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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전 美 하원의장, 정계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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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의 대립…국정연설 연설문 찢어
2022년 방한 당시 '펠로시 패싱' 논란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 하원의장을 역임한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계에서 은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때 탄핵을 주도하는 등 민주당 내에서 '반 트럼프' 구심점이자 '어머니' 역할을 해온 펠로시 의원의 은퇴 선언은 민주당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펠로시 의원은 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 감사한 마음으로 마지막 한 해를 여러분의 대표로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1987년 보궐선거로 처음 의회에 입성한 그는 20년 넘게 민주당을 이끌며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이 지난 4일 캘리포니아 선거구 재조정을 위한 '주민발의안50'이 통과된 직후 나온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이 유리한 방향으로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게 되면서, 캘리포니아를 민주당의 정치적 핵심으로 만든 그녀의 25년간의 프로젝트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하원 의장으로 재임할 당시 그는 당내 단결과 강력한 의회 운영으로 건강보험 개혁법인 '오바마케어(ACA)'와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굵직한 입법을 이끌었다. 공화당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조차 "그녀는 가장 강력한 의장이었다"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한 대립 또한 펠로시 의원의 정치 인생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두 차례 탄핵을 주도했고, 1·6 의사당 폭동 이후 초당적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조사 결과는 법무부의 형사 수사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소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0년 2월 4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을 낸시 펠로시(민주당·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이 찢어버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2020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때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연단 뒤에서 연설문 사본을 여러 차례에 걸쳐 찢어버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설 시작 전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 요청을 외면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었다. 그는 이후 기자들에게 "거짓된 선언서(manifesto of mistruths)였다. 그가 진실을 파쇄했기에 나도 연설문을 찢었다"고 밝혔다.​

한편 펠로시 의원은 2022년 8월 하원의장 신분으로 대만을 방문한 직후 한국을 방문해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과 회담하고 판문점을 찾았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대면하지 않고 전화 통화로 일정을 대신해 '펠로시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2년 중간선거 패배로 민주당 지도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펠로시 의원은 자금 조달과 전략 자문을 통해 당의 '어머니' 역할을 이어왔다. WP는 민주당의 세대교체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녀의 은퇴는 상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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