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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재명 대통령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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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군이 사명을 잊고 사적 권력의 수단이 됐을 때 민주주의는 퇴행했고, 국민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결단코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군이 조속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독립군과 광복군의 구국정신이 국군의 뿌리"라며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민주적 군대로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첨단기술 투자, 방위산업 육성, 장병 처우 개선 등 '자주국방 3대 정책'을 제시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강한 군대는 없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전 취임 후 첫 국군의 날을 맞아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 여러분,

77주년 국군의 날을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대한민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지키는 국군의 심장,

이 계룡대에서 우리 군의 위용을 마주하니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자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 여러분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멀리 항일독립투쟁에 나섰던 독립군과 광복군에서부터,
온몸을 바쳐 조국을 지키신 순국 장병,
참전용사와 예비역 여러분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군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오고 있는
주한미군 여러분과 유엔사 회원국 장병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은 77번째 국군의 날이지만,
우리 군의 역사는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맞서 싸웠던 독립군과 광복군이
바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이자 근간입니다.

우리 독립군과 광복군은 유린당한 나라를 되찾는 데 앞장섰고,
마침내 연합군과 함께 광복을 이뤄내는 주역이 되었습니다.
우리 군의 뿌리인 독립군과 광복군의 피어린 투쟁이 없었다면
빛나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와 그동안 이룬 눈부신 성취는
전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주권을 되찾고,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구국의 정신이
바로 우리 국군이 반드시 기억하고 지켜야 할 고귀한 사명이라는 점을
단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군 장병 여러분이 매순간 드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주길 당부합니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군이 이 사명을 잊고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을 때,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퇴행했고, 국민은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작년 12월 3일,
극히 일부 군 지휘관들은 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습니다.

다행히 대다수의 군 장병이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는 용기를 낸 덕분에
더 큰 비극과 불행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과는 실로 막대합니다.
민주주의의 퇴행, 민생경제의 파탄, 국격의 추락으로
우리 국민이 떠안아야 했던 피해는
산술적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또 컸습니다.

우리 군의 명예와 신뢰도 한없이 떨어졌습니다.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군이 하루속히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합니다.

국민께 신뢰받는 진정한 국군으로 거듭나도록,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자랑스럽게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합시다.

군통수권자로서, 대한민국 국민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로 재건하기 위해
민주적, 제도적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강화하겠습니다.

우리 군이 민주공화국의 군대이자 국민의 군대로서
새롭게 태어나는 길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 여러분,

오늘을 누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공동의 책무가 있습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서 흘린 피와 땀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에 밝은 미래가 펼쳐지도록,
꺼지지 않는 '평화'의 등불을 밝혀야 합니다.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
모든 국민이 평온하고 자유로운 일상을 누리며
저마다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나라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입니다.

평화는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 가능하며,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입니다.

평화가 없이는 민주주의 발전도 경제성장도 모두 불가능한 허상입니다.
나라에 힘이 없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국가공동체의 평화와 일상을 깨뜨리는 위협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힘 있는 나라,
그 누구도 감히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불침(不侵)의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77년을 거치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만드는 무기 하나 없이 우방국의 무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최첨단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 잠수함을 수출하는
방위산업 강국으로 거듭났습니다.

북한 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는,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춘 군사강국이자,
경제력과 문화력을 포함한 통합 국력이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강력한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
굳건한 한미동맹과 그에 기반한 확고한 핵억지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의 국방력에 의문을 가질 이유도 없고,
불안에 떨어야 할 이유도 더더욱 없습니다.

우리 국방력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굳건한 믿음에 기초해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자주국방은 필연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평화와 공존의 시기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협력과 공동번영의 동력은 약해지고,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을 더욱 키워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안위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자주국방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약속을 드립니다.

첫째, 우리 국군을 미래 전장을 주도하고 반드시 승리하는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하겠습니다.

첨단혁신기술이 전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습니다.

미래전은 '사람 없는 전쟁터'가 되리라 예측되는 만큼,
병력 숫자에 의존하는 인해전술식 과거형 군대로는 부족합니다.

AI 전투로봇, 자율드론, 초정밀 고성능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 무기체계를 갖춘 부대가 바로 그 해법입니다.

내년도 국방예산을 전년에 대비해 대폭 8.2%로 대폭 늘어난 66조3000억 원으로 편성해서,
첨단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게임체인저가 될 인공지능,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에
집중 투자 할 겁니다.

첨단항공엔진과 스텔스 기술 등 
국방 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해
우리 군을 유능하고 전문화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 할 것 입니다. 

이와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회복하여
대한민국이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주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확고한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지역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확고하게 기여할 것입니다.

둘째, 방위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습니다.

압도적 성능과 높은 효율성이 장점인 우리 방위산업은
강한 안보의 기반이자, 유망한 미래산업입니다.

한반도의 험준한 지형과 분단 상황에 따른 실전 경험이
오늘날 세계에서 인정받는 K-방산을 이끈 토대가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지형을 기회로 삼아,
K-방산이 세계로 더욱 뻗어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방산기술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방산 생태계 조성을 다각적으로 지원하여
방위산업의 성장이 국방력 강화와 함께
경제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군 장병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사기를 높이겠습니다.

장병들의 안전한 병영생활을 위해
복무 여건과 보상 체계를 개선 할 겁니다.

창끝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 간부들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군의 든든한 허리인 중견 간부들의 직업 안정성도 높이겠습니다.

부상 장병에 대한 지원과 예우도 강화해서 '부를 땐 국가의 자녀, 다치면 나 몰라라'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모든 장병들이 평화와 번영의 길을 놓는 강한 군대라는 자부심이 
충만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대한민국 국군은
강력한 국방력과 확고한 대비태세 아래,
어떠한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든든하게 보호하는
최강 군대로 거듭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 여러분,

우리는 예전부터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라고 배우고 가르쳐 왔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나라'의 근본은 바로 국민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 합니다.
그러므로, 나라를 지키는 일은 곧 국민을 지키는 것 입니다.

군인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이자 가치인 명예도 바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것 입니다.

우리 군이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로 무장하고,
'국민의 충직한 군인'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국민의 신뢰는 커지고 군의 명예는 드높아질 것입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더 강한 군대는 없습니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참다운 '국민의 군대'가 될 때
우리 군은 더욱 압도적인 힘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정예 강병으로 거듭납시다.

국군 장병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찬란하게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군 장병 여러분을 믿습니다.
여러분이 있어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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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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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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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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