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피플 인터뷰

속보

더보기

[인물 포커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 "'한미방산동맹' 맺어야 미국 수출길 열린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방산 컨트롤 타워 역할 '방산비서관제' 도입해야"
"국방 분야의 FTA, 국방상호조달협정(RDP) 미국과 맺어야"
"종합상사형 복합무역 활용하면 K방산 수출 활성화 가능"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지난 70년간 유지해 온 한미동맹의 내실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미 간 유기적인 방산 협력을 정책적으로 제도화하면, 안보와 경제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요. 국내 방산기업들이 미국 방산업계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개발에 참여하거나, 부품 및 구성품을 공급하는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하는 등 '방산동맹'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한국방위산업학회에서 만난 채우석(蔡宇錫·75) 이사장은 지난 3월 출간한 <대한민국 방위산업 50년 그리고 미래> 영문판을 기자에게 건네며 "이번 50년사는 우리 방산이 10년전의 질곡을 벗어나 K방산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사실을 알리게 돼 의미가 있다"면서 "지난해 9월 한글판에 이어 이번 영문판은 세계 각국 국방 및 방산 관계자들에게 개마무사(鎧馬武士·중장기병), 거북선, 신기전(神機箭) 등 K방산의 DNA가 5천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자는 취지로 기술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한국방위산업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 [사진=오동룡] 2025.05.06 gomsi@newspim.com

육사 28기(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인 채우석 이사장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조달 분야 전문가다. 그는 국방부 평가획득과장을 거쳐 연구개발국장(준장), 조달본부 외자부장을 지냈다. 2005년 전역 후 조달본부(옛 방위사업청) 차장으로 방위사업청 창설 작업에 참여했다. 2011년 제5대 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으로 취임해 14년간 학회를 이끌다 지난 3월 이사장에 취임했다.

◆'퍼스트 무버'가 돼라

-지난해 K방산 무기 수출 계약액이 95억 달러에 그쳤는데, 애초 정부 목표액 200억 달러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K방산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아닐까.

▲일시적 현상이라고 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들은 엄청난 경각심을 갖게 됐다. 동남아나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불안한 정세로 당분간 K방산은 순항할 것으로 본다. 유럽의 경우, 한국의 K방산을 의식하고 유럽연합(EU)의 바운더리 안에서 방위비가 다른 지역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른바 '현지화' 전략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실에 방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방산비서관제' 도입을 주장하셨다.

▲근본적으로 방위산업의 유일한 소비자는 정부와 군이다. 방산기업들이 정부와 소통을 못 하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소통은커녕 방산 비리라는 프레임으로 방산기업이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것 자체도 어려웠다. 방산비서관은 이것을 풀어주는 역할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박 대통령은 오원철 청와대 제2 경제수석에게 전권을 부여해 중화학공업과 방위산업 건설의 컨트롤타워를 맡겼다.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설립, 1971년 '번개 사업'을 시작을 통해 우리나라의 방위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해 9월 출간한 <대한민국 방위산업 50년 그리고 미래>(플래닛미디어). 이 책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향후 50년을 준비하는 전략적 비전과 우리 방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사진=한국방위산업학회] 2025.05.06 gomsi@newspim.com

-현재 우리의 '리더십 공백'이 방산 수출에 주는 피해는 없을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려면 정부가 기업에 자율권을 줘야 하지만, 절충 교역을 포함한 폴리티컬 바게닝(정치적 교섭)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해외 바이어 입장에서도 한국의 정치 상황이 탄탄해야 믿고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K방산을 비롯해 국가 산업 전 분야가 '퀀텀 점프'를 할 호기를 놓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한국 방산 무기들이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까닭은.

▲국내 방산 제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우수한 점, 납품 시기 준수가 엄격히 이뤄지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즉시 전력'이 될 무기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첨단 기술력을 가진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냉전 종식을 맞아 사실상 방산에 투자하지 않는 바람에 종사자들이 사라지면서 우리에게 '기회주의적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발빠른 추격전략인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선점 전략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해야 한다.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선도하려면 더 많은 투자,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K방산의 '가성비'가 상당 부분 중소업체의 인건비를 '마른 수건을 짜듯' 해서 나온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정부도 지금처럼 기업들이 AI(인공지능) 무인화, 로봇 등 첨단 무기체계 분야를 각자도생으로 연구하도록 방치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로드맵을 세워 국내개발, 해외 기술도입을 구분해 효율적 연구가 이뤄지도록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국제정치학에서 무기 수출은 '무기 이전(Arms Transfer)'이란 용어를 쓸 정도로 고도의 정치적 상거래다. 현재 우리의 무기체계가 공급되는 나라들과는 특별한 연대가 생길 것 같다.

▲국산 무기를 구매한 나라는 군사 표준뿐 아니라 경제, 문화까지 한국식으로 차츰차츰 변한다. 자연스럽게 한국화가 되는 거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연구·개발을 강화해 국산 무기의 상품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아울러 방산은 무기만 판다고 끝이 아니다. 30년에서 50년은 교육 훈련이나 부품 공급, 유지·보수 작업 같은 후속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이것까지 잘 해내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K방산의 선봉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5.05.06 gomsi@newspim.com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방산동맹'으로

-현재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있다. 미국과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방산동맹'을 주장하시는데.

