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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 시어터 구상' 자주국방력과 외교력으로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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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제주 평화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하나의 전구 구상' 日 유리 재편 전략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가려는 야심

한국, 독자 억제력 갖춘 자주국방 시급
'한미 군사동맹 끈' 더 단단히 묶어 내고
스스로 힘과 외교적 지혜로 길 열어야

지난 3월 일본이 한국을 패싱하고 제안한 '원 시어터(One Theater·하나의 전구) 구상'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안보의 지형을 일본에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전략이다.

일본이 제안한 원 시어터 구상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한반도를 하나의 전구(전시작전구역·戰區)로 통합하자는 제안이다.

동·남 중국해와 한반도를 하나의 방어 벨트로 묶고,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양 팽창과 북한 핵 위협을 견제하려는 이 계획은 일본의 야심이 담긴 친미입아(親美入亞) 전략의 청사진이다.

이상수 제주평화연구원 초빙연구위원(전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日 인태지역 군사적 영향력 확대 의도

이는 미국의 인태방어전략인 통합방어(Integrated Defense)와 맞닿아 있어 일본이 선제적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여할 발판을 넓히려는 구상에 동조하는 모양새다.

일본의 나카타니 겐 국방상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에게 제안한 원 시어터 구상은 일본이 아시아 역내에서 미국과의 동맹강화를 통해 전수방위인 일본의 평화헌법에서 벗어나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서 인태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원 시어터 구상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이 그림 속에서 한국은 중심이 아닌 변두리로 밀려난 듯한 모습이다.

소외된 듯한 이 현실은 한국에는 날카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던져준다. 이제 한국은 한미 동맹의 그늘에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과 외교적 지혜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일본의 큰 그림은 한국 안보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는가.

원 시어터 구상은 단순한 군사 전략이 아니다. 일본이 미국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 잡아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고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거듭나려는 큰 꿈이다.

일본 오키나와와 규슈를 중심으로 미군을 재배치하고, 통합작전사령부를 신설해 미일 간 협력을 더 단단히 하며, 우주와 사이버까지 아우르는 최첨단 방어망을 세우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구상 속에서 한국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축소되고, 방어의 우선 순위에서도 뒤로 밀려난 느낌을 준다. 이는 한미 동맹의 변화와 미국의 일본 우선 전략, 한국의 대중국 외교와 미국의 중국 견제 사이의 어긋난 발걸음 때문이다.

◆한국엔 대북 억지력·주한미군 약화 우려 

한국 안보에 세 가지 큰 도전을 안겨준다.

첫째, 북한을 억제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 훈련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막는 핵심 장치였다. 하지만 대중국 견제에 중점을 둔 주일미군이 주도권을 갖는 통합 전구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미군의 한반도 전방 배치가 줄고 훈련이 축소될 수 있다.

최근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 가 창설됨에 따라 주일미군 '통합군사령부'가 설치될 경우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통합돼 인태 지역서 하나의 전략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면 주한미군은 주일미군 사령부의 예하에 들어갈 수 있다.

미일 주도로 중국 견제에 중점을 두게 되는 구조로 전락하게 된다. 북한은 이를 틈타 전술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한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한미 동맹의 신뢰가 흔들릴 위험이 상존한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뒷전으로 둔다는 인식이 퍼지면 국민의 믿음이 약해지고 동맹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피트 헤그세스(왼쪽) 미국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2025년 3월 30일 일본 도교 방위성에서 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셋째, 지역 안보 협력에서 고립될 가능성이다. 미일 중심의 쿼드(Quad)나 오커스(AUKUS) 같은 협력체에서 한국이 빠지면, 외교 무대에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중국과의 균형 외교도 어려워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구상이 한국을 뜻하지 않은 갈등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남중국해나 대만해협에서 미일과 중국이 충돌하면 한국은 원치 않게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일본의 선제적인 원 시어터 구상 제의로 인해 한국이 미일의 대중 견제 전초병 역할을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유사시 주한미군 기지는 중국의 군사적 표적이 돼 한국과 중국은 교전국이 될 수 있다. 미일이 의기투합해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면 독도 문제나 역사적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이미 북한 위협에 집중하느라 국방 자원이 한계에 다다른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까지 신경 써야 한다면, 부담은 두 배로 커지게 된다.

게다가 미일 주도의 사이버·우주 협력에 참여하면 한국의 기술이 종속될 우려가 있고, 미국의 한국 민감국가 지정으로 인한 첨단 기술 교류에서의 제약은 한국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만약 양안 문제나 남중국해 분쟁에 얽히면 사드(THAAD) 사태처럼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공급망이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위기는 한국이 안보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기회이기도 하다. 원 시어터 구상은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계기를 주며 중국의 인태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인도양·태평양 무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맡는다면 영향력을 키우며 중국과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한국군 독자적 작전권 강화 '제도·장치' 강구 

원 시어터 구상에 대응하기 위한 네 가지 정책대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의 군사적 힘을 키워야 한다. K-방산의 세계적 위상을 발판으로 정밀타격 무기와 미사일 방어체계, 사이버·우주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의 전술핵 위협에 맞서 현무 계열의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독자적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자주국방을 위한 첫걸음이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미군사령관에게 부여돼 행사되는 현 상황에서 남의 전쟁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한국군의 독자 작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둘째, 한미 동맹의 끈을 더 단단히 묶어야 한다. 미국과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맞추고, 주한미군의 역할과 연합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인도·태평양 전력의 압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 문제도 유연하게 풀어가며,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제도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미국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적극 지원해 미국과 군수지원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일본과의 안보 협력도 확대해야 한다. 역사적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지만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일본과 손잡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2025년 4월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 '태양절'에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B-1B 전략폭격기(가운데) 2대를 띄워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과시했다. [사진=공군]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면 안보 주체로 '우뚝'

셋째,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중견국에 걸맞은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믹타(MIKTA)나 주요 20개국(G20) 같은 다자외교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K-컬처와 공공외교 같은 소프트파워를 활용하면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더 잘 알릴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을 앞세우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나 알셉(RCEP) 같은 협정을 통해 다양한 나라들과 파트너십을 넓혀야 한다.

또 기후변화 대응과 글로벌 보건,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안보 면에서는 한미동맹을 튼튼히 하면서 다자 안보 협력과 사이버 안보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유엔(UN) 같은 국제기구에서 한국인 전문가들이 더 많이 활약하고 리더십을 발휘해 글로벌 규범을 만드는 데도 적극 기여한다면 한국의 영향력은 한층 더 확대된다.

쿼드 플러스나 아세안과의 협력을 통해 인도·태평양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잡으며 외교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동시에 국민과 투명하게 소통하며 일본의 군사적 변화에 대한 우려를 풀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국방 리더십의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국방부 장관 공백은 안보의 빈틈을 키운다. 전직 국방장관과 안보 전문가, 예비역 장성으로 자문단을 꾸려 원 시어터 구상의 한국 안보 위협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세심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작권이 미국에 있는 만큼 원하지 않는 외부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국회 차원의 법안 마련도 시급하다.

일본의 원 시어터 구상은 한국 안보에 양날의 칼날이며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이다. 현재 미중 관세전쟁으로 인해 동북아시아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관세율 인상으로 인한 역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 주요 자원의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하면서 미중 간 줄타기를 통해 경제안보를 지켜야 한다. 한국은 주변 대국의 휘둘림에 흔들리지 않는 국가 건설을 위해 스스로의 힘과 외교적 지혜로 길을 열어야 한다.

이 여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현재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면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안보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다. 한국의 미래는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고 지금이 바로 그 선택의 순간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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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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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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