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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숙제 끝내고 급할 게 없는' 미국, 韓에 압박 강화...협상 중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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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상무장관 발언에서 전해지는 美 스탠스
큰 숙제 끝낸 뒤 한층 호기로워져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인 8월 1일(현지시간)을 불과 사흘 앞두고 한미 간 협상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과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어떤 마음가짐인지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일련의 발언에서 짐작할 수 있다. 

주요 교역국들과 합의를 마친 상태고 '난적' 중국과는 다음 일합을 겨루기까지 90일 더 휴전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큰 숙제를 마쳤다는 분위기다. 급할 게 없어졌으니 남은 협상 후보국을 대하는 자세는 한층 호기로워졌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지금까지 제시한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귀국행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손 동작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은 이미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파트너들과 무역합의를 본 상태다. 여기에 29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미국과 중국은 기존의 상호 관세 및 대응 조치 유예를 90일 더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사실상 '급한 불'을 모두 끈 셈이다.

그런 만큼 다음 협상타결 후보들을 응대함에 있어 한결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묻어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스코틀랜드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최종안과 관련해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한국 측에 "이미 EU, 일본, 영국과는 협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왜 한국과 또 새로운 협정이 필요한지를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지금까지 한국이 제시한 조건으로는 미국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더 큰 양보 없이는 합의가 어렵다는 강경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로 일본과 EU는 각각 5500억 달러(약 761조 7500억 원), 6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관세율 15% 적용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한국 정부는 수십조 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포함한 '1,000억 달러+α' 수준의 투자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EU가 약속한 규모에는 못 미친다. 앞서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4000억 달러 수준의 투자를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도 전해진 바 있다.

이밖에 일본과 EU는 미국산 농산물 자국 시장 개방,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민감하게 생각하는 쌀 시장을 개방했다. 일본은 쌀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자체를 늘리지 않고, TRQ 물량 대부분을 미국산으로 수입할 방침이다.

한국도 국내 쌀 농가 보호를 위해 5% TRQ 물량을 두고 있는데, 이 물량은 이미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배분하기로 돼 있다. 미국산 쌀 물량을 늘리고 다른 국가 물량을 줄이려면 세계무역기구(WTO) 동의를 받아야 한다.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미국이 요구할 만한 사항이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또 하나의 주요 쟁점은 자동차·반도체 등 전략 품목에 대한 관세율이다. 

일본과 EU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까지 15% 관세율을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한국도 최소한 같은 수준의 방어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일본과 EU 모두 대미 자동차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종전 27.5%(최혜국 관세율 2.5% 포함)에서 15%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라 반도체, 의약품 품목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한 상황. 전일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 시트에 따르면 유럽의 해당 품목은 15%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일본 언론들도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서 EU 수준의 대우를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전략 상품이 이번 무역협상에 포함된 사안이어서, 경쟁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주요 품목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한국 산업계에 미칠 충격은 상당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총력전에 돌입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히 미국에 파견됐다. 구 부총리는 이날 김 장관, 여 본부장과 함께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넘는 협상을 진행했다. 구 부총리는 31일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회동할 것이 유력시 된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미국행에 나섰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은 MASGA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위해 워싱턴DC에서 미측 인사들과 접촉 중이며,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도 이날 워싱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AI 관련 추가 투자 제안이 한국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관세 부과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최종 결정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할지, 그리고 그 설득에 충분할 만큼의 전략적 양보안을 한국이 내놓을 수 있을지가 이번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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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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