▲지난 70여 년간 유지해 온 한미동맹의 내실을 기하자는 거다.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한미연합사령부가 쓰는 '같이 갑시다(KatchiKapshida)'란 구호도 중요하지만, 한미동맹은 실질적 동맹으로 진화해야 한다. 우리는 방산 분야에서 '한칼 하는' 나라가 됐다. 한미 간에 유기적 방산 협력을 정책·제도화하면 안보도 강화하고 양국이 호혜적인 경제성과도 누릴 수 있다. 그것이 '한미방산동맹'으로 진화하는 진정한 길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과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을 언급하신 건가.

▲서둘러야 한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 우방국과 방산 제품 수출 시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하자는 취지로 체결하는 양해각서다. 국방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린다. 현재 미국은 이미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세계 28개 동맹국과 RDP-MOU를 체결했고, 이 협정을 통해 상호 공급망 협력과 방산 교역 확대, 첨단 군사기술과 무기체계의 공동개발·생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잠시 주춤했지만, 미국과 RDP 협정 체결을 서둘러 미국의 방산시장과 글로벌 방산시장 점유를 확대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적 실익도 취할 수 있고, 국가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2025.05.06 gomsi@newspim.com

◆미국의 '러브콜' 받는 MRO 능력

-최근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함정건조에 한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얼마 전 존 필린 신임 미 해군성 장관이 현대와 한화 조선소를 다녀갔다.

▲한화오션은 작년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MRO 사업을 수주해 이를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작년 12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으로 중국에서 만든 선박의 미국입항이 어려워지자 건조 물량이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군함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주문이 몰린다고 한다. 글로벌 선박 수주량이 반 토막이 나는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은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함정건조법'이 개정되는 것을 기회로 미국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최근 미국과의 현안이 조선 협력이다. 미국은 1965년과 1968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 군함을 자국 조선소에서만 건조하게 한 '번스-톨레프슨 수정법'을 각각 도입해 자국 조선 산업을 보호해왔다. 최근 들어 미국 의회에서 해군 함정건조를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미방산동맹이 하나의 '엄브렐라 컨셉'이라면, 그중 큰 축의 하나가 '조선'이다. 미국과 상호 의존적인 '한미조선동맹'으로 두 나라가 엮이면 제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쥐고 흔들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2023년 7월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LAND 400 Phase3' 보병전투차량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Redback).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한화는 이번 사업에서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라인메탈사의 '링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5.05.06 gomsi@newspim.com

◆'방산 특화 종합상사'가 출현한다면 

-2025년 미국의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약 8950억 달러(1174조 원)다. '천조국' 미국은 전 세계 방산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만큼 미국 시장을 뚫는 무기체계는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한다. 미국 시장에서 통하는 방산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따라서 미국과 방산 협업 체계가 구축되면, 제3국 방산시장 공략이 훨씬 수월해진다.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제3국에 마케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방산 수출 대금을 현물로 받는 '종합상사형 복합무역'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셨는데.

▲'종합상사형 복합무역'은 '방산 특화 종합상사'가 원유 등 현물을 무기 수출의 대가로 받은 뒤, 이를 현금화해 무기 제조사에 지급하는 일종의 구상무역(求償貿易)의 형태다. 복합무역을 잘 활용하면, 부가가치를 3배나 더 창출할 수 있어 K방산의 수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초청 특강에서 이 얘길 했더니 장병주 원장이 '채 회장님 생각이 김우중 회장님과 어쩌면 그렇게 똑같으시냐'고 했다.

-우크라이나전이나 전세계 분쟁지역에 우리 무기체계를 제공해 '객관적 평가'를 받는 것도 수출의 한 방편 아닐까.

▲우리의 무기체계를 명분 있는 전장에 보내 '실전 테스트 결과'를 갖고 마케팅에 나선다면 이것보다 더 확실한 '품질보증'은 없을 것이다. 호주에 한화의 레드백 장갑차를 수출하게 됐지만, 한화가 우리 육군도 채택하지 않을 물건을 들고 독일군이 채택한 KF-41 링스(라인메탈)를 누른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업체 선정을 놓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이 전투를 방불케 한다.

▲방사청장은 KDDX 사업이 해군의 전략상 어떤 사업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2026년까지 '미니 이지스함'이라는 7000톤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해 해군 기동함대사령부의 주력으로 배치해 해군력 강화를 목표로 한 사업 아닌가. 업체 선정도 아직 못했으니 전력화는 2년 정도 늦어지고, 그에 따른 국가적 손실은 1000억 원이 넘는 등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삼성은 왜 방산을 매각했나

-삼성그룹이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방산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방산 빅딜'은 방산 비리 등에 따른 기업 이미지 손상을 우려했던 것 아닌가.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철학을 물려받은 아들 이건희 회장이 삼성테크윈이 K-9 자주포와 관련해 비리 논란에 휘말렸을 때 '대로'했다고 한다. 2015년 매각 당시 삼성테크윈의 시가총액은 2조6000억 원이었고,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2조짜리가 됐다. 삼성으로서는 삼성그룹 내에서 매출이 미미한 방산이 '글로벌 삼성'의 반도체 이미지를 깎아먹는다고 생각해 털어버린 것이다. 국민은 '방산보국(防産報國)'을 외친 선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통 큰 경영철학을 후대가 잇지 못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주식시장에서도 K방산의 바람을 타고 투자자들이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해도 3년 사이에 주가가 10배나 뛰면서 100만 원을 넘보는 '황제주'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투자처로서 방산 주식을 어떻게 보나.

▲주식은 등락이 있으므로 장담할 수 없지만, K방산의 호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 본다. 여윳돈이 있으면 투자도 괜찮다. 난 재복(財福)이 없어 그런지, 내가 건드리는 방산주는 거짓말처럼 내려간다. K방산을 살리려면 내가 방산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웃음).

goms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