C 박람회 전경. [사진=도쿄 한류박람회 공동취재단] 2024.10.12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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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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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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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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