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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공화당 내 장악력 흔들…엡스타인 문건 공개·정책 노선 놓고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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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대 불구 하원 엡스타인 문건 표결...뒤늦게 공개 지지
선거구 조정, 필리버스터 폐지 요구도 관철 안돼..."뚜렷한 균열"
가장 강력한 당내 영향력 불구...낮은 지지율 등으로 중간선거 앞두고 갈등 전망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흔들리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 공개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이어졌고, 선거구 재조정·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핵심 현안에서도 대통령의 요구가 잇따라 거부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은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집권 2기 들어 가장 큰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엡스타인 수사 기록 공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에 비상등이 켜진 대표적인 케이스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 엡스타인 관련 추가 문건 공개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는 수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하려 했던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와 JD 밴스 부통령 등을 총동원해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정치인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과 로런 보버트 의원 등이 공개 지지로 돌아서면서 설득 작업은 끝내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패배가 불가피해지자 참모들과 논의한 뒤 갑자기 입장을 바꿔 "숨길 것이 없다"며 법안 통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공화당 내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탈 조짐'으로 해석된다고 WSJ은 전했다.

이뿐 아니다. 인디애나·캔자스 등 공화당 주도 주의회가 백악관의 요구에도 새로운 선거구 조정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인디애나에서 새로운 하원 선거구 지도를 추진하기 위해 밴스 부통령과 핵심 보좌관을 직접 파견했지만 주의회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조하지 않는 인디애나 공화당 의원들에 대해 경선에서 도전자를 지원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상원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 폐지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로 예산 처리 등 핵심 입법 처리가 발목이 잡히자 상원 공화당에 이를 폐지하라고 압박했지만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일부 보수 전략가는 "10년 넘게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했던 보수 진영에 뚜렷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경제·이민·대외정책을 둘러싼 내부 노선 충돌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갈등의 상징으로 떠오른 그린 의원과의 결별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 의원을 '배신자'라고 공개 비난하며 지역구 공천 배제를 추진했지만, 조지아 14지구 공화당 조직은 오히려 그린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역풍이 일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이 지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의 추가 공개를 위한 법안에 대해 발언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WP가 집계한 10월 이후 전국 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 부정 평가는 57%로 취임 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엡스타인 문건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은 물론, 생활비 위기와 경제 대응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민심을 잡기 위해 전국 순회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생활 경제 아젠다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재정비하고 중간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은 지지층 결집을 목표로 한 전략도 가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는 가장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엡스타인 문건 공개 사안을 계기로 공화당 내부의 균열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 갈등이 내년 중간 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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